생각의 편린들

그의 심장을 멎게 한 극도의 억울함

새 날 2013. 3. 2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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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당신은 이제 자유입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브루클린 교도소에서 23년간 복역한 데이비드 렌타를 대법원의 한 직원이 풀어주며 그에게 한 말입니다.

올해 58세인 데이비드 랜타, 지난 1990년 2월 8일 랍비 Chaskel Werzberger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습니다. 이 범죄로 인해 당시 브루클린 지역 내 유대인 사회가 심하게 동요하며, 가해자를 신속히 정의의 심판대에 올려 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는 처음부터 이 사건이 자신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주장하였으나 이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브루클린 교도소에 수감된 채 영어의 몸이 되어 23년이란 긴 세월을 속절없이 보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브루클린 검찰이 랜타를 기소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음을 발견해 내고, 무혐의인 그의 석방을 재판부에 요구,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며 석방이 성사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에게 자유를 얻게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어냐고 물었더니, "그렇군요, 아마도 제가 여기서 나갈 수 있게 되는 거군요"라며 밝게 웃었다고 전해집니다. 애초 증인으로 채택되었던 소년에게 담당 형사가 코가 큰 저 사람이라 말하도록 종용했던 것으로 최근 밝혀졌고(그런데 실제로 그의 코가 조금 크긴 하군요 -_-;;), 또 다른 증인 2명의 증언도 꾸며낸 것이란 자백을 받아내며 그의 무죄 입증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23년간의 억울한 옥살이 끝에 찾은 자유, 그는 불과 하루만에 심장마비로 스러집니다. 그는 현재 뉴욕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의 갑작스런 심장마비는 아마도 23년간의 억울한 옥살이에 의해 형성된 트라우마가 석방된 뒤의 격한 감정과 함께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영향을 준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렌타가 구속될 때 유아였던 딸아이는 벌써 훌쩍 커 성인이 되어 있었고, 그의 30대에서부터 50대까지의 인생은 데이터 없는 빈 저장공간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뒤늦게나마 그의 무죄가 입증되어 다행이긴 합니다만, 그의 한 번뿐인 인생은 어느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는 걸까요. 설사 잘못된 판결 결과에 대해 국가 또는 주 정부로부터 금전적인 보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미 지나간 단 한 번 한 때의 시간은 인력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때문에 그러한 극도의 억울함이 심장마비란 형태로 표출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빠른 시간 내 쾌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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