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나를 찾아줘> 짜임새는 있으나 새롭지는 않다

새 날 2014. 10. 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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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영화, 간만에 접해 보는 느낌이다.  아주 오래전, '위험한 정사'와 '적과의 동침' 따위의 영화들이 인기몰이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옥죄어오는 스릴감과 극적인 반전의 묘미가 압권이었는데, 덕분에 비슷한 류의 영화들이 개봉되면서 당시 나름의 독특한 장르를 형성하곤 했었다.

 

 

영화의 이야기 얼개는 비교적 단순하다.  하버드대학 출신의 매력 덩어리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와 외모가 출중한 쿨 거이 닉던(벤 애플렉)은 한 눈에 서로에게 반해 사랑에 빠져들고, 이내 결혼에 골인한다.  결혼 초기엔 여느 부부들처럼 꽤나 행복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에이미의 집착은 날로 심해진다.  뛰어난 두뇌만큼 남편마저 자신의 휘하에서 조종하지 않고는 못버티는 성격이다. 

 

 

닉던은 이러한 에이미의 집착 아닌 집착에 넌덜머리가 난 상태에서 자신의 제자인 20대 초반 여성과 바람을 피우기까지 한다.  물론 에이미는 이를 모른 척하고 있지만, 모를 리 없다.  그러던 어느날, 정확히는 결혼기념 5주년 되던 날 오전, 집에 있던 에이미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닉던은 경찰에 신고를 하고 이후 수사가 진행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닉던의 살해 정황이 점차 드러나며 그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는데...



제법 치밀하게 짜여진 이야기 구조이지만, 이런 장르에서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오히려 앞서 예로 들었던 비슷한 얼개의 과거 영화들과 비교해볼 때 특별히 더욱 세련되어지거나 기발한 무언가가 튀어나오진 않는다.  적당히 긴장감을 유지한 채 일정 수준의 예측 가능한 흐름이 주욱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충격적인 반전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긴장감 탓에 두시간 반에 이르는 러닝타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지만, 내용을 감안할 때 적어도 30분 가량은 줄여도 무방했지 싶다.  한 마디로 단순한 내용에 비해 너무 긴 시간을 축내고 있던 게 아닌가 싶다. 

 

 

'위험한 정사'에선 특히 유부남들에게 여자를 조심하라는 교훈을 던져주었듯 이 영화 역시 우리에게 교훈 하나를 투척하여준다.  여자든 남자든 평생 반려자는 정말 잘 만나야 한다는 사실 따위 말이다.  아울러 미국의 지역방송이나 우리 종편방송의 언론 같지도 않은 언론들이 설쳐대며 여론을 지나치게 호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준다. 

 

결과적으로 볼 때 스릴러 장르에서 반드시 요구되어지는 짜임새는 어느 정도 합격점을 줄 수 있겠으나, 과거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에 비해 특별히 새롭거나 충격적인 반전 따위가 없다는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한 마디로 식상하다고나 할까.

 

 

감독  데이빗 핀처

 

* 이미지 출처 : 다음(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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