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주한미군 성추행 난동, 미군범죄 왜 반복될까?

새 날 2014. 6. 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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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에 경찰관 폭행까지, 잇따르는 미군범죄

 

주한미군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2월 2일 미군 6명에 의한 20대 여성 지하철 집단성추행 사건을 필두로 3월 2일 이태원 유사총기 난동, 3월 9일 미군 정비사 흉기 난동, 3월 14일 평택 아파트 엘리베이터 20대 여성 강제추행, 3월 16일 동두천 미군과 한국인 칼부림 사건, 3월 17일 새벽 홍익대 앞 경찰관 폭행사건 등 연일 우리 사회를 혼돈에 빠뜨리며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바 있는데 올해도 변함이 없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에서 미 2사단 동두천 캠프케이시 소속 주한미군 3명이 만취 상태로 20대 여성의 몸을 쓰다듬으며 성적 수치심을 안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다른 여성에게도 손을 잡은 채 '섹시하다'는 표현을 연발하거나 이를 말리는 남성 3명에게도 발길질과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의 난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우리 경찰관에게까지 침을 뱉거나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했단다.

 

 

난동이 계속 이어지다 결국 형사기동대가 출동하고 나서야 진압된 그들, 하지만 이날 자정까지 미군 측 변호사가 입회하지 않아 경찰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미군 측에 이들의 신병을 인도해야만 했다.  미군의 요청에 의한 조력자가 입회하지 않을 경우 우리 경찰에게 조사 권한이 아예 주어지지 않는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탓이다.

 

ⓒSBS 8시뉴스 캡쳐

 

그 뿐만이 아니다.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또 다른 건의 미군 범죄가 있었다.  성남 K16 비행장에서 근무 중인 만취 상태의 주한미군이 용산구 한남동 자동차 매장 앞에서 기사가 시동을 켜둔 채 세워둔 택시를 훔쳐타고 달아나는 일이 발생했다.  기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미군을 뒤쫓는 과정에서 찰과상을 입거나 옷이 찢어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경찰이 현장에서 그를 체포했으나 피의자는 앞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변호사 선임 후 조사를 받겠다고 요구해와 결국 우리 경찰은 미군에 피의자를 인도해야만 했다.

 

주한미군 범죄 왜 반복될 수밖에 없나

 

잊을만 하면 다시 등장하곤 하는 미군범죄, 왜 반복되고 있는 걸까?  아울러 이 땅의 주인인 우리보다 외려 더 큰 권리를 누리고 사는 듯한 그들에게 우린 늘 농락을 당하면서도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의 온당한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숨 죽이며 살아야 하는 걸까?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내 비난 여론이 들끓자 주한미군 2사단은 성명서를 내고 한국 경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으며, 해당 미군들에게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립서비스에 불과할 뿐이다.  미군 범죄에 대한 여론이 비등해지면 그때마다 사과나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척 하지만, 시간이 지나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렸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은근슬쩍 무마사키려는 시도가 그동안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이 모든 불합리한 결과의 바탕엔 위에서도 언급했듯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이 깔려있다. 

 

 

SOFA에 따르면 대한민국 경찰은 미군이 대한민국 영토에서 살인 및 강간 등 12가지의 범죄를 저질러 현행범으로 체포될 경우에만 1차 초동수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물론 검거 실패 시엔 미군 측이 출석 요구에 응해 와야만 경찰 조사가 가능하기에 요구 불응시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강제성마저 없어 미군의 협조 없는 조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우리 정부는 미군의 공무 중 발생한 범죄에 대해선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는 맹점마저 존재한다.  이 땅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벌어진 파렴치한 범죄행위에 대해 대한민국의 법에 따라 죄값을 물을 수도 없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군이 대한민국에서 기소돼 재판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지난 5년간 크고 작은 주한미군의 범죄가 무려 2,000건을 넘어섰지만, 그중 구속 수사를 받은 미군은 고작 4명에 불과하다는 통계 결과가 이를 잘 대변해 준다.  반대로 우리 사법 당국이 우리 땅에서 미군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무척 황당한 일마저 벌어지고 있다.  때문에 미군이 아무리 난동을 부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해코지를 가하더라도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우린 제대로된 주권 행사를 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저자세 외교의 틀 벗어나 하루 속히 SOFA 개정해야

 

최근 우리 정부는 미국에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를 구걸하는 대신 미사일방어망(MD) 체계 편입을 종용받고 있는, 매우 곤란한 외교적 처지에 놓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는 미국을 가장 중요한 우방이라며 치켜 세우고, 심지어 떠받들기까지 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로부터는 늘 찬밥신세다.  최근 벌어진 주변국들의 상황만으로도 우리의 처지가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일본의 납북자 송환과 대북 제재 해제라는 거사(?)를 일궈낸 지난달 29일의 북일 합의는 아마도 미국의 암묵적인 사전 승인 없이는 절대로 이뤄질 수 없었던 사안이었을 테다.  우리에겐 치명적일 수 있는 외교적 사안을 정작 당사자만 쏙 빼놓은 채 저들끼리 쑥덕공론으로 후딱 해치운 셈이다.  이래도 미국이란 나라가 진정한 우방이 맞는 걸까?

 

미국에게는 제대로 된 온당한 대접도 받지 못하면서 항상 저자세로 일관하며 정작 우리의 권리를 주장해야 할 상황에서마저도 우린 그저 숨 죽인다.  이게 어찌된 노릇인가.  대한민국 국민이 미군에게 쥐어 터지고 성추행을 당하거나 모욕을 당해도 심지어 경찰관이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져도 우린 그들을 우리의 의지대로 처리할 수가 없으니 이게 어찌된 노릇일까.  이래도 주권국가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나?   

 

그저 미국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의 권력층과 정치권, SOFA 개정 문제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의 협상을 주도해야 할 정치권에서마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주한미군 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리며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갈수록 위협해 들어오고 있다.  미군 범죄가 줄어들기는커녕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이유이다.

 

진정한 주권국가로서의 위상 정립은 무엇보다 불평등한 SOFA의 온당한 개정으로부터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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