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슈퍼노바 지구탈출기> 세븐일레븐의 마지막철자는 왜 소문자일까

새 날 2014. 2. 1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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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7월 미국 뉴멕시코주 로즈웰, 이곳에 UFO 한 대가 불시착한다.  그 와중에 후일 장군이 될 어린 쉥커와 함께 밤하늘 별자리를 관찰하던 그의 아버지는 UFO를 타고온 외계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역삼각형 모양의 대두에 큰 눈, 그리고 가는 팔 다리를 지닌 전형적인 형태의 외계인들은 그렇게 지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쉥커장군, 외계인을 향한 극도의 분노는 이때부터 싹트기 시작했으며, 이들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은 암암리에 차근차근 준비돼오고 있던 터다.  영화는 지구의 쉥커장군과 이런 저런 행성에서 살다가 쉥커에 의해 지구로 잡혀온 다양한 외계인들과의 피할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그리고 있다.

 

 

물론 이 영화의 모티브로 차용되고 쉥커장군을 극도로 분노케 만들었던 로즈웰 사건은 미국 공군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 실체가 불분명한, 여전한 논란거리이자 미스테리 중 하나이다.  특히나 숨진 외계인을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 동영상은 공개될 당시만 해도 진위 여부를 놓고 수많은 논쟁을 벌여야 할 정도로 세간의 엄청난 반향을 불러온 바 있다.

 

 

밥 행성에 살고 있는 슈퍼노바 스콜치는 그곳에서 영웅으로 취급받고 있는 푸른색 피부의 외계인이다.  물론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의 시각에서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밥 행성에서 지구를 바라볼 땐 반대로 우리가 외계인이 될 테니 말이다. 



그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협해오는 급박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부름을 받거나 스스로 달려가 매우 날렵한 동작으로 극적인 활동을 펼쳐 위기를 극복해내는 밥 행성의 슈퍼영웅이다.  수차례 반복된, 그림과도 같은 그의 용감한 행동에 의해 스콜치는 이제 밥 행성의 진정한 영웅으로 추앙을 받고 있던 터다.

 

 

반면 범생이 천재 게리는 위기대응센터에 앉아 스콜치의 활동을 원격으로 조정하며 그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이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진화가 거꾸로 진행되며 이상한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는 참으로 미개하기 그지 없고 이해 불가한, 보잘 것 없는 하나의 행성에 불과할 뿐이다. 

 

게다가 언젠가부터 그곳을 찾던 외계인들이 하나 둘 사라지며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된 상황, 물론 로즈웰 사건 때 지구를 방문했던 큰 머리의 그 외계인들조차도, 때문에 지구는 이른바 '어둠의 행성'으로 불리고 있었다.

 

영웅 취급에 너무 도취된 탓일까.  스콜치는 절친 게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하기 그지 없는 어둠의 행성으로 달려가 생사 여부도 모른 채 사라져간 외계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또 한 번의 모험을 강행하기로 하는데..

 

 

어둠의 행성 지구에서 그동안 사라졌던 외계인들은 모두 쉥커장군이 생포하여 그의 휘하에 놓여져있는 상황, 영화 속에서는 오늘날 지구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첨단 문명의 대부분이 쉥커의 강압과 명령에 의한, 이들의 뛰어난 두뇌를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즉 인터넷, 스마트폰, 구글, 페이스북 등은 모두 이들 외계인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 도구라는 설정이다.

 

 

광활한 우주 그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를, 아직 단 한 차례도 접해본 적 없는 외계인은 여전히 우리에겐 신비와 경외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무언가 외모가 독특하고 뛰어난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보다 문명이 훨씬 앞섰을 것이라 생각해오곤 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외계인들이 그리는 지구의 모습은 그와 정반대였다.  우리가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이 지구는 인간들 때문에 너무도 불합리한 데다가 미개하고 무식하기까지 한 행성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그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바로 쉥커 장군이다.  영화는 재미있는 풍자를 통해 인간의 탐욕을 경쾌하면서도 제대로 비틀고 있었다.  때문에 마냥 웃게 되면서도 그냥 흘려버리기엔 왠지 뒷맛이 씁쓸하게 와닿는다.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로 영화관은 가득찼다.  재잘거리는 아이들을 보니 생기가 돋는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자 이내 조용해지는 꼬맹이들을 보니, 에티켓이라곤 털끝 만큼도 모르는 부류가 수두룩한 우리 어른들보다 백배 천배 낫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어린이들이 주 관객층일 것을 감안할 때 빠른 이야기 전개와 그에 따른 속도감은 다행히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을 듯싶다.  톡톡 튀는 역발상과 아이디어들은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영화 속에서 세븐일레븐의 상호가 선명하고도 비중있게 등장하는 것을 보니 제대로된 스폰서 역할을 한 모양이다.  

 

 

여담인데, 평소 세븐일레븐을 간혹 이용하거나 혹은 그냥 지나치며 로고를 관심있게 들여다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무언가 이상한 구석을 발견했을 텐데, 그게 과연 무얼까?  힌트는 포스팅 제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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