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북유럽 스타일' 좇다 아기 얼어 죽을라

새 날 2013. 2. 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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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딜 가나 '북유럽 스타일'이 대세다. 이유는 여러가지일 게다. 북유럽에 위치한 국가들로부터는 실용성, 효율성, 합리성, 여유 그리고 편안함 등의 이미지가 묻어나온다. 우리에겐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들이다. 이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욕구,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런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일찌기 '복지천국'이란 별칭과 함께 잘사는 국가로 인식되어 온 북유럽의 강소국들, 때문에 얼마전까지만 해도 많은 국가들의 롤 모델이 되어 왔다. 물론 그들도 한때 주춤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유로존의 금융위기로 유럽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들 국가들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오히려 정반대의 경제 지표를 보이고 있고, 최근 이코노미스트지가 선정한 '정부가 가장 잘 작동하는 국가' 순위에서도 이들 북유럽 4개국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가 나란히 1위에서 4위까지 이름을 올리며 과거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주춤했던 이들이 이처럼 다시 성장을 구가하며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좌우이념에 우선하는 실용주의를 앞세운 탓일 게다. 이들 나라는 국가의 발전이란 명목하에 개인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아 왔으며, 오히려 서로간 조화를 이뤄 사회적 유연성을 더욱 확대해 왔다. 이와 같은 정책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북유럽 스타일'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양육과 교육 분야에서, 그들의 합리성을 적용시키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으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과 기능성까지 갖춘 패션, 디자인, 가구와 인테리어 등 일상 구석구석 파고들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북유럽 스타일'의 유행은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다. 여행과 도서 분야 또한 예외는 아니다.

육아용품 분야에도 스칸디나비아의 바람이 불어 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북유럽만의 실용성과 안정성, 간결한 디자인, 그리고 사용자 배려의 제품설계를 내세운 육아용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아기를 업을 때 사용하는 아기띠마저도 이젠 '북유럽 스타일'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유럽산 유모차를 애용하는 요즘 엄마들, 이왕이면 스칸디나비아 엄마들이 흔히 취하는 육아 방법을 따라해 보는 것은 어떨까? 북유렵의 요즘 낮기온 영하 5도, 우리보다 위도상 높은 곳에 위치해 있으니 대체로 우리보다 추운 게 맞겠다. 그런데 영하 5도면 꽤나 추운 기온임에도 불구하고 북유럽 국가의 엄마, 이 추위에 유모차에 태워진 자신의 아기 낮잠을 밖에서 재운단다. 때문에 한낮이면 길거리 카페 밖에 줄지어 세워져 있는 아기 태운 유모차들을 흔히 볼 수 있단다. 추운 겨울이면 감기에 걸릴까 노심초사하며 아기들을 꽁꽁 싸매고 다니는 우리나라 엄마들의 시각에선 완전 똘아이짓으로 비쳐질 듯하다. 하지만 나름 그럴 만 한 이유는 있다. 질병이 많은 겨울철, 밖에서 잠을 재우게 되면 오히려 신선한 공기를 쐴 수 있어 아기 건강에 더 이롭다는 점 때문이란다.

우리의 시각에서 그나마 다행인 건, 아기의 몸까지 영하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두툼한 옷과 담요로 덮어 따뜻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단다.

그런데 이렇듯 영하의 날씨 속에 밖에서 잠을 자는 아기들이 안에서 자는 아기들보다 오히려 잠을 더 잘 자더라는 통계가 있으며, 물론 '그렇다'와 '큰 차이가 없다'란 의견이 엇갈리고 있긴 하지만, 감기에 또한 잘 걸리지 않더라는 연구결과도 있는 걸로 봐선 그들의 육아 전통(?)이 나름 과학적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아기를 위하는 엄마의 마음은 우리나 북유럽이나 매 한 가지일 터, 그들의 역발상이 다소 황당해 보이긴 해도 한편으론 참신하기까지 하다. 최근 '북유럽 스타일' 좇는 우리들, 육아용품뿐 아니라 이러한 육아방법 또한 도입하여 적용해 보는 건 어떨까싶은데...

관련 북유럽에선 영하 5도가 아기 낮잠에 최적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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