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법무부가 채동욱 검찰총장 고향 찾아간 까닭은?

새 날 2013. 9. 26. 08:33
반응형

채동욱 검찰총장이 지난 24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채 총장은 혼외관계의 의혹을 사고 있는 임모씨 모자의 인적사항과 주소가 확인되는대로 법원에 유전자 감식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혼외아들 의혹을 둘러싼 공방은 이제 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번 의혹이 나오게 된 배경과 사실 여부를 떠나 이에 대한 진실 규명 방법은 오로지 한 가지밖에 없다.  즉 유전자 검사만이 유일무이한 명쾌한 해결책이다.  채 총장 본인도 유전자 감식 신청을 하겠다고 분명히 밝힌 상태이고, 그에 따른 모든 공방은 결국 법원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상 규명이 먼저라며 '선 진상 규명론'을 설파하고 있는 청와대는 여전히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는 법무부 또한 채 총장에 대한 정식 감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초 청와대의 사표 반려는 채 총장 찍어내기의 배후가 청와대라는 정황이 속속 밝혀짐에 따라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검찰 내부에서는 항명 등의 집단 반발 움직임마저 보여오자, 긴 추석 연휴를 이용해 이를 무마해 보려는, 특단의 꼼수라는 지적이 있어 왔다.

 

실제로 추석 연휴가 끝난 뒤 검찰 내부의 반발 움직임은 신기할 정도로 수그러든 상태이고, 여론 또한 청와대가 의도한 방향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때문에 일단의 위기를 순간적인 기지(?)를 통해 모면한 이번 채 총장의 사퇴 반려는 '신의 한 수'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상식을 벗어난 꼼수, 과연 언제까지 약효가 지속될 수 있을까?

 

 

한편 법무부는 이번 의혹에 대한 정식 감찰에 앞서 채 총장이 과거 검사로 재직했었던 지역을 찾아 그곳의 상공인들을 상대로 채 총장에 대한 재정 지원 여부를 조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채 총장의 고향을 찾아 선산을 둘러보고 선친들에 대한 여론 파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총장의 혼외관계로 지목된 임모씨 모자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그렇다면 법무부가 왜 채 총장의 고향과 선산까지 두루 찾아다니며, 저인망식으로 꼼꼼이 훑어야 했을까?  도대체 왜인 걸까? 

 

이는 결국, 청와대의 채 총장 사퇴 반려와 이윽고 이어진 법무부의 감찰 목적이 앞서 언급한 순간적인 위기 탈출을 위한 수단이었음이 다분하지만, 실은 이번 의혹과는 전혀 무관한 채 총장 개인과 그 주변에 대한 신상털기식 흠집내기를 위한 이중 포석이었음을 청와대와 법무부 스스로가 인증하고 있는 셈이다.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둘러싼 공방은 이미 법원으로 넘어간 상황이기에 법무부의 감찰은 별 의미 없는, 속된 말로 뻘짓에 불과해 보인다.  '선 진상 규명'이란 말을 내뱉은 상황이라 이의 명분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이 벌이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듯싶다.  어차피 모든 키는 청와대가 쥐고 있는 상황, 법무부의 감찰 역시 그의 지시에 따른 행위일 뿐이다. 

 

굳이 친절하게 설명을 하지 않고 숨기기에 급급하더라도, 이번 채 총장 의혹이 불거진 이유를 이미 알 만 한 사람은 다 안다.  물론 출구찾기와 명분을 만드느라 나름 고심중이리라 관측되긴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청와대는 이제 채 총장을 그만 놔줘야 한다.  그게 순리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