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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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날 2013. 1. 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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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가 연상되는 북유럽 깨끗한 이미지의 나라 핀란드, 하지만 그곳 사람들 앞에서 절대 입에 담아선 안 될 금기어가 하나 있다. 바로 '자살'이란 단어이다. 20세기 내내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했던 핀란드, 주변에 자살한 지인 하나 정도는 누구에게나 있을 만큼 자살에 따른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은 국가이다.

 

북극권이란 지리적 위치는 - 요즈음 핀란드는 오전9시에 해가 떠 오후4시면 해가 진다 - 일조량의 절대 부족을 낳고.. 낮은 인구밀도로 인한 사람들간의 교류 부족... 그리고 힘겨웠던 과거사까지... 이렇듯 높은 자살률의 이유를 나름 핀란드적 특수상황에서 찾곤 하지만, 사실 정확한 답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 25년간 자살률이 3배나 급증, 자살을 심각한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나아가 국가적 위기 현상으로까지 인식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에 핀란드 정부는 자살 예방을 위한 전방위적 대책 수립에 나섰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심리적 부검 제도 도입이다.

심리적 부검(Psychological Autopsy)이란, 자살자의 사망 전 일정기간 동안의 심리 행동 양상 및 변화 상태를 주변인들의 진술을 통하여 사망자의 삶에 대한 심리를 재구성, 가능성 높은 자살 원인을 추정해 보는 시도를 일컫는다.

자살은 자신의 삶에 의미가 없어지거나 자존감을 상실했을 때, 스스로를 살해하는 행위이다. 이에 대한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심리적 부검을 통해 얻어 낸 자살 원인 데이터들은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자살 위험군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파악하는데 사용되어지며, 국가는 이들을 상대로 상담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해 간다. 핀란드의 경우 약물 치료만으로도 환자의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 증세가 크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판란드의 10년 이상 지속된 자살예방 프로젝트는 커다란 효과를 보아, 세계 3위였던 자살국 순위를 무려 13위까지 떨어뜨리며 당당히 자살공화국이란 오명을 벗어난다.

OECD 회원국 증 자살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이제 자살행위를 단순히 자살을 시도한 한 개인만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너무 멀리 온 느낌이다. 자살 행위란 것이 자칫 국가 이미지와 경쟁력마저 낮출 수 있는, 심각한 사회적 병폐라는 전향적 태도가 필요해 보이며, 핀란드식 해법이 우리에게도 정답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부산시에서 심리적 부검을 실시한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일단 환영하지만, 우리의 자살 문제가 단순히 지자체 수준에서 해결할 단계는 이미 벗어난 느낌이다. 종합적인 자살 예방을 위해 이젠 정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서로 자극적인 보도를 일삼는, 언론사들의 자살 관련 보도 행태도 바뀌어야 한다. 이 또한 핀란드에 답이 있다. 핀란드에선 언론 보도 시 자살이란 용어 사용을 매우 신중히하며,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큰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과 구체적인 자살 방법 등에 대한 보도는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크게 감소한 전체 자살률에 비해 여전하기만 한 핀란드의 청소년 자살률, 핀란드와 우리의 상황이 많이 다르기에 청소년 자살 예방에 관한 한 우리식의 해법이 모색되어야 할 듯싶다. 모두의 지혜를 모아 청소년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획기적으로 줄여, 이 부분에서만큼은 거꾸로 핀란드에 본보기가 되었음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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