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317조원의 초거대사업, 한국판 두바이 월드의 재림?

새 날 2013. 1. 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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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시티', 317조원 규모의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 마카오의 3배, 여의도의 27배 규모인 인천 영종도 용유 무의 지역 2,420만평에 복합리조트, 호텔, 쇼핑몰, F1경기장 등을 조성,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 건설... 정말 멋진 청사진이다.

하지만 이 도시가 들어서게 될 인천시의 지난해 상황이다. 4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직원들 월급 지급을 하루 연기한다. 6월, 예산 대비 40%에 육박하는 높은 채무비율 때문에,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로부터 심사를 받는다. 자치구 지원 재정조정교부금과 교육청 법정전출금, 제때 지급 못 한다. 이에 시는 자산 매각 등 특단의 조치를 발표하며, 당시 이대로 파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게 한다.

 

인천시에게 있어 2012년 한 해는, 그야 말로 혹독했다. 그렇다면 올해는?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 굵직한 사업 추진으로, 올해 또한 빡빡한 재정 운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 전체 1년 예산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되는, '에잇시티' 개발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지난해 우리나라 1년 총 예산은 325조원, 올해는 341조원 수준이다.

 

 

그런데 이 사업을 주관해 오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주)에잇시티에 대한 증자가 무산되며,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지난해 목표로 했던 국·내외 투자 대부분도 실패했단다. 이에 사업 개발을 주관하는 (주)에잇시티와 한국투자증권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시에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극심한 재정난과 유사한 개발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의 안 좋은 선례가 있어 자칫 사업 실패에 따른 위험부담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 사업은 마치 자체 기반 없이 부동산을 중심으로 단기간의 대규모 투자와 개발을 추진하다, 2009년 결국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두바이월드를 떠올리게 한다. 비록 조감도이긴 하지만 바다 위에 조성된 인공 조형물 형태마저 묘하게 닮아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주)에잇시티에게 증자 기한을 오는 25일까지 연장해 주기로 하였으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증자에 실패하여, 가당치도 않은 뜬구름잡기식 개발사업 따위 제발 계획단계에서부터 처절하게 좌초되는 모습 보고 싶다. 아울러 세계 15위권의 경제대국(?) 예산과 맞먹는 초대형 개발사업에, 쉽사리 증자와 투자가 이뤄진다면 외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게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여 증자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그들이 예상했던 국내외 투자마저 전액 유치되어 실제 개발을 위한 첫 삽을 뜨게 된다면 어떨까 싶다. 규모로 보건대, 개발 도중 자칫 일이 잘못되어 틀어지기라도 하는 날엔 두바이월드처럼, 아니 그 이상,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따라서 아예 투자 단계에서부터 깨져 버려, 계획 자체가 원천 무산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본다.

여건 상 두바이와는 여러모로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군 이래 최대라 하는 개발 규모의 면면이나, 다소 허세처럼 보이는 사업 내용을 들춰 볼 때, 우린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두바이월드를 반면교사로 삼을 충분한 이유가 있는 거다. 가뜩이나 열악한 재정 상태의 인천시, 가급적 불요불급한 개발 따위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이 맞다.

아울러 세계 최대, 최고라는 수식어 너무 좋아했다간 에잇~시티, 한국판 두바이월드의 재림을 보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랬다간 '에잇~ '이 절로 입에서 튀어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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