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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어려운 신천지, 혼선 빚는 방역당국

새 날 2020. 3. 1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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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에 따르면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80%가량이 집단감염과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된 코로나19. 이중 상당수는 신천지 교인과 관련돼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신천지의 비협조 속에 코로나19가 어떠한 감염 경로로 확산됐는지 정확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천지 교인 31번 확진자의 등장 이후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 코로나19, 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천지. 14일 방송된 SBS <뉴스토리> ‘신천지 특전대와 그림자 감염’ 편에서는 우한에 파견된 것으로 파악된 신천지 ‘특별전도대’의 정체와 방역의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신천지 문제에 대해 짚어봤다.


코로나19의 연결고리? 신천지 특별전도대


취재진은 수차례 접촉 끝에 신천지 전 고위 관계자 A씨와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접촉 당시 이만희 총회장의 은신처를 정확히 지목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중국 우한에 파견된 신천지 ’특별전도대(이하 ’특전대‘)’의 존재에 대해 언급했다. 


“특정 지역에 교회를 설립하면 특전대를 만드는데, 한 지파에서 2,30명씩 차출한다. 해당 교회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현지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그는 지난 1월 신천지 과천지파 24명을 포함, 각 지파에서 파견된 교사 등으로 이뤄진 특전대들이 우한에 남아 있었다고 주장한다. 중국어가 가능한 교인들, 특히 중국 동포들이 주로 우한교회 특전대에 선발됐다고 한다. 특별한 훈련을 거친 특전대는 청소년기관 직원 등으로 가장하여 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집중적으로 활동을 벌인다. 그렇다면 특전대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일까.


특전대로 활동하다 최근 탈퇴한 전 신천지 특전대 윤모씨는 “군대의 특전사 같은 곳으로 인식된다”며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11시, 늦으면 12시나 1시까지 하루 종일 전도만 한다. 이를 위해 훈련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사람 속이는 법 등을 각자 연습하기도 하고 관련 도구를 개발하기도 한다”고 귀띔한다. 


신천지 특전대장과 청년 전도를 담당하다 탈퇴한 김충일 전도사. 그는 신천지가 우한 등 해외에서 교인을 늘린 배경에는 특전대가 존재한다며, “특전대는 각 지역 지원자를 훈련시켜 교주 명령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 교회 개척에 나선다. 이들은 활동력이 엄청나 3~6개월 만에 교인 몇 백 명을 만들어낸다. 우한에도 특전대가 투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해 교인이 120명이던 신천지 우한교회는 급격히 성장, 최근 357명에 이른다. 



그렇다면 신천지 측은 특전대의 존재 사실을 인정하고 있을까? 신천지 측은 특전대의 존재를 인정하긴 하나 우한뿐 아니라 어떤 해외 교회에도 이를 파견하지 않았노라고 해명했다. 또 우한 교회 교인은 거의 중국 국적이며, 국내 교인의 우한교회 왕래는 일절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재덕 종말론사무소장은 “중국 쪽에 파견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거나 중국 동포들이 관리한다고 말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다른 곳에는 분명히 파견한다. 이만희씨를 비롯한 신천지 지도부가 해외 교회의 통제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신천지 탈퇴자와 전문가들은 신천지는 어떤 단체보다 교인 명단 파악이 신속하고 정확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한 정확한 감염 경로는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아울러 방역당국이 신천지와 관련된 조사에서 놓치고 있는 점은 무엇일까? 


사망자 7명, 확진자 110명의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이 치러진 이만희씨 형 빈소에는 이만희씨뿐 아니라 많은 조문객이 다녀갔다. 방명록엔 신천지 지파에서 조문한 기록이 남아 있으나 유족 측은 교인들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다녀갔는지 모른다고 잘라 말한다. 



신뢰 어려운 신천지, 혼선 빚는 방역당국


아파트 전체가 격리된 대구 한마음아파트. 대구 신천지교회 부근에 위치한 아파트로 입주민 66%가 신천지 교인이다. 이 가운데 4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반면 일반 주민 가운데 감염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신천지 특유의 집단 거주 교류 방식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신천지 설립 초기부터 20년 동안 이만희씨와 함께하다 탈퇴한 전 신천지 교육부장 신현욱 목사. 그는 신천지 교인들이 가족을 떠나 집단거주를 하는 이유에 대해 교류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14만4천 명 안에 들어가는 게 저들에겐 가장 큰 소망이다. 왕이 된다는 거다. 그러다 보니 아무도 말릴 수가 없다. 가출에, 이혼도 흔하다. 어린 자녀를 두고 그냥 가출해버린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행태”라며 “신천지에 도움이 되는 거짓말을 ‘모략’이라고 부르는데, 거짓말 전도를 가르치는 교리에 익숙하다보니 방역당국 조사에 거짓말을 하면서 혼선을 빚은 사례가 속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구 문성병원. 주차관리자가 신천지 교인이었으나 이를 감췄고, 2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수원 생명샘교회는 신천지 교인 강사와 접촉한 신도를 통해 10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렇듯 신천지 교인과 관련한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복지시설과 콜센터 등 여타의 집단감염에도 신천지 관련 정황이 드러나고 있으나 감염 경로 파악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차의과대학 전명율 교수는 “확진 판결을 받은 원 감염자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방역 당국에서는 그 규모와 전파 양상을 파악하는 일이 상당히 어렵다”고 말한다. 


서울 홍익대 부근의 한 건물. 신천지가 당국에 제출한 시설 명단에 없었으나 ‘신천지센터’라는 사실이 드러나 폐쇄됐다. 일반 교회로 가장한 신천지 ‘위장교회’ 수십 곳도 지자체들이 잇따라 찾아냈다. 정윤석 목사는 “‘복음방’을 통해 일반인들과 많은 접촉이 있다”며 “신천지가 여기를 빼놓은 건 방역을 일부러 방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례가 잇따르자 신천지가 뒤늦게 제출한 교육생 6만5천 명의 명단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방역당국이 해당 명단을 근거로 대상자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접촉하고 있으나, 연락받은 이들 가운데 자신이 신천지에 소속된 줄도 모른 채 위장센터에서 교육을 받다가 스스로 발길을 돌린 사람들까지 포함된 탓이다. 



교인 확장과 명단 관리에 철저한 신천지는 탈퇴한 교육생이나 교인 명단을 따로 분류해놓은 뒤 이를 ‘사망록’이라 부른다. 신천지 탈퇴자와 전문가들은 이 사망록에 있어야 할 탈퇴자들의 정보가 방역당국에 제출됐다는 건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재덕 소장은 “지금 증거 인멸 그리고 6만5천 건의 명단을 믿을 수 없다. 신천지가 명단을 감추고 싶어 하기 때문인데, 방역망의 구멍은 여전하다”고 주장한다.


김충일 전도사는 “교육생뿐 아니라 교육생이 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 사이 공을 들여 친분을 쌓고 작업을 한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사람들과 접촉한다. 교육생 되기 이전의 관계를 밟는 섭외자 명단 확보가 필요하고, 그 사람들 역시 고위험군에 속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신천지 측이 제출한 명단에 없던 시설이 지자체의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일반 교회로 가장한 위장 교회 수십 곳도 밝혀졌다. 신천지는 대남병원에 출입한 교인들의 명단뿐 아니라 교인들과 밀접 접촉한 전도 초기 접촉 대상자의 명단도 제출하지 않는 등 협조를 회피하며 방역에 혼선을 주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러한 신천지 측의 비협조적인 태도 속에 지금 이 시각에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신천지는 코로나19의 확산 사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장소를 은폐하고 정체도 숨긴 채 포교하다 보니 다수가 신천지를 접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접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이 감염된다면 이들을 역학조사하고 동선 파악할 때 신천지와의 관련성을 본인도 모르게 됩니다.”


“신천지 수뇌부의 책임이 어마어마하게 커요. 방역 체계를 지금 교란시키고 있어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아주 무서운 행각을 벌이고 있는데, 책임감을 좀 가졌으면 좋겠어요.”



* 이미지 출처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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