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책 안 읽는다구요? 공공도서관을 늘려 주세요

새 날 2013. 4. 2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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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센트럴 공공도서관http://www.beautiful-libraries.com>

 

우리나라 사람들 선진국의 그들에 비해 책 많이 읽지 않는 것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예전과 비교해 본다면 우리의 여가 시간이 분명 많이 늘어난 것도 같은데, 책 읽는 시간, 오히려 갈수록 줄어들고 있네요.  뭐 이유야 다양하겠지요.  일 또는 공부하느라 바빠서, 책 읽기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아서 등등..

 

< 이미지 출처 : 해럴드경제 >

 

실제 통계 결과도 이를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연간 독서량은 2007년 이후로 지속해서 감소해 오고 있고, 하루 평균 독서 시간 또한 눈에 띠게 줄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독서량이 공공도서관의 거주지 부근 입지 여부와 큰 상관관계가 있다는 통계조사가 있어 흥미를 끕니다.

 

  공공도서관과 책읽기와의 상관관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실시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인근에 공공도서관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독서량과 독서율에서 제법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인 것입니다.  지척에 공공도서관이 있을 경우 성인의 과반수인 51.1%가 월평균 3.2회 공공도서관을 이용하였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10.7%만이 월평균 0.4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인 것입니다.  독서율 또한 전자가 후자보다 5%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이렇듯 국민들의 독서습관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우리의 공공도서관 실태, 과연 어떨까요?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당 인구수 6만4000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최근 정부가 이와 관련하여 꽤 노력해 온 듯한 느낌이지만, 일부 선진국들에 비해 여전히 많이 뒤쳐지는 수준입니다.  심지어 공공도서관 한 곳 당 인구가 1만60명 수준인 독일과 비교해 볼 때 무려 6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었습니다.

 

 

인구 당 공공도서관의 수가 적으니 국민 1인당 장서수 또한 자연스레 이를 따라가고 있겠지요.  일본 3.13권, 미국 2.64권에 비해 우리나라는 1.43권으로 크게 부족한 수준이었습니다.

 

정부도 선진국들을 의식하며 벌써부터 도서관의 수 늘리기 정책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 아마도 각 지자체마다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작은 도서관"일 듯한데요. 

 

  양적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정책을

 

제 서식지에도 얼마전 동 주민센터에서 도서관을 개설하였다며, 집에서 읽지 않는 도서에 대한 기증 운동을 펼치는 것을 본 일이 있습니다.  일종의 마을문고 형태인 듯합니다만, 문제는 이름 그대로 마을문고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장서의 수준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정작 보고 싶은 책과 신간 등의 양서, 이곳에선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도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의 책들이란 게 대부분 동네에서 기증된 헌 책들로 꾸려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장서의 양도 적은 편이긴 하지만 그보단 질적인 수준이 더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동네 주민들에게마저도 외면 받는 마을문고 수준으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정부 정책 통계 내엔 이 또한 정식 도서관으로 등재되어 우리의 전체 도서관 수를 늘리는 착시효과를 불러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현재 정부의 "작은 도서관" 활성화 정책이란 게 양적 성과주의에 빠져 단순히 도서관 숫자 늘리기 놀음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게 하는 것입니다.

 

도서관이 먼저냐 독서 습관이 먼저냐 라는 질문,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성격과는 다를 듯합니다.  분명 도서관이 먼저여야 됩니다.  아무리 책을 가까이 하지 않고 읽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엎어지면 코 닿을 만큼 지척에 공공도서관이 있다면, 자연스레 자주 접하게 되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해당 정책 담당자들께선 단순한 양적 성과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보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실질적인 정책을 펴 나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책을 읽지 않는다고 국민들을 탓하기 전 우선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를 동네 어귀어귀에 먼저 구축해 놓아 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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