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란 말야

차세대 스마트폰 혁신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새 날 2017. 12. 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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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아이폰의 첫 등장이 우리의 삶을 뒤바꿔놓을 정도로 대단한 혁신이었다고 한다면, 10년 뒤 등장한 아이폰X가 우리에게 남긴 족적은 아마도 울트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우려하던 대로 시장에서는 휴대폰 제조사들이 진정한 혁신은 없으면서 그저 값비싼 명품 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업계의 만능 2인자였던 LG전자도 초고가 프리미엄폰 경쟁만큼은 뒤처지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LG는 200만 원을 호가하는 ‘LG 시그니처 에디션’ 스마트폰을 연말에 내놓기로 했단다. 레이저로 기기 후면에 이름까지 새겨준다고 하니, 이쯤 되면 왠지 대단한 레어템이 될 것 같긴 하다. 다만 우리가 바라던 혁신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이런 와중에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 무언가 변화의 조짐이 읽힌다는 소식은 그나마 반갑다.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양산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저장능력과 연산처리능력은 시간이 갈수록 월등해지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9’나 ‘아이폰’ 신제품의 내장메모리는 현재의 두 배 수준인 512GB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단다. 10년 전 대중적인 모델의 용량이 16GB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일취월장인 셈이다. 이 정도의 능력이라면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준을 벗어나 정보를 생산하고 가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업그레이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스마트폰의 PC화 현상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폴더블폰은 제품 크기는 기존의 것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디스플레이를 현재보다 두 배가량 키울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디스플레이 면적의 물리적 확장은 기기에 지금보다 더욱 많은 역할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케 한다.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면에서 스마트폰은 어느덧 노트북을 거의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에까지 근접한 셈이니 말이다. 하지만 걸림돌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생산성에 기반한 능력을 충분히 갖추었더라도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안드로이드나 iOS 등의 모바일OS보다는 그래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월등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최근의 변화 움직임이 어쩌면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또 다른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신들이 지닌 장점을 극대화한 필살기를 본격적으로 빼어들 줄 알았다. 적어도 윈도폰 사용자들은 그렇게 기대했다. MS가 윈도10 모바일 운영체제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통해 일반 컴퓨터에서 구동되는 윈도10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컨티뉴엄' 기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윈도폰을 통해 일반 PC에서 돌아가는 운영체제는 물론 응용 프로그램까지 실행시켜 주는 놀라운 기술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적으로 점유율이 1%도 채 되지 않는 윈도폰의 생명 연장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다. 윈도폰을 더 이상 내놓지 않겠노라고 공식적으로 표명한 적은 없으나 신제품 출시는 진작부터 끊겼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마저도 윈도폰이 아닌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윈도폰의 종말을 알리는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머니투데이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의 대형 고객사 가운데 하나였던 뉴욕 경찰국이 그동안 사용하던 윈도폰을 아이폰으로 교체하기로 했다는 암울한 소식까지 들려온다. 그동안 윈도폰이 기업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해왔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뉴욕 경찰국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였다. 고객에게 최적화된 커스텀앱의 개발을 지원해온 것도 그렇거니와, 아울러 기기의 관리나 보안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윈도10이 탑재된 모바일 기기의 강점은 명확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시장에서도 윈도폰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윈도폰의 종말은 바로 코앞에 와있다.


그런데 어쩌면 이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는 미래를 한 발 앞서 바라보는 또 다른 혁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폰이 2007년에 들고 나온 혁신에 버금가는 그 놀라움과 새로움 말이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메다OS'라는 코드명으로 새로운 OS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안드로메다OS는 윈도10의 진화된 형태라고 한다. 


윈도10은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 다양한 종류의 디바이스에서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OS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현실은 그와는 거리가 멀다. 즉, arm 아키텍처 프로세서 플랫폼과 x86 아키텍처 프로세서 플랫폼의 각기 다른 OS를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적으로는 원코어라 칭하고 있으나 엄밀히 말해 무늬만 비슷할 뿐 서로 다른 운영체제에 가깝기 때문이다. x86 플랫폼엔 윈도10이, arm기반의 모바일 기기에는 윈도10 모바일이나 윈도RT 버전 등으로 나뉘어 탑재된다. 물론 이들 사이에서 완벽한 호환이 이뤄질 리 만무하다. 



그에 비해 안드로메다OS는 PC가 됐든 모바일 기기가 됐든 아니면 사물인터넷이 됐든 플랫폼에 관계없이 진정한 원코어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케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 접으면 스마트폰이 되고 펴면 태블릿 PC가 되는 새로운 디바이스에 대한 다양한 디자인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서피스' 등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의 명가로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기존의 모바일 기기 하드웨어로는 PC의 생산성을 따라가기에 무리라는 사실을 진작부터 깨닫고, 컨티뉴엄 기능을 통해 일단 스마트폰의 생산성에 대한 가능성 여부를 가늠해본 뒤 기술의 진보 및 하드웨어의 발달이 무르익어감과 동시에 시장에서 혁신의 요구가 빗발치기를 기다리면서 내부적으로는 원코어 OS를 착실히 준비해오는 등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혁신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끊임없이 진행해온 것으로 믿고 싶다. 폴더블폰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어 생산성까지 오롯이 담게 되는, 진정한 혁신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상황에서 한 발자욱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폰의 실패를 딛고 과연 시장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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