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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어설픈 규제 비웃는 '수능시계'

2015학년도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며칠전 여행 겸 들른 모 사찰에선 수능 고득점을 바라는 학부모들의 부처님 앞에서 연신 절 올리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부모가 절을 한다고 하여, 그 대상이 알라신이든 부처님이든 혹은 하느님이건 간에, 아이들의 실력이 하루 아침에 달라지는 건 아닐 테지만, 나 역시 그들의 애끓는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니 같은 부모의 입장으로서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는다. 아무쪼록 부모들의 정성이 시험을 치를 아이들에게까지 제대로 이르러 자신들의 실력 이상을 발휘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런데 수험생이 수능 당일 시험장에 들어설 때 갖춰야 할 조건이 꽤나 까다로운 모양이다. 아마도 갈수록 지능화되고 첨단화돼가고 있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고자 내놓은 특단의 묘책이 아닐까 싶다. 우..

그냥 저냥 2014.11.11

삶이란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서태지가 31일에 있을 故 신해철(앞에 '故'자를 넣으려니 아직은 너무 어색하다)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한단다. 이 소식을 듣고 있자니 문득 얼마전 관람했던 영화 '안녕 헤이즐'에서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시한부 삶을 사는 남자 친구에게 헤이즐이 그를 위한 '추도사'를 읽어주던 장면 말이다. 그의 삶엔 시한부라는 족쇄가 채워졌지만, 그가 살아있던 때를 기억하거나 함께 누렸던 삶을 예찬하고 또한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사랑하는 이의 속마음을 영원히 이별하기 전 확인하였으니 나름 작은 기쁨을 얻을 수 있었으리라. 물론 주어진 천수를 다 누릴 수 없다는 자체가 원망스러운 일이거늘, 그깟 추도사를 미리 확인하는 게 무슨 대수냐고 한다면 그 또한 결코 틀린 말은 아닐 테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세상을 떠난 뒤 ..

그냥 저냥 2014.10.31

'스팀' 이용자들은 이기적이다

지금부터 써내려가는 글은 일부 게임 이용자들을 빡치게 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러라고 쓰는 글이다. 때문에 빡치기 싫은 게임 이용자들은 더 이상 글을 읽지 마시라. 다 읽은 후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를지 모르는 빡침 현상에 대해선 내 알 바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아울러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게임 개발 등 게임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껜 개미눈곱만큼의 감정조차 없으니 오해는 마시라. 나 역시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발전을 한없이 기원하는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다. 아무도 말을 하려 하지 않고, 또한 너무들 말을 아끼고 있는 것 같아 굳이 언급하려 한다. 물론 다 그렇진 않겠지만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참 이기적이다. 이번 '스팀' 사태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내고야 말았다. 그저 자신들이 즐..

그냥 저냥 2014.10.25

세계 최대 스크린 '슈퍼플렉스' 직접 가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잠실 제2롯데월드가 1차로 문을 열었더군요. 멀티플렉스로는 롯데시네마 브랜드가 입점해 있었습니다. ㅎㅎ 당연한 결과라고요? 이곳에선 건물 규모만큼이나 특색있는, 이색적인 상영관 하나가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요. 다름 아닌 기네스북이 인증한 세계 최대 스크린(가로 34m, 세로13.8m) 슈퍼플렉스관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21일밤 이곳을 찾았습니다. 왜 갔냐고요? 물론 영화 관람을 위해서였겠지요. 집사람과 함께했습니다. 그럼 간략하게 이곳에 대한 느낌을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가장 눈에 들어왔던 건 넓직한 내부 공간이었어요. 여타의 복합 쇼핑몰이나 백화점 등에선 느낄 수 없었던, 넉넉한 공간 활용과 배치 덕분에 매우 쾌적하고 시원스러운 느낌이었답니다. 화려함은 뭐 기본이겠지요..

그냥 저냥 2014.10.22

내게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란?

지난번에도 언급한 적이 있다. 내가 블로그에 처음 발을 디딘 건 이글루스를 통해서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몰라도 어쨌거나 2012년께부터 생활속 일상을 기록으로 남겨보자는 취지로 띄엄띄엄 작성해왔던 터다. 그러던 어느날이다. 이글루스 메인에 내 글이 떡하니 소개된 게 아닌가. 더 나아가 당시 이글루스 모회사였던 포털 네이트 메인에도 몇 차례 소개되는 게 아닌가. 접속자수가 급격히 늘어난 날은 여지 없다. 왠지 더 잘 쓰고 싶었다. 이런 게 욕심의 정체인가 보다. 덕분에 관심의 폭을 더욱 넓혀가던 난 본격 잡탕 블로거가 되어갔다. 시사 쪽에도 관심이 많아 몇 차례 관련 글을 올렸더니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른바 수꼴루스(보수꼴통+이글루스)라 불리는 일베X 아류들이 개떼 같이 덤벼들며 나를 물..

그냥 저냥 2014.10.21

비겁한 어른으로서 부끄럽다

저녁 식사가 끝날 즈음 시간대면 집앞 골목 입구에서 족히 10명은 돼 보이는 청소년 아이들이 무리지어 떠듭니다. 그제부터의 일입니다. 첫날은 저러다 곧 가겠거니 하며 그냥 모른 체 했습니다. 헌데 어제도 같은 시간대에 똑같은 무리가 와서는 떠들고 있는 게 아닌가요? 너무 시끄럽기도 하거니와 방치했다간 골목이 자칫 아이들의 아지트가 될 것 같은 예감 때문에 어떤 상황인가 하여 슬쩍 밖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가관이었습니다. 입에는 전부 담배 한 개비씩 문 채 연신 연기를 뿜어대고 있었습니다. 남학생 여학생 가릴 것 없이 모두 한결 같은 자세였으며, 주변 상황 따위 아랑곳없이 커다란 목소리로 수다 떨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 모양새가 어찌나 자연스럽던지 마치 성인들의 행동을 꼭 빼닮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그냥 저냥 2014.09.27

여자의 적은 여자라 했던가

아침식사 중이었다. 수저로 국을 뜨시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맵다 하신다. 된장을 기본 재료로, 그리고 양념으로 고추가루를 조금 넣었다는 집사람의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약간의 칼칼한 맛이 있었는가 보다. 하지만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식구들은 어머니와 달리 특별한 감흥을 못 느꼈는지 아무런 말들이 없다. 그렇게 별 일 아닌 듯 식사는 한동안 계속됐다. 그러던 중 어머니께서 다시 침묵을 깬다. "얘야, 이거 너무 맵구나" 다른 식구들은 전혀 맵지 않은데 왜 그러냐며 어머니의 민감한 입맛을 탓한다. 평소 자랑해 마지 않던 나의 절대 미각(?)으로 견주더라도 특별히 맵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그렇지 않으신 모양이다. 국을 뜨던 수저를 내려 놓으시더니 갑자기 국그릇을 아버지 쪽으로..

그냥 저냥 2014.09.24

다문화사회가 불러온 추석풍경과 미래단상

추석날 저녁 친척집 방문을 위해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오이도를 찾았다. 전철을 이용했는데, 이날따라 외국인의 모습이 더욱 흔했다. 서울 도심을 지나 외곽으로 접어들며 경기 도내로 진입하자 외국인의 수가 본격 불어나기 시작했다. 외모로 판단컨대, 다수가 동남아, 아랍, 중국계인 듯싶다. 안산 주변엔 공단이 즐비한 데다 추석 연휴로 문을 닫은 상황에서 국내에 머문 외국인 노동자들이 휴일을 즐기기 위해, 혹은 어디론가 이동하기 위해 대거 쏟아져 나온 모양이다. 꽤나 긴 시간을 달린 전철이 어느덧 종착지인 오이도 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제법 늦은 시각이다. 오이도 역 주변의 도로는 차가 없어 썰렁하다 못해 마치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한다. 이곳에 거주하던 이들 다수는 추석 명절을 쇠기 위해 고향으로 떠난 탓인지..

그냥 저냥 2014.09.10

가짜깁스 열풍 웃프지만 나도 해주고 싶다

추석 연휴 첫날, 벌써부터 음식 준비에 들어간 아내가 일을 대충 마치고 난 후 부리나케 내게 달려온다. 대뜸 바닥에 엎드리더니 아픈 허리를 주물러 달란다. 이는 명절 때마다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다. 솔직히 나이가 들수록 명절이 전혀 반갑지가 않다. 젊었을 때야 부담감을 느낄 이유가 없으니 그냥 노는 날의 연속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마냥 즐거웠지만, 결혼한 이후로는 해가 거듭될수록 더 큰 중압감으로 다가오는 게 현실 속의 명절이다. 아울러 의례적이거나 형식적인 인사를 주고 받으며 명절 때만 얼굴을 빼꼼히 내비치는 인척들 만나는 일도 실은 별로 달갑지 않거니와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연휴 내내 음식 장만에 모든 걸 희생해야만 하는 아내가 너무도 안쓰럽다. 이런 상황에선 흔히들 남편이 잘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하곤..

그냥 저냥 2014.09.07

전철만 타면 게임에 몰두한다는 이 남자의 사연

며칠 전의 일이다. 이번에 다른 곳으로 발령 받은 한 지인과 저녁 술자리를 함께했다.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며 다양한 주제들을 발굴해 이러저러한 얘기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어댔던 것 같다. 무척 유쾌한 시간이었다. 그러던 와중 누군가로부터 느닷없이 스마트폰 게임 얘기가 튀어나왔다. 사실 나야 관심 밖의 일이지만, 다른 분들에겐 꽤나 즐겁고 호기심 쏠리는 분야였던 것 같다. 점심시간 시간 때우기용으로는 더없이 좋다는 등 찬양 일색의 대화들이 오고 갔다. 비록 지금은 관심이 시들하지만 스마트폰의 한 세대 전인 PDA시절 이미 섭렵(?)한 분야이기에 그분들의 관심에 나 역시 수긍하는 입장이다. ⓒ신동아 그런데, 50대 남성인 그 지인이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 전철을 이용해 출퇴근할 때마다 자신은 ..

그냥 저냥 201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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