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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경험의 즐거움 552

아무에게나 친절을 베풀지 말라 '마담 싸이코'

전철을 타고 어딘가로 향하던 프랜시스(클레이 모레츠). 빈 좌석에 놓인 가방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모양새를 보아하니 누군가가 실수로 놓고 내렸음이 틀림없다.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가방을 갖고 전철에서 내린 프랜시스. 가방 안을 꼼꼼히 살펴보니 거기에는 주인의 것으로 보이는 명함 한 장이 놓여있다. 프랜시스는 명함을 통해 분실된 가방 주인의 소재지를 확인하고, 수소문 끝에 직접 주인의 집을 방문한다. 가방은 그레타(이자벨 위페르)라 불리는 중년 여성의 것이었다. 친절한 그녀의 태도에 프랜시스는 스르르 마음의 빗장이 풀린다. 최근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을 그레타에게서 위안 받으며 두 사람은 급속도로 친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레타로부터 저녁식사 초대를 받고 다시 그녀의 집을 방문하게 된 프랜시..

발칙한 상상 '기방도령'

기방에서 태어나고 자란 허색(이준호)은 인물이 훤칠한 데다 기와 예를 두루 갖춰 여인들에게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허색을 돌봐온 기방의 주인 난설(예지원)은 죽은 엄마나 자신의 바람과 달리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한 그가 영 못마땅하게 다가왔다. 기방의 운영은 갈수록 어려워져 빚을 갚지 못하면 자칫 문을 닫아야 할 판국이다. 바로 그때 허색이 난설에게 기방을 살릴 수 있는 묘책을 제안한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자신만의 장기를 살려 기방에 여성들을 술손님으로 받아들이고, 허색 그 자신이 그들을 접대하겠노라는 방안이다. 난설은 속는 셈 치고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이렇게 하여 남자 기생이 된 허색. 그의 남다른 재주가 빛을 발하며 뭇 여성들의 여심을 뒤흔들..

꿈과 현실 사이의 방황 '라이프'

세계적인 사진 잡지 ‘라이프’에 사진을 기고해온 프리랜서 사진 작가 데니스 스톡(로버트 패틴슨). 그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관련 업계에 혜성같이 등장하였으나, 그의 기대와는 달리 기껏해야 레드카펫 위의 스타 화보를 촬영하거나 스타의 가십거리를 좇으며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스스로 환멸을 느끼게 된다. 새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있던 제임스 딘(데인 드한). 그는 어느 누구보다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어 하는 인물이었으나, 인기스타로 살아가야 하는 녹록지 않은 현실과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 사이에서 방황을 거듭하게 된다. 특히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참견하려 들던 소속사 대표 워너(벤 킹슬리)의 강압적인 관리 방식은 그를 갈수록 지치게 하는 일등공신이었다. 데니스 스톡이 제임스 딘을..

김래원을 위한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재건축 반대 시위 현장에서 용역들을 이끌고 철거를 진두지휘하던 거대 조직의 보스 세출(김래원). 철거민들의 완강한 반대의 몸짓에도 불구하고 그와 조직원들은 완력을 행사해 그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변호사 소현(원진아)과 마주하게 된 건 바로 이즈음이다. 그녀는 철거민들 편에 서서 그들을 돕고 있는 일종의 수호천사였다. 그런데 강단 있는 그녀의 몇 마디가 신기하게도 세출에게 제대로 먹혀들었던 모양이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용역들을 모두 철수시킨다. 혹시 그녀에게 한 눈에 반하기라도 한 건 아닐까? 그뿐만이 아니었다. ‘좋은 사람’이 되라던 그녀의 말 한 마디가 세출을 하루아침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뒤바꿔놓게 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세출. 한때 자신처럼 건달..

착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맛집으로 소문난 대복칼국수집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철수(차승원)는 지적 장애가 있는 중년의 남성이다. 어느 날 그에게 느닷없이 딸 샛별(엄채영)이 나타난다. 장모(김혜옥)와 함께였다. 급작스런 딸의 등장은 철수에게도 당황스러운 노릇이었지만, 황당하게 다가오는 건 샛별도 매한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샛별의 입에서 ‘아빠’라는 말이 쉽게 떨어질 리 만무했다. 철수는 샛별에 의해 ‘아저씨’로 불렸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샛별은 병원에 장기 입원하여 골수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샛별은 꾀를 내어 병원을 몰래 탈출, 대구행 버스에 올라탄다. 철수는 영문도 모른 채 엉겁결에 그녀와 일행이 되어 대구로 함께 가게 된다. 한편 샛별의 행방을 쫓던 장모와 철수를 애타게 찾던 철수 동생(박해준)..

색다른 공포 영화 '변신'

새롭게 이사를 온 강구(성동일)네 가족은 첫날부터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무언가 기분 나쁜 소리로 인해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강구는 가뜩이나 주차 문제로 예민해져있는 상황, 이를 핑계로 이웃집으로 찾아가 항의해보지만, 음산함에 짓눌려있는 집 안팎의 분위기와 그저 말없이 쓴 웃음만 짓는 집 주인 때문에 도리어 기분만 나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강구의 모습을 한 악마가 나타나 해코지를 하는 바람에 큰 딸 선우(김혜준)와 작은 딸 현주(조이현)가 혼비백산하게 된다. 이후 악마는 엄마(장영남)의 모습이 되기도 했다가 다시 두 딸이나 아들의 모습으로도 변신하는 등 신출귀몰한 행태를 드러내며 이들 가족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영화 은 사람의 형상으로 변신하는 능력을 갖춘 악마가 한 가정에 숨어든 뒤 벌이는 섬뜩한 이..

현대인들의 자화상 '오 루시!'

일상이 따분하고 매사 심드렁하기만 한 중년 여성 세츠코(테라지마 시노부). 어느 날 조카 미카(쿠츠나 시오리)의 개인적인 부탁으로 영어학원에 등록하게 된다. 강좌를 맡은 강사 존(조쉬 하트넷)은 강의 첫날 그녀에게 ‘루시’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포옹을 통해 서로 간의 어색함을 떨쳐내도록 훈련을 시킨다. 세츠코는 존의 특이한 수업 방식에 매료된 것인지 아니면 존이라는 인물 그 자체가 좋았던 것인지 점차 관심을 드러내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다. 간만에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끼게 된 세츠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감정은 오래가지 못한다. 다음 회차의 수강 날, 존이 미국으로 급히 떠났다는 황망한 소식을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조카 미카와 함께 말이다. 세츠코는 평소 원수처럼 지내오던 언니..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갚아주는 법

영화 에서 주인공 월터는 모 잡지사 소속 직원이다. 회사는 최근 인터넷 매체가 득세하면서 폐간 위기에 몰렸다. 월터 역시 구조조정의 날카로운 칼끝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월터는 구조조정을 총괄 지휘하던 경영진과는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터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던 어느 날, 엘리베이터 안에서 바로 그 인물과 단둘이 맞닥뜨리게 된 월터, 느닷없이 그를 조롱하더니 심지어 주먹다짐까지 벌인다. 속이 다 후련해지는 순간이다. 물론 이 모든 게 비록 망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기는 하지만 관객들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갑질을 행사해온 직장 상사에게 통쾌하게 앙갚음하는 월터의 행동을 바라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용기가 부족한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망상을 해왔을까? 그렇다면 이번에는 영화가 아닌,..

삶의 격차를 줄여야 하는 이유 '죽음의 격차'

아직 청문회도 개최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벌써부터 불거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딸과 관련한 이슈가 가장 뜨겁다. 50억 원대의 자산과 남부럽지 않은 사회적 지위. 딸의 입시 과정에서 이러한 요소가 반영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으로 인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당사자가 가짜뉴스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그의 딸과 관련한 이슈는 부모 잘 만난 정유라가 “돈도 실력”이라는 발언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것에 빗대어 ‘조유라’라는 비아냥으로 되레 확산되고 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관련 청원이 올라올 정도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2030 청년들의 시위 계획도 알려졌다. 계층 이동을 가능케 했던 사다리는 대부분 사라졌다. 개인의 노력보..

거짓과 욕망의 줄타기 '블라인드 멜로디'

어렸을 적 크리켓 볼에 의해 시신경을 상실한 탓에 시각 장애인이 된 아카쉬(아유쉬만 카라나). 그는 작곡과 피아노 연주에 능한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다.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금손이었다. 아카쉬는 평소처럼 길을 걷다가 오토바이를 운전 중이던 소피(라디카 압테)에 의해 가볍게 접촉사고를 당한다. 이를 계기로 소피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게 된 아카쉬. 이후 그는 소피와 알콩달콩한 관계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 유명 배우이자 소피 아버지의 레스토랑에 자주 출입하던 남성이 아카쉬에게 출장 연주를 부탁해온다. 오로지 자신과 아내 시미(타부)만을 위한, 그의 집에서의 피아노 독주를 의뢰해온 것이다. 연주 대가를 미리 지불받은 탓에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게 된 아카쉬는 약속한 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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