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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경험의 즐거움 539

신과 종교에 대한 성찰 '퍼스트 리폼드'

지금은 신도 수가 예전만 못하고 가끔 관광객들만 드물게 찾아와 기념품을 구입해가곤 하는 퍼스트 리폼드 교회는 250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툴러(에단 호크)는 이 교회의 담임 목사로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교회 신도인 메리(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그녀의 남편 마이클(필립 에팅거)과 함께 툴러에게 상담을 요청해온다. 마이클과 관련한 일 때문이었다. 마이클은 인간의 환경 파괴로 인해 지구가 조만간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믿는 극단주의적 환경운동가였다. 이와 관련하여 구금된 경력도 갖고 있었다. 그는 현재 임신한 아내 메리가 아이를 낳지 않기를 바랐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 아이를 낳는 건 또 다른 죄악을 저지르는 행위에 다름 아니며, 작금의 사회구조는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결코 견딜 수 없을..

가슴 뭉클했던 세 장면 '봉오동 전투'

1919년 3.1운동 이후 일본을 향한 우리 민족의 투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었다. 만주와 연해주 등지에서도 독립군이 속속 조직되는 등 항일 무장 투쟁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독립군의 공격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일본군은 이듬해 이들의 토벌 작전에 돌입한다. 신식무기로 중무장한 일본의 정규군 ‘월강추격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모든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독립군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묘략을 짜낸다. 그들이 가장 잘 아는 봉오동 지형을 활용키로 한 것이다. 독립군을 진두지휘해온 황해철(유해진), 마병구(조우진), 이장하(류준열) 등 세 사람은 조직원들과 협업을 통해 일본군을 봉오동 골짜기로 유인하기로 결정한다. 엄청난 숫자와 첨단무기를 자랑하는 일본 정예군에 맞선 독립군, 이들의 ..

재난 탈출 액션극 '엑시트'

어머니(고두심)의 칠순을 맞아 용남(조정석)의 일가친척들은 모 이벤트홀에 모여 잔치를 벌였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할 즈음, 도심 한가운데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유독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한다. 가스는 순식간에 퍼져 도심 일대를 뒤덮는다. 시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은 그 자리에서 모두 꼬꾸라지고 만다. 가스의 성분이 온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인체에 치명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용남의 가족은 가까스로 가스를 피해 이벤트홀의 옥상으로 대피하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용남의 누나(김지영)가 가스를 흡입한 채 쓰러진다. 이들을 모두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 용남은 이벤트홀에서 근무하는 학교 후배 의주(윤아)와의 의기투합 덕분에 누나를 비롯한 가족들..

지금 여기의 삶에 충실하자 '수상한 교수'

영문학 교수 리차드(조니 뎁)의 기행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갔다. 수업을 휴강으로 처리하는 날이 다반사였으며, 강의실에서 제자들과 함께 담배를 피우는 일도 예사였다. 심지어 캠퍼스 잔디밭에 제자들과 빙 둘러앉아 마리화나를 피우는 모습이 학교 총장인 헨리(론 리빙스턴)에게 발각되는 일도 있었다. 종신 재직권을 거머쥐고 있을 정도로 학교 내에서 영향력이 크고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던 그였건만. 어쩌다 이토록 망가진 걸까? 그가 병원을 방문하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등에서 평소 감지하지 못했던 통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리차드는 담당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듣게 된다. 폐암 4기인 데다 암세포가 등을 포함한 신체 곳곳으로 전이되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내용..

경쾌한 캐주얼 히어로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유럽으로 수학 여행길에 오른 피터 파커(톰 홀랜드). 그는 MJ(젠다야 콜맨)와의 로맨스를 꿈꾸며 괜스레 들떠있다. 절친인 네드(제이콥 배덜런)의 지원사격으로 어떻게든 MJ와 엮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어긋나는 것으로 봐서는 그의 생각처럼 MJ와의 관계를 개선시킨다는 게 그리 호락호락한 일만은 아닌 듯싶다. 8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인 이탈리아 베니스에 도착한 피터 파커와 그의 친구들. 낯선 국가의 이곳저곳을 구경할 생각에 모두들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 바로 그 순간 초대형 빌런 ‘엘리멘탈’이 그들 앞에 끔찍한 모습을 드러낸다. 엘리멘탈의 공격은 가공할 만한 것이었다. 물의 도시 베니스는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모하고 만다. 수학여행 출발 전 쉴드의 닉 ..

인간의 내면 파헤친 미스터리 '누구나 아는 비밀'

동생의 결혼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친인척들이 고향으로 몰려들었다. 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도 모처럼 고향을 방문하게 된다. 간만에 치러지는 결혼 예식은 마치 인력이라도 작용하는 양 그동안 이곳저곳에 흩어져 살던 형제자매들을 고향으로 일제히 끌어 모으고 있었다. 오랜만에 마주하게 된 형제들의 얼굴에는 반가운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드디어 결혼식 당일이다. 엄숙한 분위기의 성당에서 치러진 예식은 더없이 화려하였으며, 새로운 삶을 약조한 동생 내외에겐 수많은 하객들의 축복이 더해졌다. 이어진 피로연은 축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흥에 겨웠고, 참석자들은 무리를 이뤄 함께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추며 분위기에 취해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다. 피로연장 한 쪽에서 다른 이들처럼 축제를 즐기던 라우라의 딸 이레네(칼라 캄프라..

어른들을 위한 동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폴(귀욤 고익스)은 댄스 교습소를 운영하는 애니(베르나데트 라퐁) 및 안나(헬렌 벤상) 이모와 함께 살고 있는 30대 청년이다. 그는 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이모들을 지척에서 돕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에게 유일한 위안으로 다가오는 건 근처 빵가게에서 구입한 달콤한 슈게트 빵이었다. 그는 이 슈게트에 유독 애착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폴은 자신과 같은 건물의 다른 층에 살고 있는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우연히 방문하게 된다. 아무나 들어와서는 안 될 곳처럼 은밀하기 짝이 없는 이 공간에는 마담 프루스트(앤르니)가 정성껏 가꿔놓은 조그만 정원이 꾸며져 있었다. 그녀를 방문하는 손님에게는 허브 차와 마들렌 한 조각이 건네졌으며, 이들을 입에 넣는 순간 어김없이 놀라운 일이 벌어졌..

한글 창제의 막전막후 '나랏말싸미'

세종(송강호)은 말을 담아낼 수 있는 우리글을 만들고자 중국의 언어학 관련 서적들을 모두 탐독하는 등 부단히 노력하였으나 진전이 없자 조바심이 나는 듯싶었다. 급기야 그동안 애써 만들어 온 책들마저 모두 빗속에 내던진다. “한자를 읽지 못하는 백성들에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라는 쓰라린 탄식과 함께였다. 이러한 와중에 일본에서 일군의 승려들이 찾아온다. 이들은 팔만대장경 원판을 줄 때까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며 궁궐에서 시위를 벌인다. 선왕의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을 가해 온 것이다. 이들과 담판을 짓기 위해 전면에 나선 건 해인사 스님 신미(박해일)였다. 신미 덕분에 일본 승려들은 결국 발길을 돌리게 된다. 팔만대장경에 소리글자의 원리가 담겨있다고 주장하던 신미는 산스크리트어 등 다양한 언어에 ..

쓸모 있음은 삶의 원동력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2년 전 실직한 베르트랑(마티유 아말릭)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년 남성이다. 재취업에도 도전해보았지만 어쩐지 여의치가 못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또래에 해당하는 중년 남성들이 수영장에서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다름 아닌 수중발레였다. 때마침 남성 수중발레단의 회원모집 광고와 맞닥뜨리게 된 그는 왠지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그들 무리 속에서 어쩌면 자신도 그들 이상으로 잘해낼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환상을 갖게 된다. 이렇게 하여 문을 두드리게 된 남성수중발레단, 그들의 파란만장한 도전기가 펼쳐진다. 오합지졸 중년 남성들의 파란만장한 수중발레 도전기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수중발레단 멤버들은 베르트랑처럼 하나같이 뭘 해도 되는 게 없는 딱한 처지에 놓여있는 인물들이다. 가족들과..

편 가르기로 인한 갈등 풍자적으로 묘사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외딴 곳에 위치한 저택. 이곳에는 블랙우드가의 두 자매와 줄리안 삼촌(크리스핀 글로버)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두 자매 가운데 언니 콘스탄스(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는 광장공포증을 앓고 있는 탓에 저택 밖으로 한 걸음도 옮길 수 없는 처지이고, 덕분에 동생 메리캣(타이사 파미가)만이 주기적으로 마을을 오가며 생필품을 구해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 두 자매와 사촌 사이임을 자처하는 찰스(세바스찬 스탠)가 저택을 방문하게 된다. 잠시 머무르다 떠날 것 같았던 그는 생각보다 이곳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되고, 그럴수록 찰스를 향한 메리캣의 경계 심리는 눈덩이처럼 커져간다. 영화 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이다. 자신들만의 성에 갇힌 채 살아가는 자매에게 어느 날 사촌이 찾아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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