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이케아(IKEA), 국내 소비자가 호구로 보이나?

새 날 2014. 11. 1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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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IKEA)'는 중저가형 가구, 액세서리, 주방용품 등을 주로 생산하여 판매하는 다국적 가구 기업이다.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그동안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전 세계에 공급해 온 덕분에 현재 세계 1위의 가구업체라는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가구계의 공룡 '이케아'의 국내 상륙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우리 가구 시장에 전운이 감도는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이치일 테다.  그렇다면 과연 이케아는 우리나라에 상륙한 뒤 현지화에 성공하여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이케아코리아 공홈 캡쳐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 며칠새 움직임으로 볼 때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출발부터 온통 잡음 투성이다.  세계 1위의 기업답게 국내 진출로부터 야기될 수 있는 동종 업계의 단순 경계심이 아닌, 제법 심각한 수준이다.  적어도 우리 국민들의 냄비 근성만 아니라면, 영원히 발을 못 붙일 공산마저 점쳐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소비자들은 한국에 진출한 대다수 글로벌 기업에 의해 호갱님 취급을 받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호갱님'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손 쳐도 미국과 유럽 현지 판매가격은 물론이거니와 이웃 국가인 중국과 일본마저도 훌쩍 뛰어넘는 고가의 가격 전략을 들고 나온 건 이케아의 결정적인 패착이 아닐까 싶다. (물론 모든 제품이 그렇다는 건 아니니 오해 마시라) 



일단 물 건너 오기만 하면 가격부터 올리고 보자는 심리가 여타 글로벌 기업들처럼 이번 이케아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전철을 따르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이는 그동안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헌국에선 으레 그런 식으로 판매해야 잘 팔린다고 누군가 귀띔을 해주기라도 한 모양이다.  이쯤되면 제대로 된 현지화 전략 구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러나 이케아가 한국 시장의 성향을 꿰뚫어 보고, 또한 어느새 소비자들의 행태까지 간파, 그에 적절히 대응하며 나름 현지화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글로벌 호갱님'으로부터 본격 탈출 신호를 보내오고 있는 와중이다.  최근 '해외 직구'가 흥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이는 해외 쇼핑몰로부터 제품을 직접 구입하는 방식의 단순한 문제가 아닌, 한국 소비자들이 점차 영악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케아 공홈 캡쳐

 

하지만 이보다 더욱 큰 문제는 이케아가 우리의 자존심을 제대로 구기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시장이 일본의 그것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다고 여긴 탓인지, 그도 아니라면 우리를 철저히 무시한 탓인지 그 속내를 알 수 없지만, 동해 대신 일본해로 표기한 세계지도를 공공연하게 판매해 왔으며,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홈페이지에도 일본해 표기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대목에서 더욱 괘씸했던 건 한국에선 해당 지도를 판매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늘어놓은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과 일본해 표기에 따른 문제점을 진작 인지했으면서도 이를 감춰오다 논란으로 불거진 뒤에야 뒤늦게 사과를 해 왔다는 점 아닐까 싶다.  그들의 사과는 여론에 등 떠밀려 행해진 마지 못한 제스처로 읽힐 뿐, 진정성이라곤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이케아에게 악수로 작용하고 있다.  19일부터 예정이던 서울역 행사가 서울역 측에 의해 돌연 취소되고 말았다.  서울역 관리를 맡고 있는 코레일 측이 이케아의 행동에 부담을 느낀 탓인 듯싶다.  이를 단순히 국수주의니 배타주의 따위의 시선으로 바라볼 사안만은 아니다. 

 

ⓒ경향신문

 

적어도 국내에서 영업을 하려 마음 먹었다면 철저한 현지화가 중요한 문제일 텐데, 가격적인 면에서의 현지화(?)엔 발 빠르게 대응해놓고선 국민들의 정서 따위는 나몰라라 내팽개친 대목에서 완벽한 현지화에 실패한 듯 보이고, 더군다나 시장의 중요도로부터 비롯됐음직한 기회주의적인 행태 역시 우리나라에 발을 들여놓기가 무섭게 문제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본격 판매가 이뤄지지도 않은 시점인데, 오죽하면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을까를 곰곰이 되짚어 봐야 할 테다.

 

결국 이케아가 높은 가격 정책을 내세운 점 등 나름의 현지화 전략은 그럴 듯해 보이나 정작 가장 중요한 국민들의 정서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음이 틀림없다.  아니, 우리를 우습게 여겼음이 분명하다.  국내 소비자를 여전히 호구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케아가 설령 파격적인 가격과 품질 좋은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헤도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진 우리만의 애국 정서를 과연 이겨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내 소비자를 '글로벌 호갱님'으로 판단한 듯 벌써부터 현지화한 가격 전략과 이웃나라 일본 시장에 비해 우리의 그것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행태, 더 나아가 자존심마저 뭉개며 한국적 정서를 철저하게 배제한 데다 변명 같지 않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볼 때 그들의 미래가 결코 밝아보이지만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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