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그 이름만으로도

김창완, 기타가 있는 수필

새 날 2012. 10.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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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의 김창훈, 김창익 두 형제는 산울림 정규앨범 9집 발매 후 음악인의 길이 아닌 보통사람으로 각자의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비록 공식 해체는 아니라지만 해체와 다름 없는 상황에서 홀로 남겨진 김창완, 산울림을 통해 미처 다 표출하지 못한 그의 음악적 열정은 결국 기타 하나만 달랑 매고 솔로로서의 길을 걷게 만든다.

 

김창완의 첫 독집앨범, '기타가 있는 수필'은 이렇게 탄생하였다. 산울림의 활동과 노래에 갈증을 느껴오던 이들에겐 이번 앨범의 출시는 비록 김창완의 솔로앨범이었지만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 마냥 무척이나 반가운 그런 것이었다. 김창완도 이를 의식한 듯 앨범에서 산울림의 흔적을 완전히 없애진 못하였다. 즉 산울림의 한글 이니셜인 '△○ㄹ'의 표기를, 우린 앨범 뒷면에서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더구나 삼각형 안에 김창완의 이름을 적어 넣어, 자신은 산울림 일원 중 한 사람일 뿐이란 걸 밝히고 있으며, 이는 마치 지금은 비록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산울림은 여전히 건재하다라는 것을 웅변이라도 하는 듯하다.

 

 

앨범에 깨알 같이 실린 15개의 곡들은 모두 김창완이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부른 노래들이다. 잔잔한 김창완의 기타 연주와 노래에 더해진 이쁜 노랫말들은 실제 기타소리를 들으며 수필 읽는 느낌울 준다. '기타가 있는 수필'이란 타이틀이 너무도 잘 매치되는 부분이다.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어머니와 고등어', 이번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대부분의 곡들이 서정적이고 잔잔하여 쓸쓸한 늦가을을 연상시키지만, '어머니와 고등어', '무슨 색을 좋아해도' 이 두 곡에선 상대적인 비트감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초야'라는 곡이다. 이글을 쓰며 다시 들어보아도 학창시절 기타로 흉내내며 열심히 따라 불렀던 생각에 역시나 감회가 새롭다. 이 앨범의 유일한 둘째 김창훈의 곡으로서 자신의 결혼 첫날밤 느낌을 표현한 곡이란다. '꿈'이란 노래는 일종의 토크송이다. 즉 기타 연주와 함께 음정 없이 가사만 읊조린다.

A면의 타이틀곡 '그래걷자'와 B면의 '계절이 끝날 무렵' 그리고 '내 방을 흰색으로 칠해주오'도 공중파 매체를 통해 제법 자주 소개되어진 곡들이며, 애잔하여 지금과 같은 늦가을 정취에 무척이나 어울릴 법한 노래들이다.


발매 : 대성음반 DAS-0149

A면
1. 그래걷자 (작사, 작곡 김창완)
2. 초야 (작사, 작곡 김창훈)
3. 내 방을 흰색으로 칠해주오 (작사, 작곡 김창완)
4. 당신이 날 불러주기 전에는 (작사, 작곡 김창완)
5. (작사, 작곡 김창완)
6. 어머니와 고등어 (작사, 작곡 김창완)
7. 내게 다가와 주세요 (작사, 작곡 김창완)
8. 비닐장판의 딱정벌레 (작사, 작곡 김창완)

B면
1. 계절이 끝날 무렵 (작사, 작곡 김창완)
2. 식어버린 차 (작사, 작곡 김창완)
3. 내 화가여 (작사, 작곡 김창완)
4. 그대여 (작사, 작곡 김창완)
5. 무슨 색을 좋아해도 (작사, 작곡 김창완)
6. 나는 기다리네 (작사, 작곡 김창완)
7. 내 그림자속에 (작사, 작곡 김창완)
8. 시장에 가면 (건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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