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박근혜 대통령 유럽 순방, 그 화려함 속 감춰진 이면

새 날 2013. 11. 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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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 방문을 위해 전용 비행기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 그 첫 상대국인 프랑스에 2일 무사히 안착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에는 2일부터 4일까지 머무를 예정이란다. 

 

박 대통령, 서유럽 순방길에 올라

 

그런데 모든 국민들의 축복을 받으며 떠나거나 먼 이국땅에 사는 우리 교민들에게서 환대를 받았으면 더 없이 좋을 뻔한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길, 그렇지 못한 듯하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프랑스에 도착한 2일 서울 도심에서는 국가기관의 조직적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개최되었고, 프랑스 현지에서는 한인회 교민들이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일정에 맞춰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엔 트로카데로 인권광장에서, 3일엔 팔레 루아얄 광장에서 박 대통령 환영(?) 촛불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란다.  다음은 박근혜정권 출범 8개월째를 맞아 연이어 터지고 있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멀리서 바라보았던 재불 한인들의 따끔한 일성이다.

 

쿠데타로 집권, 18년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말살한 독재자이자 항일독립운동가 탄압의 앞잡이로 일제에 충성했던 박정희의 딸이기도 한 박근혜는 과연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통령인가?  박근혜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한국인은 시민의 양심과 의무와 권리를 위해 현대 민주주의의 혁명적 발발점인 이곳 프랑스에서 그 역사의 증인들인 프랑스 시민들과 연대해 자유와 평등과 박애의 거침없는 시민의 목소리를 박근혜씨에게 들려 주고자 한다.

 

프랑스 현지에 내걸린 박 대통령 환영 플래카드

 

미국의 워터게이트보다도 총체적이고 추잡한 정치 공작이 아닐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씨는 국민을 향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헌법에 따라 2012년 대통령 선거는 무효이며 이 건의 수사 주체에 의혹 대상인 집권 여당과 청와대가 전면적으로 배제되어야 하고, 박근혜는 이 모든 사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을 요구한다.

 

프랑스 교민들, 부정선거 수혜자인 박 대통령 규탄

 

참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역만리 타향에 사는 교민들에게 있어 우리 대통령의 방문은 무엇보다 반가운 일임에 틀림 없을 텐데, 모두가 기뻐하며 즐거이 환대해도 시원찮을 판에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다른 곳도 아닌, 현대 민주주의의 발원지랄 수 있는 서유럽 국가에서의 일이다.  단순한 부끄러움을 넘어 국가 이미지에도 커다란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SBS

 

박 대통령 본인의 자업자득이랄 수 있겠지만, 이를 바라봐야 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더욱 혼란스럽다.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본인과는 무관한 일이며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항변해 오던 박 대통령의 태도는 시간이 흘러도 전혀 변함이 없다.  지난달 23일 문재인 의원의 대선 불공정 규탄과 책임있는 사태 해결 촉구에 대해, 그리고 29일 정의당 천호선 대표의 대통령 하야 언급에 대해서도 일절 대응 없이 속만 부글부글 끓고 있노란 청와대의 반응이 언론에 살짝 언급된 바 있다.

 

떳떳하다면 왜 굳이 속만 끓인 채 제대로된 대응을 못하고 있는 걸까?  국정원 뿐 아니라 국군과 국가보훈처 그리고 안전행정부 등 정부기관들마저 대선에 개입한 흔적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이를 수습한답시고, 철저한 수사를 약속할 테니 정치적 공방을 자제해 달라는 압박을 야당에 가한 채 서둘러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여권에선 신호를 기다렸다는 듯 전공노의 대선 개입 의혹 주장을 펴며 맞불을 놓았다.  예상대로 조직적 물타기가 등장한 셈이다.



부정선거의 최대 수혜자 박 대통령, 여전히 자신과는 전혀 무관한 듯 무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꼬리 자르기로 자신의 결백을 억지 짜맞추기하겠노란 의중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2일 보도된 프랑스 르 피가로지와의 인터뷰에서 공약 파기 논란과 권위주의 체제 회귀 비판 질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국내에서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대응 태도와는 정반대였다.  박 대통령은 "권위주의로 돌아간다는 주장은 정치적 공세일 뿐이다.  야당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이를 권위주의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할 순 없다.  오로지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것이다"라며 항변했다. 

 

국가적 망신 초래한 부정선거

 

과연 이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까?  외국에 나가선 오로지 국민 행복만을 위해 대통령이 되었다며 주장하는사람이 국내에서는 그와는 전혀 다른,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  자신에 의해 초래된 정국 상황에 대해선 나 몰라라 내팽개친 채 툭하면 해외 순방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제껏의 순방일정을 되돌아보면 타이밍도 참 절묘하다.

 

아울러 자신이 철석 같이 약속했던 공약을 어쩌면 그렇게도 쉽게 파기하며 후퇴시킬 수 있는 걸까.  복지공약부터 교육공약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제대로 지켜지는 게 있던가.  인터뷰를 할 때 아무리 참모가 써준 대본만을 그대로 읽어내려간다 해도 최소한 앞뒤가 맞는지의 여부는 스스로 검증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인터뷰 말미엔 '몰래 꾸며진 선거'라는 소제목으로 우리의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논란이 언급됐단다.  박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국가 정보 기관이 개입한 의혹에 발목이 잡혔다며, 국정원이 대선기간 동안 박 대통령을 적극 지원했고 트위터에도 최소 5만 6000건 이상의 트윗을 남겼다는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기간동안 대한민국 역사상 국격이 이토록 높았던 적은 없었다며 말도 안 되는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바 있다.  물론 그럴 리 없겠지만, 그의 발언이 모두 사실이라 인정해 보자.  그렇다면 이명박정권 때 한껏 높여 놓았다던 국격, 박근혜정권 들어와 지하실 바닥까지 뚫고 저 아래로 떨어진 셈이다. 

 

현대 민주주의의 발원지인 서유럽에 가서 한때는 전 세계 자랑거리였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후퇴하는 모습을 대통령이 몸소 보여주게 되어 참담한 기분마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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