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홍 종북 발언 배상 판결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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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막말과 독설로 유명한 KBS 아나운서 출신 정미홍 더코칭 대표가 종북 트윗으로 인해 손해배상을 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지난 5월 변희재씨의 이정희 통진당 대표에 대한 종북 발언의 배상 판결에 이은 잇따른 손배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은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정미홍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정미홍 종북 발언, 손해 배상 판결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 외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 모두를 기억해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합니다. 기억합시다.  국익에 반하는 행동, 헌법에 저촉되는 활동하는 자들, 김일성 사상을 퍼뜨리고 왜곡된 역사를 확산시켜 사회 혼란을 만드는 자들을 모두 최고형으로 엄벌하고 국외로 추방하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녀가 지난 1월 19일 자신의 트윗에 남긴 글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이와 같은 그녀의 종북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이지만 '종북'이라고 매도되면 사회적 평가가 현저히 침해되고 정치인은 정치적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라며 1월 25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낸 바 있다.

 

원고를 종북 성향 인사로 볼 수 있는 근거라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를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이라고 단정해 지칭한 점은 진실하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공적인 존재인 원고의 정치적 이념이라는 공적 관심사에 대한 것이므로 표현의 자유가 넓게 인정돼야 할 문제란 점을 고려하더라도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넘어선 위법한 행위이다. 남북이 대치하는 우리 현실 등을 고려하면 우리 사회에서 종북 인사로 지목되면 사회적 평판이 크게 손상될 것임이 명백하다.

 

재판부의 판시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김 구청장을 종북 인사라 단정하며 지칭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되며, 위법한 행위라는 의미이다.  비록 1심에 불과하지만 이번 판결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상당하다. 

 

우리 사회의 '종북' 오남용 폐해

 

과연 '종북(從北)'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집권 정당인 조선노동당과 그 지도자인 김일성, 김정일 등의 외교 방침을 추종하는 경향을 일컬으며, 주체사상과 같은 북한의 체제를 흠모하고 그를 따르거나 그러한 태도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종북'이란 단어가 과연 그러한 의미로만 국한되어 쓰이는 게 맞는 걸까?  그렇지 않다.  원래의 의미와 달리 크게 확대 해석된 범주의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이에 대한 정답은 김성환 구청장의 소송과 지난 5월에 있었던 이정희 통진당 대표와 그녀의 남편이 변희재씨를 상대로 하여 1,500만원의 배상 판결로 승소한 재판부의 판시 내용에 담겨있다.

 

원고들은 그동안 사회 활동으로 이념이나 사상을 어느 정도 검증받았다.  피고들이 근거로 삼은 정황만으로는 이들이 북한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반대 정황도 엿볼 수 있다.

 

이정희 대표와 그녀의 남편에 대한 변희재씨의 손해배상 판결 당시 재판부의 판시 내용이다.  국가보안법이 서슬 퍼렇게 존재하고 있고, 남과 북이 여전히 대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인 한반도에서 북한과 관련된 문제 만큼 예민한 사안도 드물 것이다.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정략적으로 역이용하려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소위 보수라 자처하는 세력과 그의 코스프레 집단들은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을 모두 싸잡아 종북이라 지칭하며, 이들을 낙인찍고 사상의 덫에 가둬 매장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집요하다 못해 주도면밀하기까지 하다.  한 번 덧씌워진 종북 이미지는 앞선 언급에서처럼 우리만의 독특한 남북 대치 상황 때문에 만인의 지탄 대상이 되며 자칫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될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상흔을 안게 된다.

 

현재 종북이라며 매도 당하고 있는 사람들 대다수는 북한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북한의 체제와 부자 세습 등 운영 행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안타까워 하고 있지만, 어차피 같은 민족이고 함께 할 수밖에 없다는 운명 공동체란 생각에 전쟁 위협과 같은 다툼 없이 평화적으로 공존하자는 생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결국 한반도 내에서의 평화를 주장하는 이들, 그리고 현재의 집권 세력과 뜻을 함께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한데 싸잡혀 작금의 종북 세력으로 매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정미홍 손해 배상 판결이 갖는 의미

 

앞선 이정희 대표와의 소송에서 패한 변희재씨도 그렇지만, 정미홍씨 또한 일상 활동과 발언에 대한 사회에서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라는 점, 사실상 부인하기 어렵다.  때문에 이들이 맨 앞에서 '종북'을 외쳐대며,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을 향해 노상 "종북 종북" 거리고 있으니, 일반인들 또한 그들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 자연스레 수긍하며 따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 저변에 종북이란 단어가 이렇듯 활개칠 수 있게 된 건 바로 변희재씨나 정미홍씨와 같은 분들의 영향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상급법원이나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아니기에 이분들에 대한 잇따른 손해배상 판결이, 우리 사회에 지금 당장의 큰 변화를 불러올 순 없겠지만, 적어도 '종북'이란 단어를 사용함에 있어 한 번쯤은 움찔하며 되돌아보게 하는 효과를 제공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것만으로도 사실상 이번 판결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또한 여타의 소송에 대해서도 비슷한 결과가 있으리라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당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낸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 소송 또한 다음달 7일 판결이 예정되어 있다.  앞으로 종북이란 단어가 오용되거나 남용되는 일이 이땅에서 점차 사라져 가길 기대해 본다.

 

 

물론 변희재씨도 이미 항소를 예고한 바 있고, 정미홍씨 또한 전혀 반성 따위 없이 여전히 "종북 종북" 거리고 있다.  심지어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문제점마저 언급하고 있다.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끝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정신 승리를, 자신의 트윗을 통해 내비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툭하면 종북이란 단어를 내뱉으며 입에 담고 사는 사람들, 이들의 입에 재갈이 물리고 철퇴가 내려질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정미홍씨의 억지스런 정신승리가 이러한 상황을 대변해주는 듯한 느낌이다.

 

비록 항소를 통한 상급 법원에서의 판결이 남아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최근 재판부가 종북 발언에 대한 명예훼손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잇따르고 있어 이번 판결이 종북 발언을 달고 사는 이들에게 충분히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각성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으리라 판단되며, 앞으로 종북이란 단어의 오남용 없는 사회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배상 판결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