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게 배웅 따윈 없어

쾌락추구보다 목적지향적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

새 날 2013. 8. 2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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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구는 타고난 것이며 욕구를 강도와 중요성에 따라 다섯 단계로 분류한 이론이 이른바 매슬로의 "욕구 5단계설"입니다.  이는 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상위 단계에 있는 또 다른 욕구가 등장하게 되며, 그의 충족을 요구하는 형태로의 욕구 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매슬로의 욕구 5단계설

 

가장 먼저 요구되는 욕구는 다음 단계에서의 달성하려는 욕구보다 강도가 세며, 해당 욕구가 충분히 만족스럽게 충족되었을 때에만 상위 단계의 욕구로 성장하게 됩니다.  즉 인간의 욕구는 하위 단계의 욕구를 충족시켜야만 그보다 상위인 다음 단계의 높은 욕구가 발현된다는 것이 이 이론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재단

 

1단계의 욕구는 배고픔을 면하거나 생명 유지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의식주에 대한 욕구, 종족본능을 위한 성적 욕구를 포함하는 생리적 욕구를 의미합니다. 

 

이 단계가 충족되면 점차 욕구 단계가 올라가 마지막 5단계에선 자신의 재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성취하려는 최고 수준의 욕구 단계, 즉 자아실현의 욕구가 나타나게 됩니다.  다른 욕구와 달리 이 단계에서의 욕구는 충족될수록 더욱 증폭되는 경향을 보여 일명 "성장욕구"라 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욕구 충족을 통해 얻어지는 행복감은 매슬로의 욕구 5단계설에 의해 나뉜 것처럼 단계가 높다고 하여 더 높은 것도, 낮은 단계라고 하여 상대적으로 더 낮은 것은 분명 아니랍니다.  즉 매슬로의 욕구 5단계는 행복감의 정도를 계층적으로 수직 배열해 놓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행복감은 육체의 평안을 통해, 사회적 유대를 통해, 명예를 통해 그리고 자신의 능력 개발을 통한 자아실현을 통해 각각 또는 복합적인 형태의 성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욕구의 수준에 따라 행복감이 반드시 비례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쾌락과 목적지향적 욕구 충족으로부터 오는 행복감

 

그런데 매슬로의 욕구 5단계에서의 계층화된 욕구가 앞선 설명에서처럼 모두 비슷한 행복감을 주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하위에 놓인 욕구 충족, 즉 순간적인 희열을 주는 쾌락에 가까울수록 인간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미국 노스케롤라이나대학 심리학과의 바버라 프레드릭슨 교수팀이 면역 조건이 동일한 8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사회적 교류나 성취감으로부터 오는 목적지향적 행복과 성욕과 식욕 등 단순히 순간적인 욕구를 채우는 것으로부터 오는 쾌락적 행복을 구분하여 면역세포에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를 실험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이들이 모두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긴 하지만, 우리 몸의 세포는 분자 수준에서 이를 매우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쾌락적 욕구나 목적지향적 욕구를 충족시킨 결과 이들로부터 전해져오는 행복감의 정도나 종류에는 분명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쾌락적 행복을 느낀 사람들은 혈액 단핵구 세포에서 스트레스와 연관되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염증 발현 유전자가 증가하는 반면, 목적지향적 행복에서는 이 유전자가 오히려 억제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쾌락적 욕구 충족과 목적지향적 욕구 충족에 대하여 정신적으로는 같은 행복감을 누릴 수 있지만, 신체적으로는 행복감의 종류를 미리 인지하여 그에 따라 달리 반응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목적지향적 삶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

 

이에 연구진은 "고상한 행복보다 감각적인 행복감을 더 많이 경험하는 사람들이 빈 칼로리와 맞먹는 감정을 소모한 것으로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이들은 일상생활에서 단기적인 행복을 얻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체에 부정적인 결과를 얻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세포 차원에서 사회적 연대감이나 목표 의식에 근거한 높은 차원의 행복감에 더 좋은 형태로 반응하고 있으며, 결국 순간의 쾌락보다는 목적지향적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몸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로부터 쾌락을 찰나적인 쾌감이나 행복감을 가져다 주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에게 해롭다며 금기시해온 경향이 있어 왔습니다.  이번 실험 결과는 이에 대한 당위성을 나름 과학적으로 증명해준 셈이며, 매슬로의 욕구 5단계설이 상당히 쳬계적이며 과학적인 이론이란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는 것입니다.

 

동일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더라도 매슬로가 이론화한 보다 고차원적인 욕구를 지향해야 하는 이유를 우린 우리의 신체적 반응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순간적인 쾌락 지향의 삶은 정신적으로는 무한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지언정 그에 비례하여 물리적인 신체적 손상으로 차근차근 체내에 축적되어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낳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목적지향의 삶은 오히려 그러한 신체적 손상을 억제시키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순간적인 쾌락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아실현의 보다 고차원적인 욕구 충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인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설파하고 있는 "국민행복론"의 근저에도 바로 매슬로의 욕구 5단계설이 바탕으로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물리적 토대가 가장 낮은 단계의 욕구를 제대로 해소시켜주지 못한다면 이번 실험에서처럼 궁극적으로 이를 좇아야 하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결과를 낳는 셈이니,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도 위정자들과 정부의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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