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게 배웅 따윈 없어

숙취 해소? 제거? 그딴 게 있을 리 없잖아

새 날 2013. 12. 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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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연중 가장 많은 술자리 모임이 있는 연말연시 시즌을 우린 지금 관통해 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나 대부분의 모임이 주말 근처를 택하다 보니 12월 매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밤은 술에 절어 파김치가 되기 일쑤다.  덕분에 연말 술자리 모임은 즐거운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음주자 비음주자 모두에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고달픈 시즌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문화일보

 

과음한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숙취가 개인적으로 너무 싫다.  몸도 고달프지만 그로 인한 시간 낭비가 무척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숙취 정도에 따라 그로부터 탈출하게 되는 소요시간도 각기 다르다.  당연한가?  일반적으로 숙취 증상으로부터 벗어나는 데엔 꼬박 24시간이 걸린다.

 

숙취 현상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알코올이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환된 후 다시 물과 CO2로 분해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 몸에 두통이나 구토 그리고 피로감, 졸음, 복통, 설사, 결막충혈 등을 유발하게 된다.  결국 숙취 해소란 아세트알데히드의 제거를 의미하는 것이고, 간의 특정 효소가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이 효소의 활동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성분을 밝힐 수 없을 뿐더러 그렇다고 하여 해당 효소를 인위적으로 체내에 넣을 수 있는 방법도 딱히 없단다.



그렇다면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숙취해소제 내지 제거제의 정체는 과연 무얼까?  앞서 언급됐듯 숙취의 주범 아세트알데히드를 없애는 방법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때문에 이들은 아세트알데히드의 직접적인 제거를 돕는 게 아닌, 단순히 간의 활동이 원활하도록 보호해 주어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역할만을 담당한다.  그 정도가 어디냐고?  과연 그럴까?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숙취 해소제 한 병에 들어있는 성분을 분석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부분의 제품들이 1일 권장 섭취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나마도 숙취해소제의 성분이 충분하여 간을 정상적으로 보호해 준다손쳐도, 이후 효소를 만들어내기까지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에 체내로 섭취하자마자 숙취를 없애 효과를 본다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숙취해소제 판매업체들이 간 건강에 이롭고 심지어 숙취 해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고 선전하고는 있지만 그 효과,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 게 맞겠다.

 

ⓒ한국경제

 

한편 최근엔 여성들의 숙취해소 음료 구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코 바람직스러운 현상은 아니지만 여성의 사회 참여 활동이 왕성해졌다는, 긍정적인 신호로서의 측면으로 바라봐도 무방할 듯싶다.  세븐일레븐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숙취해소 음료 구매자 중 여성 비율이 2012년 20.7%에서 올해 22.8%로 높아졌단다.  이는 여성들만의 신체적 특성을 겨냥,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여 시중에 대거 내놓은 업체들의 마케팅 영향이 크게 작용한 탓인데, 과학적으로 효과가 거의 없는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와 같은 현상은 업체의 상술과 술 권하는 우리의 문화, 그리고 약물에라도 의지하고픈 현대인의 나약함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 아닐까 싶다.

 

그래도 왠지 술을 마시기 전이나 후에 숙취 해소 음료를 마실 경우 속이 편안해지는 듯한 느낌을 얻는다고?  일종의 플래시보 효과 아닐까 싶다.  그럼 우리를 괴롭히는 숙취 해소 방법은 진정 없는 걸까?  좋은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간단하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된다.  그래도 마셔야 할 상황이라면?  양을 적절히 조절하여 무리하지 않으면 될 테다.  그도 아니라면? 

 

아세트알데히드 제거 방법이 요원한 가운데 약에 의한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이미 밝혀졌고, 결국 음주 전과 후 음식으로 조절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유일할 듯싶다.  음주후 물과 당분 섭취는 필수다.  연중 가장 많은 양의 알코올이 우리 체내로 흡수해 들어오는 이 즈음, 댁의 간은 안녕하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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