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별이 되고 싶은 꿈, 이뤄질까?

새 날 2018. 1. 2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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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때문에 거의 볼 수 없는 환경이지만, 어릴 적엔 그래도 밤이 되면 하늘에 제법 많은 별들이 총총히 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가운데서도 유독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면서 이건 누구의 별, 저건 또 누구의 별.. 이런 식으로 이름을 갖다 붙이거나 소망을 바랐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었을 것 같다. 아니 그러한 경험이 전혀 없었다고 해도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비슷한 장면을 종종 봤음직하다. 


"난 밤하늘의 별이 될 테야"  


그런데 꿈속에서도 이뤄지기 어려울 듯한 이러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비록 실제로 별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비슷한 소망을 이루도록 해주니 말이다. 옆나라 일본에서의 일이다. 죽은 사람을 화장한 뒤 그 유골을 캡슐에 넣어 인공위성을 이용, 대기권 밖으로 쏘아올려 별이 되고 싶다는 살아 생전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방식이다. 이른바 '우주장'이다. 이는 수많은 종류의 장례 방식 가운데 하나다.



우주로 쏘아올려진 망자의 유골은 지구 주위를 수년 간 돌다가 대기권에 돌입한 뒤 유성처럼 타 없어진다고 한다. 유골이 불꽃처럼 영원히 사라지기까지 가족들은 휴대폰의 앱을 통해 유골 캡슐이 실린 위성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비록 인공위성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지구에서 바라볼 땐 밤하늘에 떠 있는 또 다른 별로 받아들여질 테니 망자가 생전에 바랐던 꿈을 이룬 셈이 되고, 망자에 대한 가족들의 그리움은 바로 이 인공위성이라는 별의 이동 경로를 통해 눈으로 확인하며 달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방식의 장례는 망자의 안장 공간이 부족하여 장례문화가 화장 형태로 급격히 재편되고, 아울러 이후에는 납골당 부족 현상마저 심화되는 현실 속에서 수목장처럼 장례문화의 대안 가운데 하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인구는 지난해 기준 126,451,398명으로 세계 10위에 올라 있으며, 우리나라 인구는 51,778,544명으로 27위에 랭크돼 있다. 일본이 두 배가량 많다. 하지만 사망자 수는 그 간극이 제법 크다. 2016년 일본의 사망자 수는 약 130만 명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고령화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겪게 된 산물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2016년 총 사망자 수 280,827명으로 집계됐다. 1983년부터 시행 중인 사망원인통계 작성 이래 최대라고 한다. 일본의 현재는 우리의 10년 내지 20년 후의 미래 모습에 가깝다. 마찬가지로 급격한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 역시 일본처럼 얼마 후 사망자 수의 변동을 겪을 것이며, 일본처럼 장례 문화에도 적잖은 변화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우리 역시 매장보다는 화장을 선호하는 장례문화로 급격히 변화했듯이 말이다. 근래엔 수목장 등 다양한 방식의 장례가 도입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일본이 먼저 선보인 우주장 역시 가까운 장래에 우리의 또 다른 장례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별이 되고 싶다

살아서 별이 되고 싶다

언제나 너의 눈에 잘 띄는

밝고 아름다운 별이 되고 싶다


별이 되고 싶다

죽어서도 별이 되고 싶다

언제나 너를 지켜주는

크고 영롱한 별이 되고 싶다


별이 되고 싶다

너에게서 가장 가까운 거리

밤 하늘의 별이 되고 싶다

푸른 하늘의 별이 되고 싶다


안재동 시인의 '별이 되고 싶다'라는 제목의 시다. 이 낭만적인 꿈을 죽어서라도 이룰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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