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날선 설렘

인사동, 어디까지 가봤니?

새 날 2016. 2. 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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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품 및 고서적을 취급하는 화랑 그리고 상인, 아울러 각종 다양한 작품들로 때맞춰 옷을 갈아입는 아트센터와 그윽한 다향을 연신 내뿜는 전통찻집, 우리 조상들의 소박한 삶을 보여주는 옛스러우면서도 단아한 민속공예품을 파는 가게 등이 밀집한 풍경은 인사동만의 독특한 볼거리이다. 근래엔 관광객들이 몰려들자 자연스레 형성된 길거리 음식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곤 한다. 하지만 이곳이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에 항거한 우리 민족의 기념비적 사건 '3.1 독립운동'의 시작점이란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아울러 조선시대의 대표 유학자인 이율곡 선생의 집터와 매국노 이완용의 집터, 을사조약 체결에 분개하여 자결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민영환의 자결터 그리고 서울의 중심임을 알리는 중심 표지석 등이 이곳 인사동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 또한 그다지 많지가 않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선 우리가 자주 접하면서도 그동안 쉽게 놓쳐 왔던 인사동의 이면 곳곳을 살펴보려 한다.

 

인사동, 어디까지 가봤니?

 

 

인사동에 새로운 놀거리가 등장했다. 다름아닌 인력거다. 관광객을 뒤에 태우고 자전거를 이용하여 인사동 주변을 도는, 새롭게 선을 보인 관광상품인 듯싶다.

 

 

아기자기한 민속공예품을 파는 가게의 모습

 

 

인사동의 흔한 골목길 풍경

 

 

쌈지길 앞 풍경

 

 

남미 계열로 추측되는 외국인 한 무리가 단체 사진을 찍던 곳

 

 

핸드메이드 상품을 진열, 판매하는 곳

 

 

인사동 5길로 들어서서 주욱 걷다 보면 좌측에 태화빌딩이 등장한다. 이 건물 앞마당에 독립선언 유적지가 있다. 이곳은 을사경술조약 당시 매국노들의 모의처로 사용됐던 곳이자 이완용의 집터이기도 하다. 3.1운동 때 해당 조약을 무효화한다는 의미로 이곳에서 독립선언식이 거행되었다고 한다.

 

 

태화빌딩 옆 건물엔 민영환의 자결터임을 알리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이웃하고 있는 하나로빌딩 자리는 과거 순화궁터였으며, 이 건물의 1층 로비에는 순화궁에서 경복궁으로 드나들기 위해 말에 오를 때 편하게 이용했다고 하는 하마석이 놓여 있다.

 

 

하마석 곁에는 건양 원년이던 1896년, 서울의 한복판임을 알리기 위해 세워진 서울 중심점 표석이 위치해 있다.

 

 

 

인사동길 사이로 난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좁다란 골목길, 전면에 우뚝 선 종로타워 건물과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밴 승동교회의 담벼락 모습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골목 안쪽으로는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수십년 전 가옥 형태가 온전한 모습 그대로 보전되고 있었으며, 온갖 음식점들로 즐비했다. 

 

 

 

1904년에 설립된 승동교회, 그리고 교회 안쪽에 위치한 3.1 독립운동 기념비, 3.1 독립운동 당시 이 교회 지하실에서 독립선언서가 인쇄되었으며, 교회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학생시위운동이 전개되었다고 한다. 

 

 

이율곡 선생의 집터를 알리는 표지석 역시 승동교회 안에 위치해 있으나 진짜 집터는 이곳이 아니다.

 

 

 

 

승동교회 전경

 

 

교회 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건물,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으나 수명이 다된 듯 보수 작업이 한창이다.

 

 

인사동이나 북촌 관광지구의 특징 중 하나를 꼽으라면 외국어로 된 상점 간판을 볼 수 없다는 점 아닐까?

 

 

이 호텔이 들어선 터가 실은 앞서 언급한 이율곡 선생의 집이 있던 곳이다.

 

 

하지만 무슨 연유인지 표지석은 승동교회로 옮겨져 관리되고 있다.

 

 

인사동 14길 골목에 위치한 카페 '귀천', 고 천상병 시인의 흔적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인사동에서 다소 떨어진, 천도교 수운회관 옆 골목길에 위치한 민가다헌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 주택은 서울시 민속자료 제15호로 지정되었으며 일제 당시 화신백화점을 설계했던 건축가 박길룡의 작품으로, 한국주택사의 변천 과정을 알리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한다. 안에 들어갈 수가 없어 밖에서만 슬쩍 감상해 본다.

 

이번 포스팅에선 그동안 자주 들렀던 곳이지만, 미처 알지 못했거나 애써 외면해 왔던 인사동의 이면 곳곳을 살펴 보았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마실도 즐겁지만, 때로는 이러한 방식의 마실도 나름의 묘미가 있는 것 같다. 모처럼 맞이한 긴 연휴, 인사동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녀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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