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날선 설렘

도심속 전통의 멋, 인사동 대표 풍경 4선

새 날 2016. 2. 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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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으면서 우리만의 전통을 맛볼 수 있게 하거나 고즈넉함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 무척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곳 중 하나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특별한 목적이 없더라도 이곳을 자주 찾는 편이다. 아무 생각 없이 인파에 파묻혀 무리에 휩쓸린 채 따라 돌아다니는 잔재미도 때로는 아주 쏠쏠하다. 오래 전, 인사동 하면 으레 전통 찻집이 연상되곤 하여 왠지 이곳에 오면 전통차 한 잔 정도는 반드시 마셔주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 따위가 느껴지곤 했으나, 지금은 그저 이곳 주변을 걷는 일만으로도 행복감이 전해져온다. 인사동은 바로 그러한 곳이다.

 

설 명절 연휴 첫날, 나와 아내는 본격적인 명절 준비에 앞서 바람을 쐴 요량으로 잠시 짬을 내어 또 다시 인사동으로 향했다. 그동안 특별한 목적 없이 이곳을 지나다니곤 했으나 이번엔 왠지 상당히 의도적이면서도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갖고 움직이고 싶었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하차, 6번 출구로 나온다. 이곳이 북촌보다 더 글로벌한 여행지라는 느낌은 인사동 부근을 돌아다니는 해외 여행객들의 면면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북촌의 경우 중국인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이곳의 여행객 국적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계획적인 마실을 위해 북인사 관광안내소에 들러 인사동 관광안내지도를 펼쳐들었다. 예상대로 우리가 평소 모르고 지나쳐 왔던 것들이 요소요소에 특별한 의미를 담은 채 숨어있었다. 이번 포스팅은 그 중에서도 인사동을 대표할 만한 '인사 풍경 4선'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한다. 북촌에는 북촌 8경이 있듯, 인사동에도 대표 풍경 지점 4곳이 지정되어 있다. 

 

Place 1 : 북인사마당 붓조형물에서 바라보는 인왕산의 사계

 

 

안국역 6번 출구에서 나와 진행 방향으로 걷다 보면 붓을 형상화한 커다란 조형물이 나타난다. 북인사마당이다. 이곳에서 큰길 방향을 바라보면 큰 산 두 개가 눈앞에 펼쳐지는데, 그 중 좌측이 인왕산이고 우측이 북악산의 모습이다.

 

 

인사동 대표 풍경 4선 중 1지점은 다름아닌 '인왕산의 4계'라 지칭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의 뷰로는 겨울철 인왕산의 특징을 나타내기엔 턱없이 부족한 느낌이다. 올 겨울 서울에선 눈을 아예 구경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2지점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Place 2 : 인사아트센터 5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는 인사동과 종로 일대

 

 

주말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연휴 첫날이라 그런지 평소와 달리 인사동 거리는 무척이나 한산했다. 인사아트센터는 북인사마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6층 건물인데, 현재 각 층마다 각기 다른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며,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고 있다.  

 

 

 

인사동의 또 다른 명물 쌈지길엔 사람으로 가득하다. 인사아트센터는 바로 쌈지길 맞은 편이다.

 

 

인사아트센터 6층 전시실에서의 관람을 마치고 5층 테라스로 향했다. 2지점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다. 테라스 난간 앞에 섰다. 발 아래 나무 데크가 삐걱거리는 바람에 다리가 후덜거린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잽싸게 쌈지길을 비롯한 주변 풍광을 사진에 담는다.

 

 

인사아트센터 입구에서 보이는 바깥 인사동길 풍경, 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외국인이 보여 이채로웠다.

 

Place 3 : 인사동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인사동 14길

 

알다시피 우리가 흔히 찾는 인사동의 주 통로는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이곳을 한 번씩 훑으며 지나가는 게 인사동 관광의 전부라 해도 사실 과언이 아니다. 나 역시 그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맛집도 그렇거니와 각종 유명 찻집 등은 실상 골목 이곳 저곳에 숨어있다. 이번 3지점은 그러한 골목길 중 한 곳이다. 바로 인사동 14길 안쪽 골목길 풍경이다.

 

 

골목 안쪽으로는 각종 음식점과 카페들이 즐비하고, 저 뒤로는 천도교 본관 건물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혹시 '귀천'이란 간판이 보이는가? 그래 맞다. 이를 보면 고 천상병 시인이 떠올라야 정답이다. 인사동 골목길의 대표 풍경이라 할 만한 곳이다.

 

Place 4 : 한옥으로 이루어진 차와 그림의 공간, 경인미술관

 

이곳도 골목 안쪽 깊숙이 위치해 있으나 도심속 고즈넉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이기에 많은 분들이 자주 들러가는 공간이다. 나 역시 자주 들렀던 곳이다.

 

 

한옥 건물 안쪽에선 전통차를 즐길 수 있는 찻집이 운영되고 있으며, 여타의 건물에선 미술 전시회가 열려 지나가는 관광객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곤 한다. 인사동길을 걷느라 지쳤다면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건 어떨까.

 

인사동은 평소 자주 찾던 길이자 공간이고 장소이긴 하지만, 이렇듯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으니 무언가 더욱 색다르게 다가온다. 아울러 이를 부러 찾아다니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 하는 느낌이다. 때로는 마실에 목적을 부여하는 것 또한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요근래 몸소 체험하게 된다. 이번 설 명절 연휴, 가족 친지 혹은 친구들과 함께 인사동 마실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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