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우리가 4.29 재보선에 관심 가져야 하는 까닭

새 날 2015. 4. 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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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서울 관악을에 출사표를 던졌던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19일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야권 단일화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건 역시 새누리당이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20일 이상규 후보의 사퇴에 대해 옳지 못한 일이라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야권 단일화를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모두 네 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때문에 대중들의 관심에서도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모습이 확연합니다.  하지만,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정국과 그로 인한 파장을 고려해볼 때 이번 선거가 역대 그 어느 선거보다 중요하게 와닿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야권 분산 효과라는 어부지리를 등에 업은 새누리당은 4석 중 적어도 3석에서의 승리를 장담해오던 터입니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당 내부적으로는 2석도 힘들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물론 엄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울 관악을과 인천 서구 강화을 그리고 경기 성남 중원 세 곳에서 현재 새누리당 후보가 앞서고 있으며, 야당이 이를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인 탓입니다.  성완종 리스트 등 굵직한 현안들이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뻔합니다만, 역시 막판 변수는 무엇보다 이상규 후보의 사퇴에서도 드러나고 있듯 야권 후보 단일화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선전해야 할 명백한 이유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정국을 요동치게 만든 성완종 리스트의 올바른 수사가 가능하기 위해선 반드시 정치적인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이를 만들어주는 건 결국 국민의 몫입니다.  정치란 건 마치 물 흐르듯 여론과 지지세 그리고 정국 현안에 따라 흐름을 타는 법입니다.  그 분위기를 누가 주도하는가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렇듯 선거가 끼어있을 땐 당연히 선거 판세에 따라 기울게 돼있습니다. 

 

ⓒ한겨레

 

때문에 4.29 재보선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절대로 간과해선 안 될 사실 중 하나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핵심은 여권 실세의 대가성 불법 자금 수수 의혹에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당과 보수 언론사에서는 그에 맞춰 야당 실세 연루 의혹을 흘리는 등 물타기하려는 속내를 속속 드러내고 있습니다.  반드시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올바른 투표권 행사가 절실합니다.  선거 판세가 어느 방향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 방향도 바뀔 공산이 농후합니다.  이참에 정치권의 부정부패에 대한 일소를 바란다면 4.29 재보선에서의 승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매우 비통하고 어이없는 노릇이긴 합니다만, 세월호와 관련한 사안 역시 이번 선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세월호 1년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추모 집회를 정부는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나섰습니다.  차벽과 경찰차 그리고 대규모 경찰병력으로 도심을 봉쇄한 상황에서 유가족과 대회 참가자들을 쥐잡듯 가둬놓은 뒤 경찰과의 물리적인 충돌 현상에 대해 책임을 묻겠노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빚어진 지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진상 규명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고, 아물지 않은 유가족들의 상처는 툭하면 덧나기 일쑤입니다.  아니 아예 아물 틈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진상을 밝히라며 요구하는 유가족들을 도심의 외딴 섬 속에 고립시켜 놓은 건 현 정권의 의중을 고스란히 드러낸 상황으로 읽힙니다. 

 

만에 하나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면, 정부와 집권세력은 승리의 여세를 몰아 고립된 유가족들을 더욱 코너로 몰아붙인 채 세월호 진상 규명 따위 아예 없던 일로 흐지부지해 버릴 가능성이 높을 테고,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데다 반성과 처벌마저 없는 세월호는 또 다시 우리 모두의 잠재적인 위협 요소로 남게 될 공산이 큽니다.  

 

정치가 썩었다고 하여 이를 외면했다가 부메랑으로 되받는 사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실은 우리 생활의 전부가 정치에 의해 이뤄진다고 봐야 함이 맞을 것입니다.  당장 나의 지역구 선거가 아니라고 하여, 또한 내 일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하여 외면했다가는 부정부패 없는 국가나 국민의 안전 및 생명 담보 따위는 영원히 요원해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 자신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이번 4.29 재보선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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