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영화 관람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야심한 시각이었는데 하늘에서는 느닷없이 굵은 빗줄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미처 우산을 챙기지 못한 우리는 비를 당장 피할 수 있는 인근 상가로 일단 몸을 피했다. '이상한 일이다 오늘 비 온다는 예보가 없었는데..' 가뜩이나 없는 시간 쪼개 어렵사리 관람한 영화였거늘, 몸이 천근만근인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로 영화 내용이 지루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두 시간 내내 꾸벅꾸벅 조느라 여념이 없었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니 여간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웬만한 영화는 집중해서 보는 편인 까닭에 이러한 결과는 나조차 당황스러웠다. 그만큼 근래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혹사 당하고 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다행히 시간이 조금 지나니 굵었던 빗줄기가 점차 옅어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