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0년 전, 집 전체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면서 가재도구들을 모두 집 밖으로 들어낸 일이 있었다. 짐을 다른 공간으로 이동만 안 했을 뿐이지 사실상 이사와 진배없을 만큼 대규모의 이벤트였다. 집안 구석구석에서 들춰지고 꺼내어진 짐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그럴 만도 했다. 제법 많은 식구가 수십 년을 한 공간에서 살아왔으니 말이다. 폐기물로 버려진 양은 엄청났다. 리모델링 핑곗김에 과감히 다이어트를 단행한 것이다. 난 최근에 이와 비슷한 일을 또 다시 경험했다. 비록 집은 아니었으나 10년 동안 생활해오던 공간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작업이었다. 10년이란 시간은 돌이켜 보니 바람처럼 훌쩍 흘러가버리는 까닭에 그야말로 찰나로 느껴지지만, 실은 꽤나 긴 시간이다. 10년가량의 시간이 흐르다 보니 그동안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