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전반에 관해 높은 관심을 드러낸 까닭인지 도서관 사서가 내게 도서관 내 최고 등급을 부여해주었다. 한 번에 20권을 한 달 동안 대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은 것이다. 덕분에 이전보다 책을 조금 더 여유 있게 읽을 수 있게 됐다. 내심 기뻤다. 하지만 욕심만 앞섰던 난 7권을 한꺼번에 빌려와서는 무려 한 달이라는 넉넉한 기간 동안 정작 이를 다 읽지도 못 한 채 반납해야 했다. 빌려온 책을 방 한 귀퉁이에 쌓아놓은 뒤 전자책을 기웃거리던 나의 모습은 스스로가 보기에도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비교적 여유 있는 시간, 다양한 읽을거리가 선사해주는 풍족함은 나로부터 되레 절실함을 앗아간 듯싶었다. '조그맣게 살 거야'의 저자 진민영 씨는 이른바 미니멀리스트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그는 누구에게나 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