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쌉싸래한 원두커피의 향미가 입과 코의 점막을 자극해온다. 이윽고 몸이 반응한다. 카페인의 각성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플라시보 효과 탓인지는 몰라도 분명 집중력이 한결 높아진 느낌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렇게 하여 시작된 오전 업무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고 말았다. 이번에 새롭게 맡게 된 직무는 여러 사람이 함께하여 결과를 도출해내는 협업 형태인 까닭에 그 어느 때보다 업무 공유가 중요한 요소로 다가온다. 아울러 업무의 매개 역할을 하는 여러 장치들이 온전하게 갖춰져 있어야 본질적인 직무가 원활해지는 체계였다. 하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계속해서 삐걱거리고 있었다. 덕분에 본질을 벗어난 일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자꾸만 시간을 허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