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님의 부부싸움이 부쩍 늘었다. 사소한 일로 서로 언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분들이 예전에 내게 한없이 높다랬던 그 어르신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유치하기 짝이 없다. 상대방의 말은 도통 들으려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쏟아붓기 바쁘다. 속사포가 따로 없다. 어머니의 경우가 특히 그랬다. 그러다 보니 늘 평행선을 달리기 일쑤다. 두 분의 관계가 갑자기 왜 이토록 악화되었는가를 곰곰이 헤아려 보았다. 사실 아버지는 그다지 변한 게 없다. 이제는 연로하셔서 소득을 위해 밖으로 나가지 않을 뿐이다. 그렇다면 어머니가 변한 것일까? 팔순이 가까워지다 보니 과거의 삶에 대한 보상 심리라도 작용하고 있는 걸까? 아니다. 어쩌면 두 분 모두 동시에 변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여성과 남성 공히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