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정미홍 망언, 그녀에겐 관심조차 사치다

새 날 2014. 5. 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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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와 망언 창궐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 국면에서 우리 사회의 속살은 고스란히 드러났고, 때문에 다양한 양태의 사회적 현상을 엿볼 수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의 눈살을 가장 찌푸리게 했던 것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시의에 맞지 않는 황당 발언과 글을 쏟아낸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이들의 언행이 단순히 엉뚱하고도 재기발랄한 의미로 받아들여지면 다행이겠으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과 피해자 가족들을 두 번 울리는, 인간의 도리를 벗어난 파렴치하면서도 패륜적인 망언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가뜩이나 비탄에 빠진 채 허우적대고 있는 사람들을 더욱 곤경에 빠뜨리게 하고 있다.

 

이들이 괘씸한 건 평소에도 분란 조장을 목적으로, 혹은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말과 글로써 사회 혼란을 부추겨 오더니, 결정적으로 재난이란 범 국가적 슬픔마저도 자신들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활용한다거나 정략적 수단화하려 한다는 데에 있다. 

 

ⓒ노컷뉴스

 

평소 변희재 씨와 더불어 종북몰이 전문가로 쌍벽을 이루어오던 더코칭그룹 정미홍 대표가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탈락한 뒤 근질근질하던 찰나였던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마침내 그 손과 입을 놀리고 말았다.  이 분만은 제발 가만히 있기를 바랬는데.. 정말 안타깝다란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다.

 

정미홍 씨 "추모집회 청소년들, 일당 6만원에 동원됐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을 향해 일당 6만원을 받고 동원됐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그녀는 집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들고 있던 국화꽃과 일당으로 받은 돈이 다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경찰은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허위 사실을 주장했다.

 

 

그러나 곧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며 일파만파 확산되자 정 씨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글은 지인으로부터 들은 것이었지만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 국민의 큰 슬픔 속에서 이뤄지는 추모의 물결을 욕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올렸다"라며 해명에 나섰고, 다음과 같이 사과했다. 

 

"추모 행렬에 참가하신 순수한 시민과 학생들에게까지 누를 끼쳐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다"

 

그러나 물은 이미 엎질러진 뒤다.  물론 그녀의 과거 행적과 성향을 볼 때 부러 엎지른 뒤 이를 통해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폭발적인 세간의 관심을 즐기려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종의 관심병 내지 정치병이라고나 해야 할까.  그렇지 않고서야 매번 비슷한 사례를 반복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일 테니 말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를 더욱 황당하게 하는 건 정 씨의 또 다른 트윗글이다.  

 

"진주를 다시 찾은 박근혜 대통령님의 얼굴이 많이 수척하고 푸석해보였다. 잘못된 자들을 모조리 엄벌하고 이 위기를 새로운 기회를 만드시길, 국가의 불행을 악용하는 자들을 발본색원, 처벌하시길 바란다"



대통령에게 '님'이란 극존칭까지 사용해가며 무한 애정을 과시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진도'를 '진주'라고 표시하여 이번 세월호 참사에 대한 그녀의 인식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만 것이다. 

 

엉뚱한 지명으로 지목할 만큼 이번 참사에 대한 인식이 최하 수준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순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말도 되지 않는 허위 사실을 만들어 유포할 수가 있는 걸까.  맑은 영혼의 아이들 마음에 새겨졌을 세월호로 인한 상처에 또 다른 상처를 덧입힌 그녀, 그 죗값을 과연 어떻게 치르려고?

 

자신들 또래 청소년들의 허망한 죽음을 목도한 채 국가와 기성세대는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 묻고 싶었거나 무능함을 질타하고, 진도 앞바다에서 떠나간 영혼들을 위로하며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벌어지지 않기를 기원하기 위해 나온 청소년들을, 한꺼풀 덧씌워진 정미홍 씨 자신의 저열한 수준의 시각으로 바라보니 이런 해프닝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을 테다.

 

정미홍 씨의 화려했던(?) 과거 행적들

 

정미홍 씨의 과거 행적은 다시 언급하기가 벅찰 만큼 매우 버라이어티하다.  때문에 이번 일 역시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해 정 씨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그리고 김성환 노원구청장 등을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이라고 매도했다가 명예훼손죄로 손해배상판결을 받은 바 있다.

 

 

노상 '종북 종북' 타령하더니 마침내 그 입에 재갈이 물린 상황이다.  물론 그 뒤에도 그녀의 종북몰이 행태는 여전하다.  지난해 있었던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의 죽음을 놓고 정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노무현 보다 10배는 더 당당하고, 깨끗한 죽음이죠. 안타깝기 짝이 없는 죽음입니다"라고 했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이번 건처럼 사과하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녀는 일단 말이나 글을 뱉어낸 뒤 사실이 아닐 경우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과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해 오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국제적으로 가장 국가 망신시킨 대통령이 노무현이었죠"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며 노무현 대통령과의 악연을 키워왔고, 아울러 윤창중 성추문 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평소 그런 일이 있을 때 도망가는 사람이 아니다. 나이 60 다 되신 분이 4박 5일의 바쁜 일정에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셨다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정황상 너무 과장되게 흘러가는 게 안타깝다. 이번 사건은 악의적인 모함이다. 이 사회의 미친 광풍을 개탄한다"며 그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또 한 차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관심병 환자에겐 관심조차 아깝다

 

정 씨의 이렇듯 반복되는 행동의 기저엔 우리 정치인들에게 만연한, 일단 뱉어놓은 뒤 '아니면 말고' 식의 사고가 짙게 깔려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한때 지상파 방송사, 그것도 무려 공영방송, 의 앵커와 아나운서를 지냈으니, 언어와 글이 전달하는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정미홍 씨일 테다.  그렇다면 잘 아는 사람이 더 무섭더라는 속설이 사실 아닐까 싶을 정도다.

 

ⓒ폴리뉴스

 

우리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과 행동마저 왜곡된 시각과 예의 그 종북 잣대로 들이댄 그녀의 행동에 대해 무한책임이 뒤따라야 하는 건 너무도 자명하다.  마침 경찰이 정 씨의 트위터 글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으며, 허위사실 유포가 확인될 경우 엄정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이란다.  물론 이는 애초 형평성 논란을 미연에 차단키 위한 경찰의 수사적인 표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가적 슬픔이 마무리될 때까지 절필하고 자중하겠다는 그녀, 하지만 이러한 미봉책만으로는 어림없다.  정미홍 씨의 이러한 뒷북 행각을 반겨할 이 아무도 없을 테다.  그녀 스스로를 위해서나 공해와도 같은 그녀의 혀와 펜의 놀림 때문에 내면에 깊은 스크래치가 생겼을 사회 구성원들의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서라도 차라리 이번 기회에 영원히 절필하실 것을 권고드리는 바다.  그냥 스스로 펜을 내려 놓으시길..

 

결국 패착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그녀의 언행은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할 것이다'란 값진 교훈을 우리에게 던져주는 듯한 느낌이 아닐 수 없지만,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겐 사실 첫째도 관심, 둘째도 관심을 보이지 말아야 할 테다.  물론 이 글 자체가 그녀에 대한 관심 성향을 띠고 있는지라 이 또한 모순이 아닐 수 없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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