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박대통령 지지율 폭락, 그래도 걱정 않는 이유

새 날 2013. 10.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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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주저앉았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56%로 나와 3주전에 비해 무려 11%p 폭락한 것이다.  특히 부정적인 평가가 취임이래 처음으로 30%선을 넘어서며 34%를 기록했다.

 

 

해당 설문조사가 이뤄진 시기는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와 기초연금 공약 후퇴 그리고 진영 복지부장관 항명 파동까지, 박 대통령과 여권에게 매우 불리한 사안들이 줄줄이 터지며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던 때라 아무래도 지지율의 대폭 하락이 점쳐지고 있던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에게 있어 떨어지는 지지율 따위는 절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지지율 관리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탁월한 능력과 소질을 지녔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이번에 추락한 지지율 또한 1-2주 후면 예전의 화려했던 기록으로 다시금 회복될 것이 틀림 없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만의 지지율 유지 비법이란 과연 무얼까?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다.  그 첫번째는 바로 국면전환용 카드 꺼내들기이며, 두번째는 화려한 해외순방과 그에 따르는 후광 효과를 일컬음이다.

 

 

박 대통령은 여권에게 정국이 불리하게 돌아가, 지지율이 급락할 때 즈음이면 여지 없이 국면 전환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론 직접 꺼내기보단 예하 권력기관을 주로 활용하여 교묘히 위장해 왔다.  지난 6월말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규탄하며 봇물처럼 터지기 시작한 촛불집회에 대해, 여권은 NLL 대화록 카드로 맞불을 놓은 일이 있었다.  일명 NLL 물타기 신공을 보여준 셈이다.  이후 박 대통령은 중국 순방길에 오르게 되고, 언론으로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주춤하던 지지율도 일순간에 60%를 넘어서게 된다.

 

지난 8월의 세제개편안 발표와 뒤이은 전면 재검토, 그리고 김기춘 비서실장 등의 청와대 참모진 개편 여파로 인해 8월 3주차에도 지지율의 하락폭이 제법 컸다.  당시만 해도 국정원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의 규모 또한 갈수록 확산되어가는 추세였는데, 8월말 갑작스런 통진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이 터지며 모든 상황은 돌변한다. 

 

이후 정국의 무게추는 여권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 또한 다시 상승세를 타게 된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도 일순간에 사그러들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차 9월 4일 홀연히 러시아 순방길에 오른다.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사상 최고치를 찍게 된다.



지난 2일 검찰은 뜬금없이 대화록 실종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화록을 노무현정부 시절 폐기한 것으로 단정짓는 듯한 검찰의 발표와 언론들의 지원사격 덕분에 여권에게 불리했던 정국은 일순간에 역전돼 버리고 만다.  이번에도 역시 국면전환용 카드를 내보인 셈이다.  여권은 이참에 야권을, 그중에서도 특히 문재인 의원과 친노세력을, 완전히 궤멸시키려고 작정한 듯 야멸차게 몰아세우고 있다.  정치적인 공세 앞에 이성 따위는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 모양새다.  오로지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할 뿐...

 

대화록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NLL 포기 발언 따위 결코 없었다는 외침은 이들의 일방적인 공세 앞에 아무런 울림도 없이 그저 묻혀가고 있을 뿐이다.  왜 이 시점에서 허점과 의혹 투성이인, 아직 종결짓지도 않은 사안을 불쑥 터뜨려야 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실은 왜 그런지 너무도 잘 안다.  

 

이제 판세는 또 다시 완전히 여권 쪽으로 기울었다.  야권의 대화록 유출 문제에 대한 의혹 제기와 수사 촉구의 외침은 한쪽 귀퉁이에서 조용히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 박 대통령에겐 지지율 회복을 위한 두번째 카드가 남아 있다.  첫번째 카드가 지지율 견인에 있어 결정적인 기여를 했을 테고, 아울러 두번째 카드를 적절히 사용하여 지지율 상승세에 탄력을 더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는 아마도 이를 두고 일컬음이라.

 

박 대통령,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APEC 정상회의에 참석차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잇따라 방문한다.  이번에도 언론들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박 대통령의 순방길엔 대규모 언론들이 함께 하며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 심지어 패션까지 꼼꼼하게 국민들에게 전해주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쁠 것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길은 언제 봐도 화려하며 달콤해 보이기까지 한다. 

 

박 대통령, 과거로부터 얻은 선험 때문인 건지 아니면 수 차례 반복 경험에 의한 학습효과 덕분인 건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첫번째 카드와 두번째 카드를 동시에 적절히 사용해가며 최적의 효과를 거두는 데에 관해선 분명 일가견이 있어 보인다.  때문에 박 대통령에게 있어 지지율 폭락은 결코 걱정할 만 한 일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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