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이참에 일반 고교 따위 모두 없애버리자

새 날 2013. 2. 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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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의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 짧은 기간이었지만 교육 현장에 던져진 충격은 메가톤급 이상인 거였고, 더불어 많은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고등학교의 종류가 다양해져 선택의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 일견 긍정적인 측면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예상되었던대로 자산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교육 분야에마저 그대로 답습된 경향이 큰 지라 교육적 양극화를 더욱 부추겼다는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것입니다. 이로 인한 문제점을 크게 두 가지로 압축시켜 보았습니다.

첫째, 일반고교의 질적 수준과 지위 하락에 따른 집단 멘붕입니다. 이건 어찌 설명해야 하는지 참 답답한 심경입니다. 최상위권의 아이들은 특목고로 대부분 빠져나갑니다. 자율형 사립고로도 일부 유입됩니다. 나머지 대다수의 아이들이 일반고교로 진학하게 되는데, 숫적으로는 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이 고교 다양성에 따른 희생양이 되어 이도 저도 아닌 떨거지라도 되는 양 도매금으로 싸구려 취급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고교 다양성 얘기가 나올 때 가장 우려스러워하던 부분이기도 했지요. 모든 교육적, 인적 자원뿐 아니라 자본마저도 소수의 일부 특목고와 자사고 등 특수한 학교를 향해 쏠리다 보니 발생하게 되는 현상인 겁니다. 일반고교의 질적 수준과 지위가 퇴보하다 보니 이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지요.

 

둘째, 더욱 고급화, 음성화, 저연령화 되어 가고 있는 사교육 시장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교육적 역량이 일부 학교에만 집중되다 보니, 귀한 자신의 자식을 이들 학교로 진학시키고 싶은 마음 왜 안 생기겠어요. 빚을 내서라도 자기 자식만은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은 게 우리네 부모 마음이니 어찌 보면 충분히 납득할 만 한 사회적 현상이긴 합니다. 때문에 이를 위한 사교육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따라 붙는 현상,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누구나 '남들과는 다르게...'를 되뇌이며, 결국 사교육을 시작하는 나이가 점차 내려가 심지어는 유치원생, 아니 유아 시기로까지의 하향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특수한 우수학교 몇 개 만들어 놓으니, 모두들 그리로 향하는 건 불보듯 뻔한 일일 테고, 때문에 사교육을 줄이겠다거나 없애겠다는 구호는 결국 공염불에 그치게 되어 가는 것이지요. 더욱 큰 문제는 정책에 크게 힘 입은 바 학원 등의 합법적 사교육시장은 점차 그 힘을 잃어 가고, 그 자리를 과외 등이 파고 들어오니,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음성적 사교육시장의 규모가 오히려 커져가는 풍선효과의 양상마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 이미지 출처 : 한국경제 >



잘 알려진 바대로 일반고교의 4년제 대학 진학률 형편 없습니다. 고교 다양성으로 인한 몇 개 특수학교로의 역량과 자원의 쏠림 현상은 앞으로 이런 현상을 더욱 심화시켜 나가리라 예상됩니다. 일례로 서울대학교 진학률만 놓고 봐도 답은 뻔합니다. 합격자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학교는 이들 특수학교인 특목고와 자사고 뿐입니다. 일반고교의 수준이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 명도 보내지 못 하는 학교가 부지기수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일반고교의 질적 수준과 사기 저하를 높여 보려는 취지로 '일반고의 자율학교화'라는 정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일반 고교의 붕괴 현상에 대해 나름 심각성을 깨닫고 있긴 한가 봅니다. 하지만 이는 자신들이 망가뜨려 놓고 이를 달래기 위해 사탕 하나 물려주는 얄팍한 미봉책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차라리 화끈하게 이참에 일반 고교를 전부 없애버림이 맞을 듯싶습니다. 사회에서 그토록 원하던 수월성 충만한 아이들을 특수학교 몇 개에 모두 추려 놓었으니, 나머지 대다수의 무수한 머저리들(?) 따위는 대학에 보내는 일조차 사회적 낭비 아니겠어요?

머저리들이 힘들게 대학을 들어가면 또 뭐합니까? 취업률이 10%에 불과하다는데... 이 모든 게 결국 사회적 낭비겠지요. 이번 기회에 교육의 틀을 확 뜯어 고쳐 '학력 인플레'란 우리만의 사회적 병폐를 없애버리는 겁니다. 경쟁력 없는 대학교는 모두 폐교 조치하고, 학습 능력 뛰어나며 학습 의지에 진정성 있는, 소위 특수목적에 맞는 학생들만을 추려 대학에 진학시킬 수 있도록 대학 입학의 문을 더욱 좁혀야 할 테구요. 영양가 없고 쓸 데 없는 머저리학사들(?)을 대량 양산시켜 사회적 비용만을 가중시키지 말고, 웬만한 일반 고교들을 모두 직업 학교로 전환하여 차라리 사회에 필요한 허드렛일(?) 일꾼들로 대량 양산시켜 나가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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