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보는 세상

근 4개월만의 한강 라이딩

새 날 2012. 10. 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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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개천절, 하늘이 열린 날이라 그런지 하늘이 무척이나 깨끗합니다요. 10월 13일에 있을 고양 평화통일 페스티벌 참가를 꼭 염두에 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80킬로미터의 거리를 완주해야 하는 부담감을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도 없고... 어쨌든 자전거 타기엔 최적의 날씨, 겸사겸사 한강으로 자전거를 조용히 끌고 나가 봅니다.

 

근 4개월 만인 듯합니다. 지난 현충일을 마지막으로 덥거나 혹은 비 때문에 할 수 없었던 라이딩, 다시 시즌 돌입합니다. 그렇다고 뭐 앞으로 몇 번이나 탈 수 있겠어요? 곰곰 생각해보니 1년 동안 실제로 라이딩을 할 수 있는 날이 총 20여일 정도에 불과하더군요.

 

역시나 자전거 도로 위에서도 많은 종류의 군상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트로트를 크게 틀어놓고 달리는 아찌, 아짐의 모습은 이젠 제법 흔한 모습이구요. 가끔 최신 가요를 틀어놓은 사람을 본 적은 있지만, 오늘은 드물게 클래식 틍어놓은 사람을 보았네요. 개인적으로는 자신들이 듣고 싶은 음악은 자신만 들었음 하는 게 바램이지요. 타인에게 원치 않는 음악을 강권하는 것도 민폐라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희한하게 클래식은 크게 민폐란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분 뒤를 속도 맞추며 한동안 함께 달렸답니다. ㅎ

 

 

아직은 햇볕이 따가웠어요. 완전 무장하지 않은 피부를 오늘 같은 햇살에 장시간 노출시킴은 혹사를 넘어 부러 손상시키는 행위와 진배 없을 것 같았어요. 한참을 달리다 조그만 언덕이 나오길래 기어를 저단으로 바꿨다가 내리막길에서 다시 고단으로 변환을 시도했는데 걸리지 않고 계속 헛도는군요. 여러차례 시도하다 결국 포기, 문제가 생긴 듯했습니다. 그런데 이후로는 고단 기어로의 변환도 되지 않고, 페달 돌릴 때마다 기어 쪽에서 무언가 소음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기어 세팅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인 겁니다. 아직 반환점도 찍지 않았는데 참 갑갑하네요. 오늘 미션은 40킬로미터를 찍고 오는 건데 말이죠.

 

 

더군다나 한참을 달리다 뒤를 힐끔 보니 함께 달리던 아내가 시야에서 사라진 거였어요. 잠시 휴식을 취할 겸 반환점에서 쉬기로 하고, 자전거를 세웠습니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아내는 보이지 않는군요. 음.. 결국 기다림을 포기하고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 가기 시작했어요. 반환점 찍고 대략 10킬로 가까이 가니 저 앞에 집사람이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집사람이 전화를 네 번이나 했다는데 제겐 단 한 차례도 들린 적 없었어요. 확인해 보니 실제 부재중 전화가 네 통... -_-;;

 

 

양화대교 부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부족한 당분 보충을 위해 초코바를 한 개씩 섭취하고 있었는데 이를 포착하고 무언가 있을까 해 접근해오는 비둘기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 먹을 게 없다는 것을 알고는 애꿎은 강아지풀만 쪼고 있네요. ㅎ

 

 

오늘의 라이딩 역시 엔도몬도 기록으로 대신합니다. 그런데 간만에 사용해 본 엔도몬도가 많이 바뀌었네요. 지금 것은 아무래도 익숙치 않아요. 예전 버전의 UI가 더 나은 듯합니다. 그나 저나 평균속도가 15킬로도 안되는 상황... 40킬로의 목표 거리도 찍지 못하고... 물론 몇 개월만의 라이딩, 그렇다 하더라도 좀 더 분발해야 할 상황인 것은 분명한 듯해요. 이러다간 13일 대회에서 아무래도 도중 하차할 듯...

 

그래도 집사람이나 나나 위안이 되는 건 추석 연휴동안 줄창 먹고 쉬고 하며 부어올랐던 온몸의 붓기를 한 번에 쫘악 빼버릴 수 있었다는 것... 역시 자전거는 좋은 것이여...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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