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돌아서서 후회하지 않는 유쾌한 대화법

새 날 2013. 1. 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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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이정숙 / 펴낸 곳 : 나무생각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이며 내용이지만, 저자가 언급한 78가지의 상황 설정에 따른 대화 방법과 태도 등 모두 새겨들을 만 하다. 고맙게도 연령층이나 학식 등과 상관 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저자의 배려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아울러 말이나 대화기법은 세일즈맨이나 자식을 키우고 있는 부모, 부부, 연인사이 등 계층과 성별 따위와는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

말이란 컵에 담긴 물처럼 한 번 쏟아지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존재다. 때문에 우리는 이로 인해 수많은 후회와 번민 또는 고통에 빠져 지내기도 한다. 이 책의 제목에서처럼 돌아서서 후회하지 않고 대화를 끝낸 경우가 솔직히 얼마나 될까. 오히려 말 실수로 인해 본의 아니게 상대방을 해하거나, 침소붕대된 상태로 다시 자신에게 돌아 와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킨 경우가 허다하지 않았던가.

저자는 말하는 방법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여기서의 말하기란 반드시 말을 번지르르하게 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황에 어울릴 법한 적절한 표현을 뜻한다. 저자 본인의 실 경험담을 들며, 반복적인 훈련과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충분히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도 있단다.

 

책에 수록된 상황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복수심을 가장 크게 자극하는 것은 무시하는 말이다. 속으로 무시한다 해도 당신의 표정이나 목소리, 태도 등에서 금세 드러나기 마련이다. 때문에 대화를 잘 하려면 상대방을 무시하는 태도부터 바꾸어야 한다. 그 대상이 설사 어린 아이일지라 하더라도..

작은 실수는 덮어 주고 큰 실수는 단호하게 꾸짖어라. 소탐대실이란 말처럼 작은 일에 집착하면 큰 것은 반드시 잃게 된다. 작은 실수는 그때 그때 지적하는 것보다 모아 두었다가 한 방에 꾸짖는 게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지나친 아첨은 역겨운 일이다. 겸손이란 상대를 높이기 위해 나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고, 나는 그대로 둔 채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다. 상대를 높이기 위해 무작정 나를 깎아내리는 것은 일종의 아첨이다. 그리고 아첨은 누구에게나 역겹게 와 닿는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과 차림만으로 판단하면 대화가 어긋날 수 있다. 고지식한 당신, 특정 타입과는 말도 섞기 싫어할 지도 모른다. 당신의 편견은 상대방에게도 비슷한 편견을 갖게 하여 더 이상의 대화가 힘들어진다.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대화 상대방을 철저하게 연구해야 하며, 눈치는 빠를수록 좋다. 대화 상대방에 대한 연구는 많이 하면 할수록 좋다. 아울러 설사 상대를 잘 모른다 해도 당신의 눈치가 빠른 편이라면, 최소한의 상대에 대한 상황 파악이 가능해진다.

비밀 공유.. 당신이 상대방과 친해지고 싶다면 당신이 먼저 가식을 벗어 던져라. 그래야 상대방도 가식을 벗고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바른생활 강박증에서 벗어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바르게 살아가려 노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바른 사람을 보게 되면 질려 한다. 당신이 진실로 타인과 유쾌한 대화를 원한다면 그러한 바른생활 강박증부터 풀어 버려라.

넘겨짚지 마라. 당사자의 말을 정확히 듣지 않고 멋대로 누군가를 판단해선 안 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을 보고 그를 판단하면 대화는 더 이상 진척되지 않는다.

말투는 내용을 담는 그릇이다. 말이란 내용만을 의미로 갖는 것이 아니라 방법도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당신이 속마음과 달리 퉁명스런 말투로 대한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오해를 사게 될 것이다. 때문에 말투는 그 나름대로 독립된 의미를 갖는다.


누군가의 말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속앓이를 해 본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 말을 던진 이는 큰 의미 없이 넌지시 툭 내뱉은 행동일 수 있지만, 말을 이루는 단어 하나 하나가 매우 뾰족한 비수가 되어 우리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은 것이다. 반대로 내가 던진 한 마디로 인해 가까운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그저 슬쩍 스쳐 지난 사람들도 심각한 내상을 입어 지금도 나를 원수 취급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깝게는 아이들과 부모님께 무수한 상처를 입혔을 생각을 하니 말과 그를 이용한 대화란 것이 사람 사이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에 쓰여진 내용들, 어찌 생각해 보면 뻔한 것들이라 쉽게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몸에 체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말과 대화를 위한 매뉴얼로 삼아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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