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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89

<슈퍼노바 지구탈출기> 세븐일레븐의 마지막철자는 왜 소문자일까

1947년 7월 미국 뉴멕시코주 로즈웰, 이곳에 UFO 한 대가 불시착한다. 그 와중에 후일 장군이 될 어린 쉥커와 함께 밤하늘 별자리를 관찰하던 그의 아버지는 UFO를 타고온 외계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역삼각형 모양의 대두에 큰 눈, 그리고 가는 팔 다리를 지닌 전형적인 형태의 외계인들은 그렇게 지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쉥커장군, 외계인을 향한 극도의 분노는 이때부터 싹트기 시작했으며, 이들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은 암암리에 차근차근 준비돼오고 있던 터다. 영화는 지구의 쉥커장군과 이런 저런 행성에서 살다가 쉥커에 의해 지구로 잡혀온 다양한 외계인들과의 피할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그리고 있다. 물론 이 영화의 모티브로 차용되고 쉥커장군을 극도로 분노케 만들었던 로즈..

<굿모닝 맨하탄> 가부장적 인도사회를 가벼이 비틀다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권위의식이 팽배한 인도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여전히 높지 않은 편이다.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는 사회적 토대가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특히나 결혼한 여성은 그저 부엌떼기로서의 삶을 강요당한 채 오롯이 가족에게 희생하는 삶에 올인해야만 한다. 영화속의 영어 울렁증은 바로 이러한 인도 사회의 현실을 빗댄 것일 테고, 한 여성이 이를 극복해내는 과정을 통해 자아를 깨달아가며 한 쪽으로 심하게 기운 인도 사회를 통렬히, 아니 가볍게 비틀어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뉴욕 한복판에서 패션쇼를 벌이듯 형형색색의 인도 전통 의상을 매일 같이 번갈아 입으며 등장하는 여 주인공 탓에 이 영화가 인도 영화라는 사실을 절대 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지극히 인도적인 감성 코드를 곳곳에..

<베일을 쓴 소녀> 빼앗긴 자아 찾기 위한 소녀의 눈물겨운 여정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오롯이 주변 여건에 의해 자유를 강제 헌납 당하고, 남의 삶을 살 뻔했던 한 소녀의 눈물 겹도록 힘들고 지난했던, 자유와 자아 찾기에 관한 짧은 기록이다. 비록 그녀의 육체는 가녀린 소녀의 그것에 불과했지만, 그 누구보다 삶에 대한 강한 애착과 뚜렷한 주체성을 지닌 그녀였기에 폐쇄된 조직내에서의 무모함이 빚어낸 온갖 고난과 절망 속에서도 자신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결코 멈출 수가 없었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 하기란 생각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집단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폐쇄된 특수 조직에선 더욱 그러하다. 마치 군대와도 같이 폐쇄된 조직 내에서, 조직 수장이 바라보고 있고 모든 조직원들이 함께하는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지와는 상관 없..

<피끓는 청춘> 질풍노도와도 같았던 7080 청춘들

확실히 복고풍이 대세이긴 한가 보다. 드라마를 평정한 복고 열풍이 영화계에까지 파고들었다. 때는 바야흐로 80년대다. 아니 정확히 1982년,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탄에 의해 스러져간 뒤 '서울의 봄'을 계엄령으로 짓밟고, 민주화를 외치던 무고한 광주시민들을 군홧발로 짓이긴 채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 정화운동을 빌미로 거리의 부랑자들을 죄다 삼청교육대에 쓸어넣어 한껏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놓더니, 이젠 반대로 삭막한 분위기를 가라앉힐 무언가가 필요했는가 보다. 당시까지만 해도 남학생들은 까까머리, 여학생들은 단발머리에 일본식 교복과 가방을 착용하고 다녔다. 칙칙한 녹색의 그 가방에 대한 기억이 얼마나 강하게 남아 있으면 아직도 내 뇌리에서 그의 녹색 창연한 모습이 떠나질 않는다. 일본 강점기로부터 벗어난 ..

<캡틴 하록> 순간의 진실을 모아 영원한 반란을 꿈꾼다

아뿔싸 속았다. 영화 포스터 메인 상단을 장식하고 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란 글귀만을 보고 이분의 작품이겠거니 하며 끝까지 관람한 영화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올라오는 자막을 보니 실은 '아라마키 신지' 라는, 내 입장에선 여지껏 듣도 보도 못한 일본 감독의 작품이었다. 물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본인 탓이 제일 크겠지만 광고 방식이 참으로 거시기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쩐지.. 라고 해야 하는 게 맞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제임스 카메론의 작품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거니와 광고문구의 세상을 놀라게 할 혁명이 될 작품이란 표현은 무척이나 오버스런 느낌마저 들게 한다. 영화는 온통 음울한 기운으로 가득찬 메탈릭한 분위기와 삭막한 우주선들의 전투씬, 그리고 게임 속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들의..

<타잔 3D> 판타지로 재탄생한 21세기형 타잔

아마도 70년대로 기억된다. 비록 흑백이었지만 주말마다 온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TV드라마 '타잔'이 원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3D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왔다. 어렴풋하지만 당시 '타잔'은 TV에서의 엄청난 인기를 등에 업고 극장판으로도 수차례 제작되어 상영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그 또한 동네 친구들과 함께 우루루 몰려다니며 관람했던, 또 하나의 추억거리로 남아 있다. 검색해 보니 최신 극장판은 20세기 마지막 해인 1999년도 작품이다. 1914년 에드가 라이스 버로프스의 소설 '유인원 타잔'이 우리가 알고 있는 '타잔'의 원작이란다. 원작이 쓰여진 지 정확히 100년이 되었고, TV시리즈물로 방영된 지도 어느덧 반세기 가까이 흘렀으니 21세기형 '타잔'이 등장할 만도 하다. 막내 아들 녀석..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망상과 일탈의 멋진 앙상블

여지 없이 새날은 밝았다. 하지만 여느때완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해가 바뀌고 나이 한 살을 더 먹었다는 중압감 때문이리라. 2014년이 힘차게 시작됐다. 모두들 새로운 희망에 한껏 부풀어 있을 테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한 번 돌아다 보자. 어떤가? 새해 벽두부터 도시가스요금이 5%나 인상됐단다. 가뜩이나 추운 계절, 우리의 수축된 피부 세포들을 더더욱 움츠러들게 할 만한 짜증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계획했던 일들 중 뜻대로 된 게 별로 없어 올해라고 하여 딱히 전망이 밝을 것 같지도 않다. 물가는 사정 없이 오르는데 우리네 수입은 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직장에선 잘릴까 봐 전전긍긍하며 상사 눈치 보기 바쁘지만, 이마저도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는 노릇이기에 한숨이 절로 나오게 한다...

2013년 '새날이 올거야' 블로그 결산

ⓒhttp://www.presentationmagazine.com [429] 46 34 33 30 34 28 30 32 29 30 29 28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년 동안 259785자를 입력하셨습니다. 1분에 300자를 쓴다고 계산하였을 시, 약 144 시간 동안 글을 작성하셨네요!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1298장 분량이며, 원고 두께는 약 8cm 입니다. 1년 동안의 글을 문고판 시리즈로 낸다면 6권까지 낼 수 있겠네요. 저도 프로그램 돌려보았습니다. 요새 대세인 듯하여 따라쟁이가 따라해 보았습니다.^^ 요런 결과가 출력되는군요. 블로그 생활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2년 가까이 되어 가는 것 같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것조차 몰랐네요. 에고 ..

그냥 저냥 2013.12.29

<와일드 빌> 진짜 아빠가 된 망나니 빌

주변은 온통 우울한 잿빛 투성이다. 심지어 배우들의 얼굴마저 그랬다. 부모 없는 가정에서의 아이들 삶은 고단함의 연속이자 방치된 듯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져 범죄로부터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기 일쑤다. 설상가상으로 과거 망나니로 꽤나 유명세를 탔던 아빠가 교도소에서 나와 그 가정에 합류하게 된다면? 영화 은 한때 가정 해체의 주범이었던 아빠가 자신이 버렸던 아이들과 부대끼며 점차 진짜 아빠로 성장해 나간다는 짧은 이야기다. 8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가석방된 빌(찰리 크리드 마일즈 분), 집을 찾았으나 아내는 이미 다른 남자와 도망가 버린 뒤고, 15세와 11세의 아들 둘만 남아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15세에 불과한 딘(월 폴터 분)이 신축 건물 공사장에 나가 돈벌이를 하며 동생 지미(새미 윌리암스)를..

<변호인> 인류 보편적 가치 '인권'에 눈을 뜨다

이렇게까지 영화 관람을 고대해가며 조바심을 내본 건, 어릴적 로보트태권브이 시리즈가 새로 나오기만을 눈 빠져라 기다리던 이후 처음 있는 일인 듯했다. 사실 이 영화의 제작에 대한 언급이 있은 후 벌써부터 관람하기로 찜해 두었으며, 개봉일만을 손 꼽아 기다려왔던 터다. 구체적인 개봉 일정이 나온 뒤론 바로 예매하여 상영관으로 한 걸음에 냅다 달려가 본 영화이기도 하다. 사정상 이번 영화는 마눌님과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난 절친과의 관람 약속을 지키기 위해 퇴근후 부리나케 달려가야 했다. 상영관 가는 길목의 전철 환승 거리는 너무 길었고 배차 간격은 또 왜 이리도 더딘지, 내딴엔 빠른 방법을 택한 것이었으나 결과적으로 큰 실수를 범했다.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거니 걷거니 하여 관람시각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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