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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8

4대강, 가짜뉴스 그리고 정치인 'PD수첩'

2012년 10월 20일, 무려 30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물위로 둥둥 떠올랐다. ‘충남의 젖줄’로 불리는 금강에서의 일이다. 물고기의 떼죽음은 열흘이 넘게 계속됐다. 강변에는 파리가 꼬이고 썩은 내가 진동했다. 공무원 및 활동가들까지 동원되어 수습에 나섰지만 이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었다. 과거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괴 생명체도 등장했다. 주로 고인 물에 서식하는 ‘큰빗이끼벌레’다. 보를 막아 물을 가두기 시작하면서 강은 큰 호수처럼 변했다. 원래 금강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전 공주보 상류 지역은 황금색 모래톱이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하고 있던 곳이다. 지금은 모래톱이 모두 사라지고 더러운 개흙이 쌓여 악취만 진동해온다. 이 모든 변화는 무려 22조..

생각의 편린들 2019.04.10

여성들의 일상이 불안하다

울산대학교 강지현 교수의 ‘1인 가구의 범죄 피해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33세 이하 청년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신체나 재산상의 피해를 당할 확률은 남성 가구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또한 가택 침입 등 주거 피해를 입을 확률은 11배나 높게 나타났다. 우리 주변에서 여성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든 범죄의 표적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워 집에서조차 불안과 공포에 떠는 여성들, 지난 12일 방송된 MBC PD수첩 ‘문고리를 흔드는 손’ 편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이 얼마나 불안하고 힘든 일인가를 집중 조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이에 대해 살펴봤다. 성범죄 사건을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 지난해 12월 16일 새벽, 부산대학교 여학생 기..

생각의 편린들 2019.02.13

마지막까지 막장 드라마의 결을 놓지 않은 소신

사문서위조 및 살인미수 혐의로 지명수배자가 된 희대의 악녀 신화경(오승아)은 결국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긴 잠에서 깨어난 오상필(서인석) 곁에는 이제 아무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 딸 연희(이일화)는 유학을 떠나기로 하였고, 손자인 도빈(김경남) 역시 미성그룹의 후계자가 되기보다 원래 있었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오상필의 오른팔 역할을 해오던 권실장(이주석)마저 그의 곁을 떠났다. 한편, 연희는 자신의 연적이던 한주원(김혜선)을 찾아가 그간의 일들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토로하고 미안한 감정을 풀어놓으며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주원은 방송 일에 복귀함과 동시에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다. 여전히 화경을 마음 깊숙한 곳에 간직해두고 잊지 못하던 재빈(이중문), 화경을 찾아나선 끝에 바다를 향해 쉼 없..

그냥 저냥 2019.01.12

막장 드라마는 왜 욕을 하면서도 빠져들까?

윤도빈은 오 부회장으로 인해 드디어 자신이 미성 그룹의 손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니까 윤도빈이 아닌 오도빈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윤도빈의 동생이자 미성 그룹의 가짜 손자 오재빈에게 있어 작금의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내상이다. 원래 순수하고 여리기만 했던 윤재빈이 미성 그룹으로 들어가 오재빈이 되면서 돈과 권력의 맛을 몸소 경험한 탓이다. 물론 그의 아내 신화경의 계략도 한 몫 단단히 거든다. 오재빈은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제 과거의 윤재빈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물론 이에는 신화경의 꼬드김과 부추김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어쩌면 윤재빈 스스로가 실토했듯이 그의 내면에는 애초부터 이러한 속물 근성이 자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재빈은 어떻게든 이번 사..

그냥 저냥 2018.12.12

집밥이 품고 있는 고유한 성정 '대장금이 보고 있다'

집밥에는 그것 만이 지니고 있을 법한 고유한 성정이란 게 담겨 있다. 영혼 없는 온갖 인스턴트 음식이 활개를 치고 밖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레 외식이 주가 되는 식생활 패턴 속에서 요리를 직접 만드는 당사자의 손맛과 정성이 깃들어 있다는 점은 물론, 얼굴조차 마주치기 어려운 데다가 말을 섞기는 더더욱 힘들 만큼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가족이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얼굴을 맞대며 식사를 하게 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지난 11일(목) 밤 11:00에 첫 방송된 MBC 예능드라마 '대장금이 보고 있다'는 바로 이 집밥에 포인트가 있다. 조선 중종 시절, 뛰어난 미각과 손맛으로 이름을 떨쳤던 대장금의 후손인 절대 미각의 소유자 한산해(신동욱), 절대 후각의 진..

그냥 저냥 2018.10.17

절차적으로 아쉬웠던 한 앵커의 쓸쓸한 퇴장

MBC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의 앵커를 둘러싼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해당 사연의 주인공인 배현진 아나운서는 그동안 대중들에게 배신의 아이콘으로 각인돼온 인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2년 MBC 노조가 총파업을 벌이고 있던 상황에서 돌연 노조를 탈퇴하더니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진실과 사실 사이 촘촘한 경계를 오가며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 적어도 뉴스 앵커로서 시청자 이외의 그 어떤 대상에도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겠다." 라는 발언을 남긴 뒤 파업 중단과 동시에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뉴스데스크’ 앵커로 출연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배현진 씨는 2008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2010년 월드컵 특집 주말 뉴스데스크를 통해 앵커로 데뷔..

생각의 편린들 2017.12.10

영화 '택시운전사' 천 만 관객 돌파의 의미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으는 가운데 다큐 영화 '공범자들'이 지난 17일 개봉됐다. ‘공범자들’은 지난 9년간 KBS, MBC, YTN 등 공영방송이 누군가에 의해, 아울러 특별한 방식을 통해 어떻게 망가져왔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즉, 이 영화는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방송 장악 음모 사태를 그리고 있으며, 이들이 KBS와 YTN을 장악한 뒤 ‘광우병 문제’를 파헤쳤던 ‘PD수첩’을 빌미로 MBC마저 완전히 재갈을 물리는데 성공하는 전 과정을 담담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때마침 MBC는 더 이상 공영방송에 대한 말살을 지켜볼 수 없으며, 이번 기회에 바로 잡지 못하면 국민들로부터 용서받을 길이 전혀 없다고 판단한 듯, 제작 거부와 함께 총파업을 향한 조합원 투표 진행을 앞두고 있다..

생각의 편린들 2017.08.21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폐지는 청취자를 향한 모욕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마다 지루함을 달래고자 라디오 주파수를 요리조리 돌리곤 하던 게 일상 중 하나였다. 그럴 때면 유독 내 청각신경을 자극해오던 프로그램 하나가 있었다. 김영삼 전두환 그리고 이명박 등 전임 대통령의 성대 모사를 통해 퀴즈를 푸는 코너였는데, 어찌나 재밌고 유쾌하던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대중들에게 당시 가장 핫한 정치인들의 성대 모사도 곧잘 다뤄지곤 했으며, 제법 비슷했다. 이들이 출연하여 정치 현안들을 재치있게 풍자하는 코너 역시 언제나 배꼽 빠지게 만들었다. 개그맨 최양락이 진행하는 MBC 표준 FM의 '재미있는 라디오(이하 '재미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를 듣지 않게 된 지는 벌써 한참이다. 얼마 전 단행된 프로그램 개편 당시 '재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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