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텔레비젼을 보면 말이지..." 이 한 마디에 주변은 온통 술렁이기 시작한다. 혹시 내가 말을 잘못 꺼내기라도 한 걸까? 소심했던 난 당황한 나머지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며 유심히 귀를 기울인다. "얘들아, 텔레비젼이래, 텔레비젼.. 큭큭~" 그러니까 요는 이랬다. TV를 텔레비젼이라 표현했던 게 아이들에게는 영 어색하고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멀쩡한 말들도 줄여 사용하거나 초성으로 표현하기 일쑤인 요즘 아이들이거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전혀 이해 못 할 바도 아니었다. 뭐든 빨라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있어 텔레비젼이라는 용어는 너무 장황한 표현 그 자체였을 테니 말이다. 이후 아이들은 내게 본격적인 '아재' 감별을 시도해 왔다. 물론 재미삼아 툭툭 내던지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익히 모르는 바 아니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