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청년세대는 왜 기성세대를 원망하는가

새 날 2014. 11. 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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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포세대'라 불릴 정도로 현실적인 좌절을 온몸으로 겪고 있을 젊은 세대에게 있어 이로 인한 원망 및 분노가 극에 달해가는 느낌이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20대가 자신의 아버지 뻘 세대를 싸잡아 비난하는, 예전엔 결코 볼 수 없었던 기묘한 현상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그들의 주장을 요약해 보면 대충 이렇다.

 

지금의 50대는 경제 성장의 혜택을 모두 누린 세대라 고생을 모른 채 성장하였으며, 민주주의를 일군 세대라고 하지만 당시 대부분이 방관자였던 데다, 정작 18대 대선에선 박근혜 후보에게 몰표를 선사해주었다.  덕분에 20대가 이 고생을 하게 된 것이며, 아울러 태평성대를 누리던 세대가 요즘 아픔을 겪고 있는 20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꼴 사납다.

 

ⓒ트위터

 

정말 무시무시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현실의 어려움을 참기 힘들기로서니 어찌 이를 윗세대의 탓으로 모두 전가시키려 드는 걸까.  그것도 아버지 뻘 세대를 저격하려 들다니..  물론 요즘 젊은 세대의 고통이 너무 안쓰럽긴 하다.  오죽하면 저럴까 싶은 측은지심마저 든다. 

 

20대의 시각으로 바라볼 땐 제법 많은 조건을 갖춘 현재의 50대가 마냥 편안해 보이는 모양이다.  자신들과 같은 치열한 생존 경쟁 따위 전혀 없이 매우 쉬운 방식으로 현재의 지위를 누리고 있노라 여기고 있는 듯싶다.  이미지에서의 세대 간 단순 통계 수치 비교가 그러한 속내를 그대로 내비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비단 50대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하늘 아래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오지 않은 세대가 존재할까?

 

상대적으로 자신들만 더욱 힘든 것처럼 여겨지는 건 지극히 얕은 생각에서 기인한 탓이 클 테다.  저마다 처한 환경이 다를 뿐 단언컨대 치열한 삶을 살아오지 않은 부류는 단 한 세대도 없다.  오히려 20대에게 욕을 잔뜩 먹고 있는 50대는 유신정권과 80년대의 군사정권 치하에서 암흑기를 온몸으로 견뎌낸 데다 이를 물리치고 민주화를 이룬 세대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권의 삽질을 경험했으면서 또 다시 박근혜 정권에 몰표를 선사해주었다며 50대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아붓고 있지만, 20대 역시 최근 선거에서의 투표율로 따지자면 그다지 할 말이 많지 않아야 함이 옳다.  화살을 서로에게 겨눌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이는 쓸 데 없는 소모전에 불과할 뿐 세대 간 갈등 유발은 사회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공산이 크다.

 

정작 20대의 적은 따로 있다.  분노의 화살을 아버지 등 윗세대에게 조준해선 절대 안 될 노릇이다.  오히려 젊은 세대의 고통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그저 당리당략 및 정파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는 정치권과 국가의 미래를 저당 잡은 채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집권세력에게 온전히 책임을 물어야 함이 옳다. 

 

사자방 등 혈세 낭비로 국가 재정을 파탄나게 만든 이전 정권과 이를 기반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현 정권 모두 국가와 국민에 대한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분노의 화살은 바로 저들을 향해야 한다.  정작 세대간 갈등 조장은 저들이 바라는 행태일지도 모른다.  피지배자 간 갈등을 부러 유발시켜 장기집권이라는 결과물을 거저 얻으려는 속내마저 읽히지 않는가? 

 

젊은 세대의 분노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 및 방법으로 승화되어야 할 테다.  스스로의 권리를 내팽개친 채 남 탓 하는 꼴처럼 우스운 일도 없다.  세대 간 서로 겨누고 있는 날카로운 화살을 지금 당장 거둬들이고, 진짜 적을 노려봐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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