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국정원 트위터 글 2200만건과 '개인적 일탈'이란 말장난

새 날 2013. 12. 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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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6천건이었던 국정원의 심리전단 트위터글, 얼마전 검찰 수사 결과 121만건으로 늘어나더니 어느덧 2200만건이란 어마어마한 숫자로 불었다.  말 그대로 기하급수적인 팽창이다.  드러난 국정원의 불법 행위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던 항간의 예측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검찰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트위터 계정 2270개를 통해 2200만 건의 트윗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하거나 퍼나르기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재판 일정과 인력의 한계에 부딪혀 제대로된 분석이 이뤄지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사실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검찰의 설명 과정을 통해 드러났다.

 

ⓒ헤럴드경제

 

국군사이버사령부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정황이 속속 드러날 때마다 '개인적 일탈'에서 비롯된 사안이란 생뚱맞은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발뼘하기 바빠했던 그들이다.  수십명의 직원이 봇까지 동원해가며 조직적으로 글 작성과 퍼나르기가 이뤄져, 이제 그 숫자가 수사를 벌이기도 버거울 만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들의 일탈 행위 탓으로만 치부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이런 거짓말을 눈 하나 꿈쩍 않고 할 수 있는 건 무슨 배짱일까?

 

아무리 부정선거 의혹으로 인한 정권의 정통성이 위태롭기로서니 국민들을 얼마나 얕잡아 보고 있으면 이런 식의 안하무인적 행동이 가능한 걸까.  이번 정부 들어서며 '사상 초유'로 일어난 사건들이 빈번하더니, 이번엔 아무래도 '개인적 일탈'이란 말장난을 유행시키고 싶은 모양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총괄 지휘하며 청와대와 법무부의 눈밖에 났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찍어내기 배후에 청와대가 있으리란 정황은 진작부터 제기돼 왔으며, 수많은 근거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절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더니, 결국 꼬리가 잡히자 이번엔 청와대 일개 직원을 희생양 삼아 그의 '개인적 일탈'행위로 몰아가고 있다.  이는 채동욱 찍어내기란 중차대한 사안을 '개인적 일탈'에서 비롯된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으로 덧씌워 종국엔 꼬리 자르기를 통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대선 개입 의혹사건을 어떡하든 무마해 보려는 시도에서 기인한 듯싶다.  



그래, 국정원이나 사이버사령부 그리고 청와대까지, 일련의 사건들이 두루두루 저들이 둘러대고 있는 것처럼 실제로 개인적 일탈 행위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쳐 보자.  설사 개인들이 저지른 사안들이라 하더라도 지금 우리 사회는 이들 때문에 엉망이 돼 버렸다.  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이고, 대통령의 자리는 정통성을 부여받지 못해 여전히 위태롭기만 하다.  단순한 몇 명의 직원들의 일탈 행위로 인해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 하는 게 맞을까?

 

저들이 '개인적 일탈'과 같은 말장난을 하며 시간을 벌고 있는 사이 뒤로는 여전히 부정선거를 덮기 위한 온갖 술수와 음모가 동원되고 있을 테다.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선거와 정치 개입을 덮으려는 무리수가 이제 또 다른 무리수로 이어지며 마치 굴비 드름 마냥 줄줄이 엮여져 나오고 있다.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또 다른 거짓으로 덧씌워야 하듯 말이다.  이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은 끊임 없이 퍼내도 절대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은 양상을 띄어가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과 윤석열 수사팀장 찍어내기 이후 검찰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는 이미 공정성을 잃었다.  더군다나 비록 당사자들은 '개인적 일탈'에서 비롯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채동욱 찍어내기의 청와대 배후설에 대한 일단이 드러난 상황이기도 하다. 

 

결국 국정원의 불법 행위는 자꾸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검찰의 수사 능력에 한계가 드러난 이상 특검 도입만이 작금의 정치적 혼란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 판단된다.  새누리당은 당장 특검 도입에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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