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박근혜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그 숨은 비결은?

새 날 2013. 7. 2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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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생존 이산가족 7만여명 가운데 희망자 16,800여명을 대상으로 북에 남은 가족에게 띄우는 영상편지 제작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영상편지는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현재 북측에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통일부의 인터넷방송인 통일방송을 통해 방영되고 있기도 합니다.  대면상봉이 불허되고 있는 이산가족들에게 그나마 남은 유일한 소통 창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을 자양분 삼아

 

하지만 정부가 당초 올해 5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이 이산가족 영상편지 제작 사업의 규모를 2천명 선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개성공단 정상화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박근혜정부가 인도적 교류인 이산가족 상봉 분야에서마저도 점차 손을 떼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생존자 7만여명 가운데 80세 이상의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이며, 70세 이상으로 확대할 경우 무려 80.4%나 됩니다.  이들에게 허락된 시간,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네 차례의 실무회담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22일 5차 회담 개최를 앞두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파행에 따른 책임을 놓고 확실한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는 우리 정부와 북측의 입장차가 너무 커 합일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남과 북 양측 중 어느 한 쪽에서라도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오지 않는 이상 앞으로의 회담 결과 또한 매우 불투명하며, 결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 만큼 개성공단 입주업체와 협력업체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정부의 대북 정책이 강경하면 강경할수록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거꾸로 치솟고 있었습니다.  북측의 개성공단 폐쇄에 뒤이은 우리의 일방적인 남북 당국간 회담 제의와 북측의 거부 그리고 개성공단 잔류인원 전원 철수라는 강경 카드를 꺼내들었던 4월말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입니다.  북측에 대한 강경 모드가 보수세력들을 더욱 자극시키며 지지세를 불려나가고 있는 양상입니다.



방미와 방중 등 해외순방 효과

 

위 이미지를 보게 되면 5월 들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대북 강경 정책과 방미 효과가 함께 어우러진 시너지 효과 덕분입니다. 

 

 

지난 6월말에 있었던 대통령의 방중 효과 또한 지지율을 통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방중 직후인 7월 첫째주의 박 대통령 지지율이 사상 최고치인 63%를 찍은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박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을 순방 중일 때면 모든 방송사와 언론들은 하나 같이 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좇으며 이에 모든 포커스를 집중, 그녀의 옷 맵시나 국가 원수 간 주고 받은 선물 등과 같은 소소한 부분들까지 크게 부각시켜 가며 혼신의 힘을 다해 온갖 화력을 그녀에게 쏟아붓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국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요?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국기 문란 사건으로 연일 촛불시위와 시국선언이 이어지며 국민들의 정부를 향한 분노의 목소리가 한껏 높아지고 있던 때입니다.  물론 그후 시간이 꽤나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해결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으며, 더욱 많은 시민과 지식인들에 의해 시국선언과 촛불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우리 언론에서는 이러한 국내 상황에 대해 애써 외면하여 왔고 오로지 대통령의 화려한 순방 모습만이 주요 지면과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결국 대북 강경정책과 바로 이러한 해외순방과 같은 이벤트 효과를 자양분 삼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해올 수 있었던 셈입니다.

 

잔치는 끝났다?  실체 드러나는 인기

 

이제 잔치는 모두 끝났습니다.  박 대통령 그녀에게 온통 우호적이었던 분위기 탓에 무척이나 화려하며 달콤하게만 느껴졌던 미국과 중국 방문 효과, 모두 막을 내린 것입니다.  미국 방문 땐 윤창중 성추행사건이란 돌출 변수가 있었고, 중국 방문 땐 비록 채널A의 부적절한 방송 멘트 악재가 있긴 하였지만, 이들은 곧 희석되었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무척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녀 앞에 놓여진 국내 상황은 매우 엄중하기만 합니다.  국가정보기관의 정치 개입이란 민주주의 유린 상황,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이용한 정치 공작, 나아가 초유의 국가기록물 실종 사건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작금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 못 하고 있는 탓인지 유체 이탈 화법을 사용해가며 책임에서 애써 외면하려는 듯한 모양새를 취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고스란히 지지율로 반영되고 있었습니다.  방중 이벤트 효과로 인해 63%라는 최고 정점을 찍었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 이후 바로 하락세로 돌아서 2주 연속 미끄러지며 견고한 듯했던 60%대의 지지율마저 무너지고 만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한국갤럽이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박 대통령과 여권을 상당히 고무시켜왔던 이제껏의 높은 지지율은 온전히 이벤트성 국정 운영에 대한 결과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여전히 개성공단 실무회담이란 대북 이벤트가 남아 있기에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을 희생양 삼아 일관된 대북 강경모드로 밀어붙이며 보수세력들의 결집 효과를 노린다면,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일시적 지지율 상승을 도모할 수 있을런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해서 현실을 외면한 채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정국을 제대로 타개하지 못 할 경우 앞으로 박 대통령에게는 지지율과 인기, 두 마리 토끼의 동반 추락이라는 냉혹한 현실과 정면으로 맞닥뜨려지게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럴수록 대통령의 입지는 점차 좁아질 것이며 지금과 같이 높은 지지율에서 오는 자신감 충만한 목소리를 내기엔 더더욱 힘든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방미나 방중이란 이벤트를 통해 얻었던 비슷한 효과를 노려 국내 현실을 도외시한 채 여타 국가의 해외 순방만을 계속해서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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