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박노해 사진전 『노래하는 호수』

새 날 2012. 10. 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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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의 엄흑한 군사정권 시절, 얼굴 없는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던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이 부암동에 위치한 라카페갤러리에서 열리고 있었습니다. 민주화가 상당 부분 진척된 이후 그의 이름은 사실상 한동안 잊혀진 듯했는데요. 그는 사노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8년을 복역, 김대중 정권에서 특별사면 출소된 후 최근까지 세계 분쟁지역을 돌아다니며 평화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보이는 라카페갤러리의 모습이구요.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갤러리 입구가 나타납니다.

 

 

갤러리 바깥 쪽으로는 몇 개의 테이블이 놓여져 있어 카페의 역할도 하고 있었구요.

 

 

갤러리 입구로 들어서니 직원분께서 안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습니다.

 

 

입구에 붙어 있는 박노해 시인의 사진과 그의 약력

 

 

한때 노동 혁명 투사로 몸 담았던 박노해, 그가 생각하는 혁명의 의미란...

 

 

이번 사진전은 그의 버마(지금은 미얀마) 방문 시 일레호수를 배경으로 찍었던 사진 여러 점을 전시해 놓은 것이랍니다.

 

 

이번 사진전의 대표 작품 '노래하는 호수'

 

 

작품은 2점 빼고 모두 흑백 사진이었으며, 디지털이 아닌 흑백 필름 카메라를 이용해 찍고 정통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화한 것이 특징이라 하더군요. 아울러 갤러리 안에 조용히 흐르고 있는 음악들은 그가 세계 분쟁지역들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월드뮤직들이라 합니다. 왠지 음악과 사진 속 장면들이 무척 잘 어울리는 느낌이긴 했어요.

 

 

'깨달음의 장터' 서로 다른 부족인 고산족과 호수족이 만나 필요한 물품들을 교환하고 있는 모습

 

 

'노래하는 다리', 고산족과 호수족 등 서로 다른 부족간을 연결해주는 다리로 이를 통해 서로 천 년 이상을 왕래해 오고 있답니다.

 

 

유일한 컬러 작품들

 

 

'꽃다운 노동' 그는 여전히 노동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버마의 전통음악인 듯한 배경음악과 사진 속 장면들이 묘하게 오버랩되어 머릿속에 이미지화 됩니다.

 

 

박노해 그는 이제 노동 시인이 아닌 평화운동가로서 세계를 누비고 있었습니다.

 

 

그의 대표저서 노동의 새벽 등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한쪽에선 방문 기록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카페갤러리를 표방하는 곳이라 카페처럼 차 등을 마실 수 있는 시설이 있었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돌아갈 땐 정문이 아닌 후문 쪽을 이용합니다. 잔잔한 음악과 버마 일레호수를 배경으로 한 흑백 이미지들, 그리고 고즈넉한 부암동의 분위기가 한데 어우러지니, 추석 연휴의 마냥 들떠 있던 분위기가 차분히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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