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朴-文 토론, 마치 초등생 vs 대학생 같아

새 날 2012. 12. 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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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정희 전 후보의 빈 자리는 컸다. 토론에 대한 재미와 강렬한 임팩트가 반감되었기 때문이다. 규정상 이정희 전 후보의 자리를 없애지 않고 함께 배치하였다는 사회자의 부연 설명이 곁들여졌으며, 때문에 빈 의자가 그녀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 듯한 느낌이었다.

 

이번 토론은 한 마디로 지리멸렬이다. 거기에 토론자들의 자질과 수준 격차가 너무 크게 와 닿으니, 토론이라 칭하기에도 참 거시기한 듯한 느낌 지울 수 없었다.

 

예상대로 박 후보는 예전의 토론 행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역시 자신이 준비해 온 자료 내에서만 읊는 수준이었고, 자신의 정책마저도 이해력이 부족한 듯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되면 어찌할 줄 몰라하는 모습이 역력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오히려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박 후보는 최소 토론에 관한 한, 양파와 같이 껍질을 벗겨낼수록 알 수 없는 신비감을 뿜어내는 존재가 아닌, 바나나처럼 한 겹만 벗겨내어도 모든 것이 전부 드러나는, 매우 단순한 존재감의 소유자였다.

 

정책 분야에서는 정작 의견 하나 제대로 피력하지 못하면서도, 토론에서마저 색깔론과 네거티브를 들고 나와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에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중간 중간 머뭇거리거나 버벅거리는 모습은 여전했다. 자신이 답변하기 곤란하거나 왠지 잘 모르는 듯한 질문에 대해서는 뒤로 나앉는 듯한 태도와 함께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불통이란 이미지는 아마도 이런 태도에서 비롯되었는가 보다.

 

문재인 후보는 그만의 특유의 진중함과 설득력으로 차분하게 풀어나가는 모습이었다. 박 후보의 얼토당토 않은 네거티브에도 당황하는 기색 없이 차분하게 대응하였으며, 오히려 역공을 펴는 여유마저 보여 주었다. 박 후보와는 달리 자신이 내놓은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느낌이었으며, 때문에 그의 전매특허인 성실함과 진지함이 강하게 묻어 나왔다. 그의 이런 태도로부터 풍겨오는 이미지는 마치 인자한 맏형의 모습, 딱 그거였다.

 

박-문 두 후보의 토론 수준을 학생으로 묘사해 보자면, 마치 초등학생과 대학생의 대결 같은 느낌이었다. 그만큼 수준 차이가 컸다는 의미이다. 이번 토론을 끝으로 선거일까지의 마지막 주말이 지나게 되고, 공식 선거일정은 이틀만이 남게 된다. 때문에 이번 토론이 일부 유권자들에게, 특히 부동층,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리라 판단된다. 오늘 토론 결과 과연 누가 대통령감으로 보다 적절한 인물인지는 이미 모두 인지했으리라.

 

이제 유권자의 선택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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