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文·安 단일화 토론에 대한 단상

새 날 2012. 11. 2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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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 두 후보는 이제까지의 대선후보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권력욕에 의한 스스로의 출마가 아닌, 국민들의 변화 갈망 욕구에 의한 부름에 의해, 자연스레 등 떠밀려 나온 후보들이란 점이다. 일단 이 부분만 놓고 보아도 대통령 감으로서는 더 이상 바랄 수 없을 만큼의, 출중한 인품을 갖춘 분들이란 걸 공인받은 셈이다.

 

두 후보는 단일화를 위한 막바지 길목이었던 어제(11월 21일), 백범기념관에서 만나 일종의 단일화 적합도 탐색을 위한 맞짱 토론을 벌였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3개 공중파 방송사가 모두 생방으로 토론을 내보냈으며, 밤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졸린 눈 부벼가며 이를 지켜 보았을 것이다.

 

문 후보는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는 자세가 돋보였고, 안 후보의 경우는 감성적인 면을 부각시키며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또박또박 말하는 스타일인 것으로 보아 역시나 젊은이들이 왜 안 후보에게 열광할 수밖에 없는지를 웅변해 주는 것 같았다.

 

언론사마다 이들의 토론 결과 승자는 누구인지 카운터를 매기느라 바쁘다. 하지만 우열을 따지기엔 두 분 모두 훌륭하여 솔직히 나눌 수가 없다. 생사 결단을 위한 토론을 기대했던 이들에겐 밋밋해 보인 이번 토론이 다소 싱거웠을 수도 있다. 나로선 토론 결과가, 대통령 감으로서의 자격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 듯하여 만족스러웠지만, 누구로의 단일화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맞닥뜨리게 되면 오히려 더욱 갈팡질팡하게 된다. 문과 안 후보 반반씩을 섞어 놓은 인물이 없는 한 누군가로의 단일화를 이뤄야 하는 숙제는 여전히 난제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 측도, 이번 토론에 자극을 받아 그런 건지, 아니면 온 국민들의 눈과 귀가 온통 야권 후보들에 대한 관심으로 쏠린 것이 못마땅해 그런 건지는 몰라도, 어쨌든 독자 TV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패널들이 모두 새누리 당원들이란 얘기가 들려 온다. 그렇다면 미리 준비해 놓은 질문에 대해, 역시 미리 준비한 답변만을 늘어 놓으며 읊을 공산이 커 보인다. 이런 것도 과연 토론이라 불러야 하는 걸까. 난 기대 된다. 곧 결정될 야권 단일화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진정한 맞짱 토론이...

 

마지막으로 집권여당과 그들의 대통령 후보에게 묻고 싶다. 수첩 없이, 프롬프터 없이, 암기 없이, 순수한 애드립만으로 야권 단일화 후보와 맞짱 토론할 준비, 과연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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