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외환위기 그후 15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새 날 2012. 11.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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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대기업들의 잇단 부도로 촉발된 IMF발 외환위기, 서민들의 삶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큰 전환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지요. 우리들 삶은 외환위기 전과 후로 극명하게 나뉜다는...

 

당시 국내 굴지의 모 증권회사에 다니던 전도유망한 학교 동기 둘이 있었습니다. 회사에 몸을 담고 있을 때만 해도 업계 수위를 다투던 소위 잘나가는 회사라 미래에 대한 걱정 따위는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인해 회사는 하루 아침에 증발해 버렸고, 친구들도 허망하게 일자리를 잃고 맙니다. 그후 한 녀석은 제과점을 차린다며 제과제빵학원을 다니며 재기를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집에서 칩거하며 두문불출, 이후 소식이 없습니다. 다른 한 녀석은 이 사업 저 사업 전전하다 결국 모두 실패하고, 최근엔 아주 조그만 회사에 자신의 경력과는 무관한 일로 취업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한참 일에 열정을 불어넣기 시작할 즈음 없어져버린 회사, 이후 그들의 삶은 180도 바뀌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국민 모두의 노력으로 IMF로부터 차입한 국가부채는 3년만에 모두 갚아 대한민국은 위기를 잘 극복하였다 하고, 우리의 국력은 더욱 신장하여 이미지(출처:중앙일보 기사)에서처럼 국내총생산이 급증하였으며, 대기업들도 눈이 부실 정도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어찌해서 유독 서민들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만 가고, 그들의 삶의 질은 갈수록 팍팍해진다며 아우성들인 걸까요.

 

1986년 있었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당시 우리에겐 주로 쌀 수입을 비롯한 농산물 개방문제로 크게 이슈화되었었지만, 이 협상은 오늘날의 '세계화'라는 체제를 탄생시킨 시발점이었습니다. 즉 1993년 협상 타결 그리고 1995년 발효와 동시에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였으며, 이후로 세계화는 가속화됩니다.

 

우리나라 또한 세계화에 편입된 이상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글로벌 자본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요. 글로벌 자본의 영향 하에 놓인 자본주의의 첨병 금융기관들은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덕분에 교역의 자유를 빙자한 세계화라는 미명 하에 전 세계 금융은 그물 엮이듯 서로 꿰어져 있어 어느 한쪽에 구멍이라도 뚫리는 날엔 전 세계가 함께 흔들리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유경쟁이란 그럴 듯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세계화는, 결국 자본을 쥔 자들만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승자독식은 모든 영역에서 더욱 보현화될 것이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될 것입니다. 이렇게 돈이 돈을 만들어내는 사회가 되어갈수록 인간의 노동은 보잘 것 없고, 더욱 초라해져 갈 것이구요. 마르크스는 일찌감치 '자본주의가 첨예화되면 갈수록 결국 자기 모순에 의해 자멸하여 붕괴될 것이다' 라고 예언한 바 있습니다. 물론 전 마르크스의 예언이 틀리길 바랍니다.

 

지금처럼 사회 구조 자체가 자본의 노예화로 접근해 간다면, 우리의 미래는 너무 어둡네요. 돈이 돈을 벌어들이는 사회는 바람직스럽지 않습니다. 건강하고 건전한, 인간의 노동이 올바른 대접을 받는 사회만이 미래를 보장해 줄 것입니다. 물론 세계화라는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우리, 글로벌화된 제도나 체제에서 우리만의 독단적인 행동은 물론 어렵겠지요. 하지만 현재의 체제 하에서도 충분히 지혜를 모은다면, 지금처럼 한쪽으로의 쏠림 현상 같은 심한 모순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대통령 선거가 더욱 중요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됩니다.

 

돈과 자본이 아닌, 결국 사람이 미래인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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