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 과연 적절한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새 날 2018. 4. 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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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우리와 블랙 오더 등 거대 규모의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 타노스(조슈 브롤린)는 타이탄 행성의 막강 전사다. 그는 우주의 질서를 관장하게 한다는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고 있던 참이다. 역대급 빌런인 타노스의 인피니티 스톤 쟁탈전에 맞서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헐크(마크 러팔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등 어벤져스 멤버들이 우주 공간과 지구를 오가며 혈투를 벌이는데...



막강 빌런 타노스를 타도하기 위해 지구 평화의 수호천사 어벤져스 멤버들이 총동원됐다. 역대급 빌런에다 역대급 히어로들까지 한 자리에 모인, 역대급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에게는 새로운 수트가 입혀졌으며, 와칸다 기술력으로 업그레이드된 신형 무기가 새롭게 선보인다. 일부 멤버들의 외모 변신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캡틴 아메리카는 갈색 머리와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변신하였으며, 토르는 짧은 머리로 출연했다. 블랙 위도우는 금발이었다. 



히어로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게 하는 일이지만, 여기에 역대급 물량 공세까지 더해진다. 특히 와칸다 왕국에서의 전투 신은 단연 압권이다.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절정에 이른 마블의 스케일' '마블은 또 한 번의 잭팟을 터뜨렸다'는 등 극찬 일색이다. 우리나라 언론들 역시 마찬가지다. 마블 10주년의 정점을 이룬 영화라며 장엄하고 웅장하다거나, 모든 것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라며 손가락을 높이 치켜세우고 있다. 



언론의 이러한 반응뿐 아니라 시장에서의 호응 또한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개봉 전부터 영화 예매의 역사를 새로 쓴 데 이어,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최고 오프닝 신기록을 달성하고 본격적인 흥행 질주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25일 97만6천835명을 끌어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97만7천459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군함도'가 세운 개봉일 최다 관객 97만2천161명을 넘어선, 역대 1위의 신기록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박스오피스 최고 오프닝 신기록에 나 또한 일조한 꼴이 되지만, 이 작품의 흥행이 마냥 반갑게 다가오지 만은 않는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부여한 등급 때문이다. 이 작품은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다. 즉, 만 12세 이상의 사람이 관람할 수 있는 영상물로, 등급분류 기준이 되는 7가지 고려 요소가 경미하고 간결하게 표현된 경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영등위가 설정해놓은 7가지 가운데 '폭력성의 기준'을 한 번 살펴 보자. 폭력성의 요소가 아래와 같이 표현되어야 한단다. 


신체 부위, 도구 등을 이용한 물리적 폭력과 학대 등이 간결하고 경미하게 표현된 것

집단 괴롭힘이나 구타 행위가 암시적으로 표현된 것

신체적 가격이나 구타가 공포심을 유발하지 않고 간결하게 표현된 것

무기류를 이용한 가격 행위가 비현실적으로 표현된 것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경우는 어떨까?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눈살이 절로 찌푸려질 만큼 타노스와 그 일당의 잔혹한 행위가 이어진다. 타노스를 역대급 빌런으로 묘사하기 위한 장치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잔혹한 데다가 선정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도구를 이용한 물리적 폭력 행위가 간결하고 경미한 게 아니라 지나칠 정도의 수위로 묘사되고 있는 셈이다. 



비슷한 장면은 영화 중간중간 수 차례 반복된다. 뿐만 아니다. 타노스가 가모라(조 샐다나)를 수양딸로 삼을 당시 그녀의 턱밑에서는 타노스가 이끄는 군대가 양민들을 무참히 학살하는 섬뜩한 장면이 연출된다. 무기류를 이용한 가격 행위가 비현실적인 게 아니라 죽어가는 사람들의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릴 정도로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셈이다, 



12세 이상이면 누구나 관람 가능하며, 12세 미만의 아동은 보호자의 보호 아래 관람할 수 있는 등급이 바로 '12세 이상 관람가'다. 사실상 모든 연령층이 관람 가능하다는 의미다. 신드롬이라 불릴 정도로 장안의 화제이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특히 청소년 계층에서의 인기는 더더욱 그렇다, 이 작품의 관람 등급 선정,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 우리 아이들이 여과없이 관람하기엔 지나치게 선정적이며 잔혹한 게 아닐까? 더구나 이 영화는 장르적 특성상 IMAX 등 초대형 스크린을 통한 관람이 많을 텐데, 그렇다면 더욱 문제가 되는 게 아닐까? 이 영화, 나만 불편한 걸까?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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