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상상력의 총아 압도적인 비주얼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새 날 2018. 1. 1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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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먼 미래, 우주 공간을 제 집 드나들 듯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대, 천 개 행성의 도시로 불리는 '알파'의 에이전트 발레리안(데인 드한)과 로렐린(카라 델레바인)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행성 '뮐'의 마지막 남은 컨버터를 회수해오라는 임무를 부여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모 행성의 빅마켓에서 컨버터가 거래되고 있노라는 첩보를 입수, 현장으로 급거 투입되는 두 사람이다. 



우여곡절 끝에 그들은 컨버터를 손에 넣지만, 빅마켓 내 외계 종족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들의 추격을 어렵사리 뿌리치고 컨버터를 손에 쥐고 돌아온 발레리안과 로렐린에게는 곧바로 또 다른 임무가 주어진다. 수많은 종족이 함께 어우러져 삶을 이루는 '알파'의 평화를 시시각각 위협해오는 인자를 찾고 이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부여 받은 것이다. 그러나..  



발레리안과 로렐린은 극 중 썸을 타는 사이다. 덕분에 늘 티격태격거리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상대방을 향하곤 한다. 발레리안은 아름다운 해변에서 로렐린과 함께하는 일상을 꿈꾼다. 그의 첫 등장 역시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해변에서 이뤄진다. 



한편 외계 종족인 진주족이 살고 있는 행성의 해변 역시 아름답기로 치자면 발레리안이 꿈꾸던 해변의 그것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진주족이 평화로운 삶을 꾸려가던 이 눈부신 행성은 그들을 위협하는 세력에 의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해변을 지키는 일, 즉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는 일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진주족의 삶의 터전은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 발레리안과 로렐린은 아름다운 해변에서 웃는 낯으로 함께 설 수 있을까?



발레리안의 음성 비서는 '알렉스'로 불린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와 발음이 비슷하다. 우연일까? 지금은 기껏해야 스피커가 인공지능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며 단순 명령어 처리만 가능한 수준이나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달하면 아마존의 '알렉사'가 영화속 '알렉스'와 같은 역할을 도맡을 게 틀림없다. 세계적인 정보기술기업들이 앞다퉈 인공지능 스피커에 뛰어들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이러한 가능성을 엿보고 있기 때문일 테다. 이렇듯 영화는 우리의 가깝거나 먼 미래의 모습을 비추는 훌륭한 창이 되어주기도 하다.



이 작품의 원작은 뤽 베송 감독이 10살 때 접한 것으로 알려진 그래픽 노블 ‘발레리안과 로렐린’이다. 그가 이를 스크린으로 옮기기까지는 무려 40년이라는 시간적 간극이 요구됐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행성과 다양한 종류의 외계 종족을 스크린에 구현하기엔 당시 기술력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후문에 의하면 영화 '아바타'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뒤에야 감독은 이 영화를 비로소 스크린에 옮기기로 작정하게 됐단다. 



감독이 "40년에 걸친 일생의 프로젝트였다"라고 언급하고 있듯이 이 작품엔 볼거리들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우주를 주 무대로 하는 광활한 스케일과 다양한 행성의 다채로운 모습, 그리고 수많은 외계 종족들이 어우러져 생활하는 독특한 비주얼은 가히 압권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스토리는 비주얼에 견주면 다소 단조로운 편이다. 행성 내 도시의 모습으로부터는 감독의 전작인 '제5원소'에서의 요소들도 언뜻 비친다. 어쨌든 이 영화는 비주얼에 방점이 찍혀 있듯이 첨단기술을 접목시킨 다수의 특수효과를 선보이면서 관객들의 볼거리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허세남이면서도 다소 허당이기까지 한 발레리안의 캐릭터는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그린 고블린'의 '데인 드한'이 소화했으며,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로써 언뜻 보면 도도녀처럼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순정파인 로렐린 캐릭터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출연했던 '카라 델레바인'이 맡았다. 시작부터 종료 시점까지 재기발랄함을 놓지 않는 두 주연 캐릭터의 특징 때문에 진지함보다는 경쾌함이 극 전반을 지배한다. 



특히 극 중 '버블'로 등장, 폴댄스 등 화려한 퍼포먼스와 연기 변신 장면을 선보이면서 그녀가 지닌 매력을 마음껏 뽐낸 유명 뮤지션 '리아나'는 극에 강력한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그밖에 '에단 호크'는 버블을 고용한 클럽 사장 역을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빠르고 경쾌하게 전개되는 극의 흐름과 만화처럼 다가오는 캐릭터, 아울러 상상력의 총아로 와닿을 만큼 화려함 일색으로 발현된 볼거리는 두 시간 동안 관객들을 환상 속으로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다. 



감독  뤽 베송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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