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전작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새 날 2017. 10. 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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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의 정예요원으로 급성장한 에그시(태런 에저튼)는 어느 날 킹스맨 선발 과정에서 그와 함께 지원했다가 탈락한 찰리(에드워드 홀크로프트)로부터 무차별 공습을 당한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킹스맨 요원들이 머물던 건물 곳곳이 누군가의 공격에 의해 무참히 파괴되고, 급기야 킹스맨 본부 건물마저 공습을 당해 동료 요원의 다수가 희생되고 만 것이다. 


외부에서 머물던 에그시와 적의 타깃으로부터 우연히 비껴간 멀린(마크 스트롱)은 이번 공격으로부터 운 좋게 피할 수 있었으나 자칫 킹스맨 조직의 와해 가능성마저 점쳐질 만큼 깊은 내상은 어쩔 수가 없다. 결국 킹스맨 '최후의 규약'을 끄집어든 멀린과 에그시다. 



그에 따라 킹스맨의 형제 조직인 미국의 '스테이츠맨'과 조우하게 되고, 자신들 주변에서 최근 벌어졌던 일련의 사건과 세계 곳곳에서 발현되고 있는 기묘한 현상의 배후에 '골든 서클'이라는 거대 범죄 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후 킹스맨과 스테이츠맨의 연합 작전이 펼쳐지는데... 



스타일리쉬한 비주얼과 독특한 연출로 관객들로부터 무한 사랑을 받았던 스파이 액션 영화 '킹스맨'이 더욱 강력한 형태로 돌아왔다. 초반부터 휘몰아치는 강렬한 액션은 관객으로 하여금 전작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됐음을 깨닫게 하는 장치이다. 스토리 역시 한층 풍부해졌다. 골든 서클의 무차별 공습으로 본부가 완파되는 등 와해 위기에 놓인 영국 킹스맨 조직 앞에 형제 조직인 미국 스테이츠맨이 등장하면서 세계관의 본격적인 확장을 노린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악당 조직의 업그레이드 또한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골든 서클 조직의 수장 포피(줄리안 무어)의 해맑은 웃음과 고상한 몸짓의 이면에 감춰진 교활하고 잔인한 본능은 전작의 악당 발렌타인(새뮤얼 L. 잭슨)의 엽기발랄함을 훌쩍 뛰어넘는다. 



잔인함의 수위도 그만큼 더 높아졌다. 전작에서처럼 코믹한 형태로 잘 버무려놓은 덕분에 비주얼적으로 눈살 찌푸림 없이 가벼운 관람이 가능하지만, 알고 보면 꽤나 잔혹한 장면 일색이다. 



이번 작품의 감초는 단연 가수 '엘튼 존', 그의 몫이 아닐까? 오로지 골든 서클의 포피만을 만족시켜주어야 하는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에 올라 그녀의 서슬 퍼런 권위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엘튼 존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킴과 동시에 영화적 재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감독은 음악에도 심혈을 기울인 모양새다. 엘튼 존과 존 덴버로 대표되는 이번 작품의 OST는 킹스맨과 그의 형제 조직 스테이츠맨을 이끌어가는 영국 그리고 미국의 문화를 상징하는 장치로 각기 활용되고 있지만, 패셔너블하고 감각적인 비주얼과 동시에 해당 곡에 이미 익숙해 있는 관객의 청각마저 즐겁게 해주는 쓰임새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로봇 개를 풀어 진짜 개 이상의 역할을 대신케 하고, 여성 형상의 또 다른 로봇이 안내 데스크 도우미 역할을 하는 장면은 AI가 녹아든 미래 사회의 일상을 먼저 들여다보게 하는 느낌이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킹스맨의 수트를 빼입은 해리(콜린 퍼스)의 이 멋진 대사를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사실상 영화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요소 아닐까 싶다.



감독이 각 잡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으니 우리는 이를 기꺼운 마음으로 관람하면 된다. 패셔너블하면서 스타일리쉬한 비주얼에 시종일관 코믹함을 잃지 않은 연출이 더해지고 업그레이드된 현란한 액션의 가미, 듣는 즐거움, 아울러 킹스맨 세계관의 확장을 통해 스토리마저 더욱 풍부해진 까닭에 관객의 관람 쾌감은 전작보다 분명히 한 뼘 이상은 커진 듯싶다.



감독  매튜 본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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