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19대 대선, 변수는 오로지 투표율뿐이다

새 날 2017. 5. 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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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5월달이다. 새해가 시작된 게 엇그제 같은데, 시간은 정말 전광석화와 같다. 19대 대통령선거가 코앞이다. 비록 짧은 선거운동 기간이었지만, 그만큼 민심의 변화 추이는 무척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지지율 1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해오면서 대역전극을 펼칠 듯 선전하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멈칫거림은 반대급부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급부상시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8과 29일 양일 간 전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해 1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는 44.1%의 지지율을 나타냈으며, 안철수 후보는 21.8%를 기록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16.6%로 안 후보와의 격차는 5.2%포인트에 불과했다. 홍 후보의 부상이 눈에 띈다.


미디어오늘이 (주)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 4월 29일과 30일 지지도를 물은 결과도 앞서의 것과 비슷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 46.0%, 안철수 후보 19.2%, 홍준표 후보 17.4%로 드러난 것이다.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변화 추이다. 한때 양자 구도에서 문재인 후보를 앞설 만큼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섰다가 어느덧 20% 초반 내지 그 아래로 급전직하한 데다가 홍준표 후보와의 크로스 상황마저 우려해야 할 처지로 내몰린 것이다.


ⓒ리얼미터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반대로 홍준표 후보의 그것이 올라가는 현상을 보니 보수층의 표심에 모종의 변화가 생긴 게 아닐까 싶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및 구속과 새누리당의 직전분열로 보수층은 역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이른바 대세로 떠오른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가 될 만한 인물이 전혀 없었다. 그 때문인지 다소 황당한 결과이긴 하지만 보수층은 안철수 후보를 그의 대안으로 밀기 시작했다. 보수층의 결집은 한 마디로 놀라웠다. 한 자리 숫자에 불과하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일순간 문재인 후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TV토론과 안철수 후보를 향한 날카로운 검증은 그에게는 결국 독이 됐다. 그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유권자들은 안철수 후보에 대해 본격적으로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그를 상징하는 막말 신공과 박정희 향수를 내세워 TK를 기반으로 한 보수층의 마음을 본격 흔들어놓는다. 일종의 전략적인 선택이었던 안철수 후보가 미덥지 못하자 극우 이미지로 어필에 나선 홍준표 후보 쪽으로 표심이 기울기 시작한 것이다. 이 추세대로 라면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앞질러 20%대의 지지율 고지에 올라서는 건 시간문제일 듯싶다. 이른바 보수층 결집이 이뤄질 경우 자칫 문재인 후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까지 치고 올라올 가능성마저 조심스레 점쳐진다.



나라를 결딴내고 국정농단을 일삼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함에도, 아울러 돼지 발정제 사건과 질 떨어지는 저급한 막말이 일상화된 수준 미달의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후보가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작금의 현상은 참으로 어이없는 결과인 데다가 안타깝기 짝이없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이라 불리는 기존 계층에, 어떡하든 진보세력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사상을 지닌 또 다른 계층이 그 세력을 한 곳으로 모으고 있는 와중이다. 이들에겐 잘못에 대한 반성 따위란 결코 없다. 심지어 나라를 다 팔아먹는 한이 있더라도 또 다시 저들을 지지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대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세를 굳히고 있는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아주 조그만 변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홍준표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층의 결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추세의 가장 극적인 장면은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크로스 현상이 아닐까 싶다. 보수층의 결집 현상은 이번 대선을 다시금 진보 대 보수라는 이념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이념 앞에서는 감도 안 되는 후보마저도 훌륭한 인물로 둔갑시키기 일쑤다. 인물과 비전보다는 또 다시 색깔론과 종북몰이로 표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변수는 무얼까? 반문 세력의 통합은 시기적으로 이미 물건너갔다. 결국 보수세력의 막판 결집이 가장 큰 변수다. 세대별 표심이 주목받는 이유 또한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확정한 이번 대선의 선거인 수는 4243만2413명에 달한다. 2012년 대선보다 196만7000여 명이 증가한 수치다. 이 중 20, 30세대는 지난 대선보다 외려 줄었다. 반면 50대 이상의 장년층은 크게 늘었다. 


2012년 대선 당시 20, 30세대는 1547만8199명이었으나 이번 대선에는 58만 명가량 줄어든 1489만6291명에 불과하다. 지난 대선 때 20대 이하는 18.1%, 30대는 20.1%를 차지했고, 이번 선거에서는 각각 17.5%와 17.6%를 차지한다. 반면 50, 60대 이상 세대의 유권자수는 총 1880만9523명에 이른다. 지난 대선 때의 1618만2017명보다 200만 명가량 늘어난 것이다.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40%에서 44.3%로 4%포인트가량 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알다시피 청년층과 장년층의 표심은 크게 엇갈린다. 장년층의 표심은 어느덧 안철수 후보에서 홍준표 후보로 대거 이동 중에 있다. 카카오톡과 SNS 등을 활용, 홍준표 후보에게 한 표 행사할 것을 열심히 독려 중인 걸로 봐선 그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들을 말릴 재간은 딱히 없다. 오로지 우리의 한 표 행사뿐이다. 역대 선거의 투표율에서는 청년층보다 장년층이 훨씬 높았다. 결국 20, 30 세대의 투표율이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될 예정이다. 


지난 20대 총선의 흐뭇한 기억을 떠올려보자. 청년층의 높은 투표율이 여소야대라는 극적인 구도를 형성하였고, 이는 결과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 이어지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바 있다. 이번 대선 역시 그의 연장선이다. 변수는 오로지 투표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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