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대기오염에 대한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새 날 2016. 4. 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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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약 350-460km 상공에서 내려다보이는 지구의 모습은 어떨까?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에서 UHD로 촬영한 지구의 모습을 지난 19일 공개했는데, 푸른 행성이라는 별칭답게 무척 아름다운 모습이다. 혹자는 경외감마저 들 정도라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NASA가 제작한 'Ultra High Definition (4K) View of Planet Earth'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감상하기 바란다. 물론 그다지 길지 않은 영상이며, 여러분의 시간은 더없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검색의 수고로움을 덜어드리고자 이 포스팅의 하단에 링크를 걸어놓았다. 장담컨대, 아마도 이를 본 다수의 분들은 엄지 척 하지 않을까 싶다.

 

유튜브 영상 캡쳐

 

그러나 이토록 아름다워 보이는 행성 지구이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으나, 어쨌든 현재의 과학 기술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까지 원하는 분야와 특성에 맞춰 이를 속속들이 찾아줄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만큼은 분명할 테니 말이다. 근래 중국발(?)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인해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와 관련하여 때마침 미국항공우주국이 아우라 위성에 탑재된 오존 모니터링 장비를 이용해 낮은 대기층의 이산화질소 집중 지역을 세계지도에 옮겨놓았다. 아름다운 지구의 겉모습에 취한 상태에서 해당 지도를 보자니 정신이 번쩍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남쪽이 붉게 칠해져 오염 정도가 심각한 상황임을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이산화질소는 경제활동 정도와 그에 따른 대기오염의 척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한국환경공단이 대기오염과 관련한 예보를 할 때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와 함께 이산화질소 등을 모두 망라한 통합대기지수를 별도로 운영하는 건 다름아닌 이 때문이다. NASA가 발표한 이산화질소 오염 지도를 살펴보니, 붉게 칠해진 지역은 주로 유럽 일부와 미 동부 그리고 중국과 남한, 일본 정도로 압축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대부분 산업지대이거나 인구밀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자동차 이용이 많은 지역임을 뜻한다. 실제로 이산화질소는 일산화질소가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맞닿으며 만들어지는데, 이 일산화질소는 화학공장 등에서 배출되거나 자동차 배기가스 속에 함유되어있는 물질로 알려져있다. 

 

오늘은 그나마 평범한 수위로 내려왔으나, 지난 주말부터 어제까지 주로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예보가 '매우 나쁨' 수준을 나타내며 야외 활동은 물론, 숨쉬기조차 꺼려질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른 바 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상황이 어느덧 우리의 일상 깊숙이 침투해 들어오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BC(black carbon)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사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 상황을 결코 얕봐선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한국의 미세먼지 수준은 어떨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대기 중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당 30.3㎍으로 36개 회원국 중 네번째로 좋지 않았다. 여타의 선진국과 비교해볼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대기 오염 상황을 흔히 중국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짙다. 물론 중국의 영향이 적어도 절반 이상은 차지하리라 짐작된다. 지리적으로 우리의 서쪽에 위치해있기에 편서풍을 타고 공기가 그대로 유입되고 있는 탓이다. 봄철이면 잦아지는 황사는 미세먼지의 유입을 더욱 악화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언론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영향을 받고 있는 미세먼지는 중국 산업지대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유입된 경향이 크기에 미세먼지의 60% 이상이 국외로부터 들어오는 게 맞단다. 하지만 연간 발생되는 대기오염물질의 총량으로 따져보면, 국내 경유 자동차나 산업단지 등에서 배출되는 각종 초미세먼지 역시 만만치 않은 까닭에 절반 이상은 실상 국내 요인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기오염물질은 구체적으로 우리 몸에 얼마나 해로운 걸까? 국제연합(UN)에 의하면 대기오염으로 매년 미국에서만 15만2000명이 사망하고 있고,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20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서도 비슷한 통계 자료가 발표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550만 명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비만과 영양실조, 약물남용 등으로 연간 사망하는 사람 숫자보다 훨씬 많은 수치이다. 의외의 결과가 아닐 수 없으며, 그만큼 대기오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세계일보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WHO에 따르면 2012년 3만8천 명이 환경 요인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사망자 대비 비율로 보자면 14% 가량에 해당한다. 하지만 문제는 작금의 대기 상태가 2012년 당시보다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지난 겨울철 기온이 낮은 날이면 대기 상태가 괜찮다가도 조금이라도 오르면 여지없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져 나쁨 수준의 대기 상황을 보이곤 했다. 물론 현재도 이와 같은 패턴은 지속되고 있다. 근래 봄철 황사 시즌까지 겹치며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대기 상황에 맞춰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1급 발암물질에 해당할 정도로 우리 건강에 치명적인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에 이를 만큼 악화되어도 여전히 이에 대한 시민의식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나 황사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는 있다 해도 그와 관련한 일상에서의 제도는 큰 변화 없이 여전히 미흡한 까닭이다. 일례로 미세먼지가 최악으로 치닫던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 10여 곳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일부 유치원이나 학교 단위에서는 야외 체험학습을 강행하거나 체육대회를 예정대로 실시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대기오염, 이에 대비하려면 우리의 생활 패턴에 일대 변화를 꾀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량 배기가스 등 다양한 대기오염 배출원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테고, 대기오염 예보 수위에 따라 권고나 자제 등 형식적인 조치에 그치고 있는 현 실태를, 대기 환경에 걸맞는 보다 강력한 제도로 전환, 시민들의 대기오염에 대한 의식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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