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는 한 가정의 주부다. 남편의 사업이 실패한 이래 시부모의 집으로 들어와 아이들 둘과 함께 시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40대 아줌마다. 시부모의 집은 흡사 과거로 돌아간 듯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변두리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최대한 세를 많이 놓을 요량으로 디자인 개념이라곤 일절 없이 건평만 크게 늘려놓은 이 집은 요즘 유행하는 최신형 아파트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은주는 이곳에서 한창 공부 중인 아들과 딸 그리고 남편과 더불어 몸이 아파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의 수족이 되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와중이다. 그녀는 언젠가 독립하여 자신만의 음식점을 차리기 위해 요리를 배우고 있지만, 경제권을 움켜 쥐고 있는 시아버지의 태도를 보아서는 그날이 언제쯤 오게 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어쨌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