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를 직접 쓰고 받아본 지가 언제쯤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마도 군에 입대하여 부지런히 쓰고 받았던 게 거의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아득한 일이다. 요즘 군부대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편지를 쓰게 하고 그 내용을 그대로 인쇄하여 당사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으로 바뀐 모양이다. 여러모로 편리해지긴 한 것 같다. 하지만 디지털 활자로 입력하여 저장하고 이를 다시 인쇄해서 뽑아낸들 비록 눈에는 깨끗하게 들어올는지는 몰라도, 펜으로 직접 꾹꾹 눌러 쓴 그 정성과 그로부터 전달될 법한 감성까지 고스란히 담아낼 수는 없는 노릇일 테다. 사람들은 무언가 실체가 있고 손에 만져지는 그 느낌에 끌리는 경향이 짙다. 일단 나부터도 그렇다. 학창시절에는 샤프펜슬을 애용했는데, 지금은 왠지 깎는 일이 다소 불편하고 ..